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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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5(금) 의림여중 신상숙 교사 & 정선주"선생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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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천 의림여중 신상숙 선생님 & 동양대 정선수 (사회복지학과 3학년)

오늘 스승의 날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사회의 귀감이 되는 스승님 한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아무리 마음 좋고 훌륭한 스승이라도 사실 형편 어려운 제자를 자기 집에 데려와서 몇 년간이나 먹이고 재우고 친자식처럼 돌본다는 거, 이게 쉬운 일이 아닌데요. 지금부터 만날 이 분은 10년 동안 3명의 학생을 대학가기 전까지 자식처럼 돌본 교사 부부이십니다. 오늘은 부인이세요. 재천시 의림여중에 신상숙 선생님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스승의 날입니다.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 신상숙> 매년 맞지만 ‘스승으로서 잘 왔나?’ 이런 생각이 늘 들어요, 매년.

◇ 김현정 앵커> ‘좀 쑥스럽다’ 이런 선생님들도 계시더라고요. 스승의 날 되면.

◆ 신상숙> 예.

◇ 김현정 앵커> 남편분께서는 제천여고에 교장이시고요?

◆ 신상숙> 네.

◇ 김현정 앵커> 두 분 다 교사이세요. 그런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몇 년이나 자식처럼 키워서 대학까지 보낸다?’ 이게 쉬운일이 아닌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돼셨어요?

◆ 신상숙> 저희 큰 아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에 아이가 있었어요. 그 때는 제가 학교교사였었고요. 보니까 그 딱한 사정을 아이를 통해서 또 제가 수업을 들어가니까 보이잖아요, 그런 부분이. 그래서 그거를 나 몰라라 외면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게 시작이 됐어요.

◇ 김현정 앵커> 그래서 한 아이가 데리고 와서 키웠는데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다 연결이 된 거예요?

◆ 신상숙> 그 아이는 시골학교로 발령을 받아서 갔는데 부모들이 딱한 사정에 의해서 아이를 데리고 있을 상황이 못 되니까 시골에 할머니들이나 할아버지들한테 이렇게.

◇ 김현정 앵커> 아~ 보내는 경우?

◆ 신상숙> 네. 그렇게 되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봤더니 또 딱한 사정에 있더라고요, 아이가요. 그래서 가르치면서 알게 됐죠.

◇ 김현정 앵커> 그렇게 그렇게 해서 3명의 학생을?

◆ 신상숙> 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선생님 솔직히 내 자식 키울 때도 말 안들면 밉고요, 힘들고 ‘아이고 저 자식 내가 어떻게 낳았는데’ 이런 생각들 때 있잖아요? (웃음) 힘들지 않으셨어요? 남의 자식인데.

◆ 신상숙> 힘들죠. 아주 어려서부터 함께 생활한 게 아니라 이미 습관화 된 것들도 많고 그래서 힘은 들었지만 ‘이 아이들을 지금이라도 잘 잡아주지 않으면’ 알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몰라서 못하는 게 더 많잖아요?

◇ 김현정 앵커> 그렇죠.

◆ 신상숙> 그래서 힘든 과정을 잘 겪어나갔는데 아이들 스스로가 그걸 긍정적으로 잘 받아들여서 저는 오히려 아이들한테 고맙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이렇게 쭉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나는 어떤 사건 같은 있으세요? 가장 미웠던 사건이라든지 가장 예뻤던 사건이라든지.

◆ 신상숙> 있지요. 저희 집에 강아지를 길러요. 그래서 앞 베란다에 강아지가 똥을 눴는데 그걸 밟았어요, 이렇게 쫙. 슬리퍼에 묻혀서 바닥에 해 놨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오면 세수하고 속 옷도 좀 빨아서 팬티도 널고 이렇게 되면 앞 베란다를 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나가니까 그게 그대로 있고.

◇ 김현정 앵커> 아무도 안 치운 거예요?

◆ 신상숙> 예. 아무도 안 치운 거죠.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놓고 그랬더니 똑같이 서서 서로 안 그랬다고 해서 혼났죠, 아이들이.

◇ 김현정 앵커> 크게 혼났던 사건 기억나시네요. (웃음)

◆ 신상숙> 예. 그게 가장 크게 혼났던 사건. ‘아니다, 니거 내거를 가리기 이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해야지’ 그러면서 야단을 쳤더니 울기도 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게 키운 그 아이들이 지금은 박사과정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또 법학공부하는 친구, 사회복지 공부하는 친구. 훌륭한 성인으로 다들 자랐다고요?

◆ 신상숙> 네.

◇ 김현정 앵커> 가끔 좀 찾아옵니까?

◆ 신상숙> 네. 방학 때면 오고. 명절 때, 설 때는 와서 세배를 올려요. 그래서 그럴 때 감동이죠, 저도.

◇ 김현정 앵커> 자주는 못 봐도 세명의 아이들 얼굴, 목소리 하나하나 또렷이 기억나시죠, 선생님?

◆ 신상숙> 그럼요.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그러면 이 학생도 누군지 당연히 아시겠어요?

◆ 신상숙> 네?

◆ 정선주> 선생님!

◆ 신상숙> 어! 민정아!

◆ 정선주> 저 선주예요.

◆ 신상숙> 아, 선주구나! 나 민정인 줄 알았어.

◇ 김현정 앵커> 예, 선주 학생! 안녕하세요?

◆ 정선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얼마만에 두분 통화하시는 거예요?

◆ 정선주> 좀 오래 된 거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선생님한테 먼저 인사말씀 한마디 올리세요.

◆ 정선주>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 신상숙> 그래. 너 설 때와서 보고 처음이다, 그지?

◆ 정선주> 예.

◇ 김현정 앵커> 감짝 놀라지 않으셨어요? 선생님?

◆ 신상숙> 깜짝 놀랬어요.

◇ 김현정 앵커> 생각도 못 했던 스승의 날에 선물이죠?

◆ 신상숙> 아, 예. 그럼요. 이거 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선생님이 항상 엄마 같다’ 이렇게 선주 씨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신상숙> 아, 예예.

◇ 김현정 앵커> 선주 씨! 어떤 부분이 그렇게 특히 엄마 같았어요? 우리 선생님.

◆ 정선주> 제가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엄마없이 자라서 되게 위생관리도 잘 못하고 청소같은 것도 잘 못했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되게 여성적이고 조신하신 분이세요. 자기관리도 철저하시고. 그래서 그것을 통해서 자기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정말 사람 만들어 주셔서 저희 할머니도 정말 감사해 하고 계시거든요.

◇ 김현정 앵커> 선주 씨! 그 강아지 똥 사건 생각나요? 개똥 사건?

◆ 정선주> 네, 생각나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렇게 울었다면서요?

◆ 정선주> 그 때는 정말 서운했는데요. 지금 와서는 정말 자기거 내거 왜 가려야 되는지, 정말 누가 시키면 자기 게 아니어도 솔선수범해서 하는 그런 자세가 지금은 필요하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그런 걸 강조하셨구나’ 라고 깨닫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 때는 ‘아니 뭐 개똥 치우는 거 그거 가지고 선생님이 우리한테 이렇게 하나? 자식이 아니라서 이러나?’ 이런 서운한 생각도 좀 들었죠?

◆ 정선주> 예, 많이 서운하기도 했죠.

◇ 김현정 앵커> 그렇죠. 예, 알겠습니다. 지금은 사회복지학과 다니고 있어요?

◆ 정선주> 예.

◇ 김현정 앵커> 이것도 혹시 선생님 영향일까요?

◆ 신상숙> 예. 선생님 영향을 조금 받긴 받았어요. 선생님께서 꽃동네를 1박 2일로 봉사활동 보내주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께서 설거지 할 때도 ‘나는 손이 있으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라고 하셨는데 그걸 느꼈어요.야 ‘나는 그래서 손이 있고 발이 있고,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게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꼈고요. 정말 봉사실천하면서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앵커> 선주 학생 말도 참 잘 하네요, 조리있게. 신상숙 선생님 너무 흐뭇하시죠? 이렇게 반듯하게 자란 모습 보시면?

◆ 신상숙> 네, 고마워요. 아주 감사하죠.

◇ 김현정 앵커> 우리 선주한테 마지막으로 덕담 한말씀 해주시죠.

◆ 신상숙> 선주야! 약속한 거 잊지 않았지?

◆ 정선주> 네.

◆ 신상숙> 너 졸업할 때 수석졸업을 꼭 해야 된다고. 그러면 졸업식장에 내가 간다고 한 거 안 잊었지?

◆ 정선주> 네.

◆ 신상숙> 희망잃지 말고 꾸준히 지금처럼 그렇게 해서 반드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 정선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선주 씨! 선생님 은혜 평생 잊으시면 안 됩니다.

◆ 신상숙> 네, 너무 감사하죠.

◇ 김현정 앵커> 선생님! 너무 반듯하게 잘 키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상숙>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예. 오늘 두분 감사합니다.

◆ 신상숙> 네.

◆ 정선주> 네.

◇ 김현정 앵커> 듣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통화였습니다. 오늘 그동안 감사의 인사를 못 드렸던 스승님 있으시다면 여러분께서도 꼭 잊지 말고 전화 한 번 해 보시죠. 제천시 의림여중에 신상숙 선생님, 그리고 그 제자 동양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정선주 학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