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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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월) 계약해지 택배기사 최학렬 "고객한텐 욕먹고 물건파손 100%책임"
2009.05.18
조회 27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계약해지 택배기사 최학렬 씨

지난 주말에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이번 총파업은 광주에서 택배기사들이 무더기로 해고된 일이 촉매가 됐는데요. 지난 3월 16일이었어요. 대한통운의 광주지사가 택배배송을 하는 운송사업자 76명에게 문자로 해직 통보를 했습니다. 그 후에 이 택배기사들은 복직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참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택배기사들을 돕던 화물연대 관계자가 수배를 당하고 쫓기다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이어지게 된 건데요. 그 당시 해고가 됐던 택배기사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해직택배 기사 최학렬씨 직접 연결해보지요.

◇ 김현정 앵커> 지금도 대전에 한 병원에 계신다고요?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지금도 여기 안치되어 있는 병원에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화물연대 관계자 분이 계신 병원에 계속 계시는 거군요. 오늘로 해직 된지 며칠째 시죠?

◆ 최학렬> 63일째입니다.

◇ 김현정 앵커> 63일째. 60일 넘게 집에는 몇 번이나 들어가셨어요?

◆ 최학렬> 2번 들어 갔나봅니다.

◇ 김현정 앵커> 2번이요. 다들 그러면 지금 밖에서 투쟁중 이신건가요?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발단 얘기를 들어보니까, 집단 해고사건이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배송수수료를 건당 30원 올리는 문제로 이렇게 문제가 커진 거라고요?

◆ 최학렬> 예. 원래 그게 1월 달에, 2월부터 30원씩 올려주기로 합의를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40원을 더 깎였다고 하니까. 그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고, 그래서 우리는 계약서상에 없는 물건 분류작업을 회사 측에서 해 달라. 그러면 우리가 물건을 배송하겠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에 먼저 가서 고객들의 물건을 받아오겠다. 하고 나갔는데 문자로 해고통보를 하고, 또 오후 6시까지 귀점하는 차량에 한해서는 협의할 수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오후 5시 30분경에 갔을 때, 벌써 회사 정문은 막아놓고 관리직 사원들이 나와서 지키고 있었던,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리고 그 다음날 해고라는 문자가 온 건가요?

◆ 최학렬> 아니요, 그 날이요. 그 당일 3월 16일에 당일에 문자를 보내놓고, 6시까지 들어오면 협의하겠다, 해놓고. 그 전에 정문을 막았던 것이지요.

◇ 김현정 앵커> 건당 30원. 지금 건당 얼마 받으세요?

◆ 최학렬> 920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920원. 거기서 950원으로 올려달라는 게 문제가 되었던 거군요.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요. 대한통운측은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어차피 76분은 대한통운 직원이 아니라, 개인 차량을 가지고 하는 1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택배직원이 아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해고를 한 것이 아니라 계약해지를 한 거다.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서, 그렇게 이해를 해달라는 건요.

◆ 최학렬> 예. 대한통운 측에서는 명목상으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도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계약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모든 작업지시나, 출퇴근시간까지도 통제를 받고 있는 엄연한 고용형태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계약을 했다면 서로 계약을 해서 일을 한다면 이번에 계약해지. 쉽게 얘기해서 해고사유가 근무지이탈인데. 그렇다면 사업자가 근무지가 따로 있지가 않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근무지이탈이라는 얘기는 자기 회사에 고용되어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말이 안 맞는다는 말씀이세요. 오히려 그러면 정직원으로 채용을 해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렇게 쉽게 해고 하려고 직원이 아니라, 그냥 개인 운송자로 이용을 했다. 그런 얘기가 되는 거군요.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화물연대의 파업얘기 자체보다도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택배기사들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시는가. 이것을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연결을 했습니다. 최학렬씨는 택배일 시작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최학렬> 3년 조금 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하루일과를 얘기해주신다면 어떻게 되나요?

◆ 최학렬> 우선 회사에서 아침 7시까지는 무조건 출근을 해서 물건분류작업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보통 10시부터 10시 반 정도까지 물건분류작업을 하고, 그때부터 자기 담당구역에 나가서 물건을 배송하고 고객들의 물건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는데, 워낙에 바쁘니까 점심을 거르면서 그렇게 일을 해서, 아무리 일을 빨리 끝내도 오후 6시전에는 귀점을 못하게 막고, 그러니까 회사에서 일단 요구하는 근무시간만 해도 11시간인데요. 또 물건이 좀 많거나 그러면 보통 10시, 11시까지 하고 또 6시에 귀점을 하더라도 사옥에서 물건을 올려 보내고 또 송장정리하고 일부를 작성해서 입금하고 그러면 1시간 정도가 소요가 되어서, 아무리 근무시간이 적어도 12시간은 무조건 근무를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하루에 몇 개 정도나 배달하세요?

◆ 최학렬> 하루에 평균 130개에서 150개 정도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130개. 그러면 지역은 나누어져 있나요?

◆ 최학렬> 예. 담당구역을 정해줍니다. 그 자리를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배송이 사실은 그냥 가서 바로 주고 올 수 있는 게 아니라, 가면 또 없는 사람도 있고, 갔는데 또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다그치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도 많지요?

◆ 최학렬> 예, 많습니다. 심지어 욕을 하는 사람도 없고 별의 별 분들이 다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 달 수입은 얼마나 되세요? 실례지만.

◆ 최학렬> 저희가 이번에 평균을 내보니까. 1인당 320에서 330만원, 부가세 포함해서 입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부가세를 10% 공제를 하고, 또 유류비, 차량유지비, 보험료 또 회사에서 배송 전에 고객 분에게 꼭 사전 전화를 하라고 강요를 하고, 그래서 휴대폰 요금도 아무도 약정요금을 한다고 해도 한 달에 10만원에서 15만원 이렇게 들어가다 보면

◇ 김현정 앵커> 휴대폰도 택배기사 개인이 다 내시는군요?

◆ 최학렬> 예. 그리고 회사에서 각종 부과하는 궐과금(?) 또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사고비용, 이런 것을 전부 공제하고 나면 집에 가져가는 돈이 한 150만 원정도 이렇게 밖에 안 됩니다.

◇ 김현정 앵커> 하루 12시간씩 뛰어서 그 정도 가져가세요.

◆ 최학렬> 예예.

◇ 김현정 앵커> 배달하다가 물건이 파손되면 이것도 기사 책임인가요?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심지어는 어떤 경우까지 있었느냐 하면요. 물건을 광주에서 서울로 고객물건을 받아서 보내는 물건이었는데 즙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즙이요.

◆ 최학렬> 예. 그것을 100포씩 2박스를 받았는데, 제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데에서 사고가 난건데, 사고가 났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디서 사고가 났길래요?

◆ 최학렬> 제가 물건을 관리할 수 있는 범위라면 그 물건을 받아서 대전물류센터로 보내는 차에까지 안전하게 보내면, 제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는 벗어나는 것인데, 그 이후에 그게 터졌다는 겁니다. 그것도 자그마치 한 두포도 아니고, 절반정도 99포가 터졌다는 얘기는 중간에서 누가 관리를 잘못해서 1박스가 떨어졌다든가 이런 것일 텐데. 저한테 아무런 사전연락 없이, 수수료를 받아보니까 뭔가 차이가 나서 해보니까 그게 집하자 책임으로 해서 13만 2천원을 바로 공제해버립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일도 있고요. 여러 가지로 답답하고 어려운 삶을 살고 계시네요. 지금 한 가정의 가장이시죠?

◆ 최학렬>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자녀분들, 아내는 뭐라고 하세요?

◆ 최학렬> 글쎄요. 어제는 하도 집에를 안 들어가니까, 광주에서 대전까지 셋이서 올라와서 얼굴을 잠깐 보고 내려갔습니다만 저는 자녀들한테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투쟁하고 있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그러더라도 조금만 참아달라고 하고 있고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미안해서도. 한 가장이 가정을 책임 못 지면 그것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예, 선생님 잘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학렬>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