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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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화) 성균관대 김현수 부총장 "부모님,자녀에게 편지 써보셨습니까?"
2009.05.19
조회 721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균관대 김현수 부총장

대학 축제의 계절 5월입니다. 대학축제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먹고 마시고, 응원제하고 이런 것을 떠올리는데.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 모르게 학부모님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서 편지를 한통 쓰시고 그 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적어서 학교로 보내주십시오. 이렇게 부탁을 했더니, 상당히 많은 양의 편지가 도착을 했다고 하는 데요. 아주 뭉클한 내용도 많았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성균관대학교 자연캠퍼스에 김현수 부총장 연결해보지요.

◇ 김현정 앵커> 부모님들에게 편지를 보내주십시오. 하니까 몇 통이나 돌아왔나요?

◆ 김현수> 5500통을 보냈는데요. 1, 2, 3학년들한테 1100통 답신이 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와~ 1100통이나. 거기다 추천도서도 하나씩 적어서 보내라고 하셨다던데, 그것은 왜 그러신 거예요?

◆ 김현수> 아무래도 너무 소프트한 내용보다는, 그래도 학생들이 인문학적인 소양도 같이 키울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07, 08년도 각 언론사가 추천한 추천도서 목록을 200권. 리스트 같이 보내드렸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 거기에서 골라서 우리 자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책을 표시해주십시오. 이렇게 한 거군요.

◆ 김현수>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학부모가 추천도서 목록 중에 이제 한권하고, 자식들에게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학교로 보내주면, 그 책을 학교가 구입해서 편지하고 같이 자녀에게 전달해주는 이런 행사가 되는 거군요. 이것 학생들 모르게 진행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아직 학생들이 받아보지 못한 건가요?

◆ 김현수> 오늘부터 이제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이고요. 오늘 오후부터 받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아, 보면 깜짝 놀라겠어요.

◆ 김현수> 예.

◇ 김현정 앵커> (웃음) 사실은 부모하고 자식 간에 편지 주고받을 일이 거의 없거든요. 요즘은 대학생쯤 되면 대화 할 시간도 없다고들 하는데, 그렇죠? 제가 여기 학교에서 부모님들 허락을 받아서 소개를 해줘도 좋겠습니다. 하시는 편지한통을 가지고 있어요. 컴퓨터 공학과에 다니는 딸에게 엄마가 쓴 편지인데 조금만 읽어보자면, 엄마는 널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 넉넉한 부모를 만나지 못해서 중학교 때부터 알바하고, 제대로 대학생활도 못 누리고, 네가 대학마칠 때까지 엄마가 건강해서 도움이 되어야 되는데, 요즘은 몸이 아파서 일도 못하니 무척 초조하단다. 그래도 엄마는 너를 생각하며 빨리 몸 추스르려고 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딸아. 이런 편지네요. 이것 읽으셨지요. 부총장님도

◆ 김현수> 네네.

◇ 김현정 앵커> 이런 기억에 남는 뭉클한 사연들이 많이 있던가요?

◆ 김현수>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연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또 잘 자라줘서 고맙다. 꿈을 가져라. 남과 더불어 살아라. 이렇게 자녀의 미래에 대해서 권고하는 그런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재미있는 사연들도 있던가요, 혹시.

◆ 김현수> 그쪽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너! 어버이날 선물 안 할 거지? 그러니까 엄마가 읽고 싶은 책 추천한다. 엄마랑 같이 읽자. 이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 내가 읽고 싶은 책 추천한다. 추천도서를 봐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편지는 보게 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부총장께서 직접, 어떻게 제안하게 되신 거예요?

◆ 김현수> 제가 학술정보관장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한테 독서습관을 평생 가지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학술정보관에서 제안이 되었고요. 이 중에서 총학생회가 부모님의 편지가 있는 책 읽기 행사하면 참 좋습니다. 해서 같이 기획하게 된 것이지요.

◇ 김현정 앵커> 아, 총 학생회와 같이.

◆ 김현수>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1100여권의 책을 사려면 예산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어떻게 충당 하셨어요.

◆ 김현수> 그 점에서 학생들한테 고맙게 대견하게 생각되는 것이요. 축제에서 연예인 초청비용을 줄여서 예산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라고 제안을 먼저 했고요. 그러니까 이제 자연과학캠퍼스 8개의 단과대학 학장님들도 그 취지에 적극 공감하셔서 예산의 절반을 지원해 주시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느 정도 들었나요? 돈이

◆ 김현수> 전체비용이 한 3,400만 원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3,400만 원정도. 축제 때, 보통 아이돌 가수 오면 학생들이 열광하면서 사진도 찍고 그러는데, 그런 행사를 줄이고 그 돈으로 책을 사보자. 와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정말. 오늘부터 이제 학생들에게 전달이 될 예정이라고 그러는데, 부총장님도 어떻게 자녀가 있지 않으세요?

◆ 김현수> 네, 저는 책을 받을 자녀는 없고요. 다들 장성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 이번기회에 이렇게 부모님들 편지한번 써보는 이런 기회 갖는 것도 참 괜찮을 것 같아요.

◆ 김현수> 네. 저희도 부모님들 응답에서 뭐라고들 말씀하셨냐하면? 문자만 주고받다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까 정말 너무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부모님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쑥스럽다. 이렇게 얘기 하시는 분들은 없으세요?

◆ 김현수> 그런 분들은 쑥스럽지만 편지를 쓰게 돼서 참 너무 좋다. 이렇게 말씀들 하셨고요. 또 평생에 처음 너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부모님도 계셨습니다.

◇ 김현정 앵커> 평생처음일 수 있어요 사실은. 자식과 부모 간에 이런 특별한 계기가 아니면 사실, 편지 주고받는 게 쉬운일이 아니어서요. 성균관대 축제가 오늘부터라고 하셨는데, 5월의 캠퍼스 풍경은 어떻습니까?

◆ 김현수> 지금 중간고사 끝나고 학생들이 5월의 푸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항상 젊은이들하고 캠퍼스 공기 마시면서 사시니까 얼마나 좋으세요. 부럽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에게 젊음을 이렇게 누려라. 그 시절이 이렇게 소중하다. 조언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요.

◆ 김현수> 네. 대학축제는 대학생활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고요. 그래서 마음껏 즐기시기 바라고요. 그리고 꼭, 부모님의 편지가 없더라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우리 대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책을 요새 학생들이 많이 읽을 시간이 없지요. 전공공부하고, 취직공부하고 이러느라고

◆ 김현수> 총 학생회가 오히려 그런 점을 굉장히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책을 좀 읽어야 되겠습니다. 하고 같이 뜻을 모으게 됐고요.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이렇게 책을 읽어야 되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예. 정말 좋은 이벤트였습니다. 학생들이 부모님 편지받고요. 답장도 꼭 좀 써서 보내드렸으면 좋겠는데, 이게 쑥스러워서 잘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차원에서 학생들 답장 받아서 부모님께 보내주는 이벤트 이것도 한번 추진해 보시면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

◆ 김현수> 그래서 강제로 쓰게 하기는 어렵고요. 포털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올리게, 원하는 학생들은 올리게 했고요. 그렇게 지금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것도 좋네요.

◆ 김현수> 저도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답장을 할지 참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 예, 부총장님 오늘아침 고맙습니다.

◆ 김현수>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기분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캠퍼스에 김현수 부총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