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창'은 터무니없는 경찰 주장
- ‘대전 민주노총 집회 금지’는 월권
- 교섭 순조롭지 못하면 총파업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한국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주말 대전에서 있었던 화물연대 집회를 두고 어제 한 말입니다. 하지만 민주노총 측은 “죽창이 아니라 깃발을 꽂기 위한 죽봉이었다, 그리고 경찰 측에서 폭력을 유도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면서 지금 논란이 뜨겁습니다. 어제 또 민주노총 측은 노동현안과 관련해서 대정부교섭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민주노총 측의 입장은 언론을 통해서 별로 소개가 안 돼서 저희가 직접 초대를 해봤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경찰의 주장은 그날 대전집회에서 깃대에 꽂았던 만장을 떼어내고, 깃대를 땅바닥에 내리쳐서 끝을 뾰족하게 만들었다, 죽봉 보다는 죽창에 가깝다는 건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임성규> 터무니없는 경찰의 주장이고요. 대부분이 얇은 대나무, 그리고 어쩌다 조금씩 굵은 것도 있었지만, 끝이 다 뭉툭하게 되어 있었고요. 오늘 아침에 조선일보 인터넷에 보니까 죽창의 일부라고 하면서 사진으로 나와 있는데. 다 깨져서 부서진 것은 죽봉인 게 분명하고요. 사용되지 않은 것을 증거물로 사진으로 찍어 넣었습니다. 결국 그날 집회도 그렇고 오늘 인터넷에 올라있는 사진도 계속 뭔가 조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뭔가 조작을 하고 있다고요? 그 부분을 조금만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부분을 조작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임성규> 그날 집회 상황이 대전에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마당에서 집회를 시작해서 5,008km 행진을 해서, 행진 목적지를 대한통운물류센터 앞까지 저희들이 서류를 들고 갔었던 모양이던데요. 집회신고가 나 있다고 해서 행진코스가 짧아졌습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중간에 행진코스를 포기하고 차량으로 이동해서 대전에 중리 사거리에서부터 병원 앞까지 행진을 했다가 그 과정에 대한통운물류센터 앞에 집회신고가 허위였다는 것, 집회를 안 하고 있다고 그래서 아마 우리 집회를 유도하는 선두대오가 대한통운 앞까지 가겠다고 요구를 하자 거기서부터 물대포를 쏘고, 방패를 휘두르고,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신고 문제 때문에 그때부터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한 거군요. 그 전에는 평화적으로 행진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 부분에서 어떤 조작이 있었단 말씀이시죠?
◆ 임성규> 일반적으로 경찰병력이 대체적으로 훨씬 우세한 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집회에서 보면 밀치고 부딪치고 하다가 그렇게 정리가 되는 게 저희들 경험이었는데요. 그날은 물대포도 쏘고 상당히 강하게 방어를 하고 있던 경찰들이 갑자기 뒤로 물러서서 등을 돌리고 길을 열어줬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우리 조합원들이 방패에 얻어맞고 이렇게 격분해 있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경찰들 뒤를 좇는 형국이 되어 버렸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물대포 쏘고, 방패로 밀면서 감정을 한참 고조시켜놓고, 갑자기 등을 돌리더라? 그 격한 상황에서 앞으로 돌진하고 그것들이 사진에 찍히면서 보도가 되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효석> 네.
◇ 김현정 앵커> 경찰이 유도했다고 지금 보시는 겁니까?
◆ 임성규> 네, 저희는 그렇게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또 경찰들이 저지선을 쌓을 때는 버스를 여러 대를 촘촘히 가로로 튼튼하게 막아 넣는 방어선을 쌓았는데요. ‘명박 산성’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날은 양쪽 길가로 나열을 해서 길 가운데가 텅 비어있는 상태로 방어를 하고 있다가 말하자면 길을 터준 모양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것은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터 준 것 아닐까요? 좋은 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 임성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서 저희들이 어느 정도 조합원들을 제지를 해서 잠깐 멈칫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경찰들이 대응을 안 한 상태로 등을 돌리고 대한통운 앞까지 물러났었거든요. 그래서 대한통운 앞에 가서 정리 집회를 하고 해산을 하고 돌아오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경찰들이 달려들어서 무차별적으로 곤봉으로 휘두르고, 방패로 치고 이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갈비뼈도 부러지고, 턱뼈도 나가고, 머리도 깨지고 그러면서 한 30여명이 심각한 중상을 입었습니다, 100여명의 부상자들 중에.
◇ 김현정 앵커> 사실은 물리적인 충돌이 시위 때마다 있습니다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기다란 막대기가 등장했는데 경찰 측은 뭐라고 얘기하느냐면 “6,000명이 죽창 천개를 한 시간 53분 동안 휘둘렀다,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폭력이었다”고 하던데. 그 천개를 의도적으로 준비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임성규> 의도적으로 준비한 적도 없고요. 경찰에 집회 신고서를 넣을 때 만장깃대로 사용할 대나무도 허용이 된, 경찰로부터 신고를 한 물품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만장깃대라면 어느 지부에서 온 소속을 밝힌 깃대를 말씀하시는 건데요. 그게 허가가 된 거란 말씀이세요. 그러면 뾰족하게 끝을 만들었다,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임성규> 저도 그날 집회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혹시 그것 때문에 불상사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 몇 개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저는 뾰족하게 깎아진 것을 본적이 없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렇습니까. 좀 감정이 격해진 일부 노조원이 끝을 그렇게 만들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 임성규> 그건... 적어도 상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대통령이 그 시위장면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언급을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임성규> 글쎄요. 그것은 제가 외국에 안 가 있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프랑스나 이탈리아도 노동자들이 거리시위를 할 때 상당히 과격하게 하는 장면도 더러 봤습니다. 노동자들이 국가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거리시위를 하다보면 일부 격분한 그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지나가다가 돌출간판들을 깨 부시거나 또 차량들에 대해서 화풀이를 하거나 이런 경우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요.
만약 그날 16일 상황도 무장한 경찰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면, 목적지까지 아무 일 없이 평화롭게 행진하고 평화롭게 정리 집회 하고 다 자진 해산을 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렇게 너무나 가까이서 위력적인 시위를 하면서, 사실상 경찰들이 시위를 하면서 늘 협박을 하고 겁을 주고 이런 것이 시위대로 하여금 위축하게 했다가, 일정정도 그런 상황들이 계속되면 또 격분하게 되고 이런 것을 늘 목격하게 되는데요.
◇ 김현정 앵커> 유도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안 그랬으면 평화적으로 끝났을 거라는 말씀. 노동부 장관은 일단 사과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어떤 교섭도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어떤 생각이십니까?
◆ 임성규> 제가 월요일도 그렇고 화요일도 그렇고 각각의 다른 사안이었습니다만 기자회견을 하면서 유감 표명은 분명히 했습니다. 의도적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양측에 부상자가 생겼고 기물도 파손됐고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는 표현을 했고요. 이미 유감표명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 장관이 유감표명 운운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 저희가 요구하고 있는 교섭을 거부하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전경찰청에서는 이제 민주노총이 여는 모든 집회는 다 금지라는 발표도 했는데요. 그러면 어떻게 대전에서는 이제 집회를 못하게 되는 건가요?
◆ 임성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은 신고제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설사 그런 약간 시위경력을 위반한 단체라고 할지라도 또 다시 똑같은 행위를 할 것이라는 것은 누가 예단을 할 수 있습니까? 일단 집회시위는 받아주고 신고는 받아주고, 실제 집회를 하고 있는 현장에 어쨌든 경찰들이 보고 있다가 위반할 경우에 그에 대해서 제재를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미리부터 허가를 하겠다, 안 하겠다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교섭중인데. 만약 이 교섭이 결렬될 경우에 총파업까지도 생각하십니까?
◆ 임성규> 상황을 그렇게, 저희들에게 내몰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원래 협상이라는 것은 상호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협상을 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그 다른 의견들을 서로 설득하고 토론하면서 의견 조율을 해나가는 과정이 순조로우면 아무 일 없이 정리가 되는 거고, 순조롭지 못하면 노동조합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파업이라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단체 행동권이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들에게 헌법으로 보장이 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걸 가지고 미리 투쟁을 하기 위해서 명분을 쌓고 있다, 이렇게 얘기 하는 정부 측이 정말 진정성이 없다고 밖에 저희들은 생각이 안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0(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조선일보 죽창사진 조작의심"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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