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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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수) [단독인터뷰] 北 상선 구조한 청해부대장 "같은 동포로서 뿌듯"
2009.05.06
조회 366
- 소말리아 해적, 작년보다 5배 출몰 중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소말리아 해역 청해부대장 장성우 대령

지난 4일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해군 청해부대가 해적에 쫓기던 북한상선을 구조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조심스런 기대도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 상선을 구하기까지 그 생생한 상황과 소감, 청해부대장 장성우 대령에게 들어보시죠.

◇ 김현정 / 진행

지금도 소말리아 해역에 떠 있는 문무대왕함 안에서 전화를 받으시는 거죠?

◆ 장성우

그렇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선박 2척을 근접 호송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역만리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나라 군함이 북한상선을 도왔다고 해서 지금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처음에 구체적으로 어떤 교신을 받으신 건가요?

◆ 장성우

한국 시간으로는 11시 40분경인데, 이곳 아덴만 시간으로는 새벽 5시 40분이었습니다. 그때 북한선박 다박솔호에서는 국제상선 공통망을 통해서 “해적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해적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하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상선이 얼마나 긴박하게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하던가요?

◆ 장성우

해적선이 계속 따라오고 있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니 빨리 와서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서 즉각 헬기를 보내 구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보통 선박에서 SOS를 칠 때는 영어로 하게 될 텐데요. 어떻게 북한 상선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채셨어요?

◆ 장성우

다박솔호의 경우에도 영어로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저희 청해부대는 아덴만을통과 하는 모든 상선을 측별 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요청을 하자마자 북한 상선인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북한상선이다, 해적이 쫓고 있다” 이 교신을 듣자마자 바로 출동을 결정하신 건가요? 북한선박이라서 좀 망설이거나 하지는 않으셨습니까?

◆ 장성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UN해양법에 따라서 해적피랍위기에 처한 선박은 국적을 불만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상선과 우리 군함사이 거리가 90킬로미터 이상 벌어져 있었다고 하던데요. 헬리콥터로 가더라도 시간이 꽤 걸리는 거리인데, 가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않을까 염려도 되셨을 것 같아요?

◆ 장성우

네, 염려는 했었습니다. 그래서 헬기가 이동하는 동안에 문무대왕함에서 북한 상선과 지속적으로 교신을 해가지고 회피하는 방법이라든지, 자체방어수단을 강구토록 유도하였고, 우리 헬기가 곧 도착할 것임을 알려줌으로써 북한 상선을 좀 안심을 시키도록 유도하였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30분 동안 계속 교신을 하면서 거기까지 도착을 하신 거군요?

◆ 장성우

그렇습니다. 해적으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는 선박에게는 누군가가 보호를 해 준다는 확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교신을 시도하면서 북한 상선을 안심시켰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교신을 하면서 헬리콥터를 타고 30분을 달려서 다박솔함이 있는 데 까지 도착을 하고 보니까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던가요?

◆ 장성우

헬기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해적선은 북한상선 다박솔함과 약 3키로까지 접근해 있었고, 해적선에는 북한 화물선에 쉽게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와 고속보트가 준비되어 있어서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면 북한 선박이 해적의 손아귀에 넘어갈 수 있는 그러한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어떻게 해적을 퇴치하셨습니까? 몇 분 만에 상황이 종료된 거예요?

◆ 장성우

도착하자마자 우리 헬기에 탑승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요원들이 기관총과 저격용 소총을 겨누고 위협비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해적선은 우리 헬기를 확인하고 이내 방향을 틀어서 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 선박이 “감사하다, 감사합니다” 여러 번 인사하는 그 교신내용이 언론에 공개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듣고 뿌듯해 했는데요. 뭐 북한 동포라서 구하고 아니라서 안 구하고 이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구하고 나서 북한 동포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심정은 더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습니까, 소감이?

◆ 장성우

국제법에 따라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위험에 처한 상선을 구조한 것이지, 꼭 북한 선박이었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동포를 구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좀 뿌듯해 하는 그러한 마음은 국민들께서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 동포가 우리말로 “감사합니다” 인사할 때 우리 측에서는 뭐라고 답을 해 주셨어요?

◆ 장성우

“대한민국 해군이 다박솔호의 안전을 보호 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답해 주었고 또 “필요한 사항이 있거나 위협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한민국 해군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응답해 주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청해부대가 떠난 게 언제죠?

◆ 장성우

지난 3월 13일에 대통령님 내외분과 가족들의 환송을 받으며 진해항을 출항했는데요. 벌써 두 달, 한 60일 정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실제로 소말리아 해역으로 가서 보니까 실제로 해적들이 그렇게 자주 출몰을 하고 있는 건가요?

◆ 장성우

이곳 아덴만은 상당히 광활할 해역인데 저희가 작전 중인 아덴만에 올해만 해도 해적활동이 50여건 이상이 발생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10여건 정도 밖에 안 됐는데. 50여건이니까 한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생각보다 꽤 많은 수의 해적들이 출몰을 하고 있네요. 그동안 그러면 선박구조도 여러 번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에피소드 기억나세요?

◆ 장성우

지난 4월 17일에 덴마크 국적 상선인 퓨마호를 구조 했었습니다. 그때는 저희가 최초 임무를 시작한 지 하루도 안 되어서 정말 많은 긴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처음 맞는 실제 상황이었는데. 그동안 저희가 실전과 같이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한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아주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저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보면서 마음으로 정말 우리 부대원들을 믿을 수 있고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 김현정 / 진행

멀리 이역 땅 바다 위에서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실 것 같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 장성우

힘든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아덴만에는 호송 선박 외에도 많은 우리 상선들이 통항하고 있고 또 그들의 안전을 저희 청해부대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당부하신 말씀처럼 우리 국민과 선박을 우리 손으로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청해부대원들, 한국에는 언제쯤 돌아오십니까?

◆ 장성우

저희는 아마 8월 정도에 이쪽 아덴만에서 작전임무를 마치게 되면 한국에 도착할 경우에는 한 9월 중순 경이면 그리운 대한민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말 고생들 많이 하십니다. 지금 멀리서 듣고 있을, 고국에서 듣고 있을 가족들에게 이 기회에 좀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장성우

가족들과 떨어져서 아덴만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저희 장병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우리 부대원들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대한민국에 아주 기쁜 소식과 함께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염원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족들이 든든하게 생각하고 들을 것 같습니다. 대령님, 건강하게 돌아오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