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종걸 민주당 의원
올해 초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 기억하시죠. 언론사가 총파업을 하고 국회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기 직전에 나온 여야의 대안이 바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100일 동안 국민의견을 수렴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어느새 소리 소문 없이 60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하는 회의마다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어떻게 된 걸까요?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은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미디어법에 대해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 이런 카드를 던졌습니다. 이종걸 의원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미디어법, 지난번 논란이 된 언론관련법에 대해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신데요. 어떤 이유입니까?
◆ 이종걸
그때 정말 아무 대책이 없는 민주당으로서 직권상정을 맞는 것보다는 이거라도 해보자는 위기의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 대책이 없었다는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준비 없는... 판단 부족의 여러 과실이 작용했었죠.
◇ 김현정 / 진행
졸속합의였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종걸
졸속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조금이라도 들어주지 않으면 그냥 모든 것을 다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다수당에 그냥 굴복하느니 그래도 이거라도 건져보자는 생각이었는지요. 어떻든 간에 그냥 심신 상실상태였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일반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 아무런 의식과 대책이 없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스스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그런데 꼭 그것을 거론하기보다는.
어떻든 간에 그때 합의된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객관적으로도 그걸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저희들이 다 판단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이번에 국민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토론을 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첨예하게 완전히 대립되는 내용을 알 수 있어요. 민주당은 기존의 언론방송통합법을 기초로 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모든 뉴스방송까지 다 신문이라든지 재벌이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완전히 참패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민의 입장이 확인된 것이죠. 저는 굉장히 중대한 사정 변경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스스로 한나라당의 쇄신과 국민적인 여러 가지 무마책을 쓰지 않으면 저는 한나라당이 정말 더 어려워진다고 촉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재검토해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당시 합의를 무효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변했다고 보시는 건데요?
◆ 이종걸
상황 변경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미디어발전위원회가 잘 굴러왔으면 아마 이런 주장도 안 하셨을 텐데, 지금 미디어발전위원회라는 곳의 활동이 어떤 상황이기에 파행의 파행이라고 하는 것이죠?
◆ 이종걸
100일 활동인데 벌써 55일이 넘었습니다. 그야말로 공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거 하나 가지고 열흘, 어느 위원장이 어느 신문에 기고한 사실을 가지고 일주일, 전혀 내용의 진전 없이 속도의 진전 없이 계속 그야말로 갈등과 공전의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분들 몇 번이나 만나긴 만나셨어요.
◆ 이종걸
만나다 헤어지고 만나다 헤어지고 이런 정도이죠. 이번에 부산에서 보도된 것을 봤는데요. 제가 그때 가지 못했습니다, 다른 일 때문에.
◇ 김현정 / 진행
부산 공청회 말씀이시죠?
◆ 이종걸
네. 부산뿐 아니고 대구, 울산까지 해서 굉장한 호응과 참여를 봤습니다. 방청석이 꽉 찼는데요. 그때 방청석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전문가였습니다. 지방방송들, 지방 언론인들이 내용에 참여하기 위해서 왔는데, 한나라당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그분들의 의견 제시를 전혀 다 그냥 끝내버린 채 퇴장해 버렸는데.
바로 이런 것에 의해서라도 지금 지방언론인, 지방방송들의 아주 현격한 문제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지방언론인인들, 지방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이번 언론악법에 대한 태도, 이런 것들을 전혀 수렴하지 않는다면 국민위원회를 연 취지와는 아주 어긋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면 국민위원회에서 6월에 처리하기 위한 단계적인 진전을 전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100일이 지나봤자 이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보시는 군요?
◆ 이종걸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약간 헷갈려서 그러는데요. 예전에 합의할 때 100일 이후에 표결에 붙이기로 했던가요?
◆ 이종걸
여러 가지 해석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6월 표결처리 합의’ 이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국회에서 표결에 부치는 것으로, 그렇게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죠?
◆ 이종걸
표결에 합의했다는 그것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냥 한나라당의 입장을 다수당이니까 표결해서 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그런데 그런 합의를 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말씀을 듣고 보니 백일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이 미디어발전위원회를 계속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하셨는데. 여야가 어쨌든 백일 전에 지도부가 만나서 합의한 것 아니겠습니까? 누가 강제로 하라고 해서 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와서 그 당시 합의를 무효로 하려고 하면 여당의 격렬한 반대가 있지 않겠습니까?
◆ 이종걸
그런데 제가 볼 때 큰 사정 변경이 생겼다는 것이죠. 또 한나라당의 변화도 상당히 심상치 않습니다. 그동안 1년 내내 MB악법과 한나라당의 정책을 90% 해치웠다고 보면 됩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반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취했지만 사실상 결과적으로 다 해버린 것이고, 결과적으로 들러리 선 것이죠. 한꺼번에 한 달 전에 다 해버리거나 지금 1년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결국 다 해버리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한식에 죽는 것을 청명에 죽는 것으로 연장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저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금융지주회사법 하나 남긴 채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들은 거의 다 해버렸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민주주의 퇴행이고 언론 독과점을 통해서 이제는 새로운 민주주의로 나가는 발목 자체를 다 끊어버리는 거라고 하는 아주 강력한 민주당의 입장이라면, 한나라당이 이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그냥 한나라당 입장대로 표결, 수대로 한다면 지금 180명이 넘는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에 의해서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이런 합의를 100일 뒤에 연장했다? 그냥 아무 내용의 진전 없이 100일 뒤로 그냥 연장했다고 하는 것이 과연 민주당의 뜻이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이 5대 0으로 참패한 것만 봐도 민심이 이렇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알아서 무효화하는 것에 동의해 달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한나라당이 과연 ‘알겠습니다’ 할지?
◆ 이종걸
그런데 방법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 놓은 게 있습니다만,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총동원을 해서 제대로 한나라당의 잘못된 생각들을 지적하고...
◇ 김현정 / 진행
총동원한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시죠?
◆ 이종걸
우선 국회법에 따른 절차들까지도 여태까지 민주당은 다 못 썼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상임위에서 무제한적인 필리버스터링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정말 의원들에게 독려해서, 의원들의 마지막 남은 10-20% 남은 이것마저 그냥 우리가 내주면 이제는 더 이상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말씀드려서 같이 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지셔서 화제를 그쪽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어떤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종걸
그동안 1년 동안 민주당이 한 것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MB정부에 그냥 맞는 태도를 보이고 맞는 모습을 보여서 국민에게 측은지심을 발휘해서 민주당의 지지도를 올린다? 그것 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 때 나타난 민심을 저희들은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거의 MB정권 심판, 한나라당 정책에 대한 실정을 지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것이 예전 참여정부 말기 때 보여줬던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것이 정반대로 돌아왔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들의 뜻은 지금 돌이킬 수 없는 채로 가버린다면 다시 1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불가역적인 제도들에 대한 잘못된 점들은 반드시 민주당이 지켜 내라는 뜻으로 저는 봅니다. 그때만이 아직까지 반MB정권 심판론에 머물러 있고 아직 민주당의 지지나 민주당의 관심이나 민주당에 우호적인 태도로 변화하지 못한 민심을 저희들이 끌고 올 수 있다, 그분들의 확신과 관심을, 신뢰를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더 강력한 야성을 키워서 MB악법을 막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그런데 이 의원 말씀 중에 눈에 띄었던 것이 “이번 재보선을 통해서 호남 민심이 지금 민주당의 현 지도부를 탄핵했다” 이런 주장을 하셨더라고요. 그럼 지도부의 전국정당화 전략이 잘못됐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종걸
부평과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굉장히 기분 좋아하고, 그런 것은 저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사실은 한나라당의 심판에 대한 반사적 이익의 측면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스스로 좋아할 것은 아니다, 겸손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호남은 민주당이 참패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2석은 다 아실 거고요. 장흥이라든지 기타 지역에서 도의원, 시의원, 그것도 상당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던 재선 도의원, 군수까지 출마했던 분이 민주노동당 첫 번 시도하는 도의원에게 10% 이상으로 졌습니다. 지금 호남 민심의 동향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 얘기까지 들립니다. 정세균 대표가 덕진 뿐 아니고 전북 지역이 정세균 대표 지역이지 않습니까? 전북지역의 시장을 제대로 다니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시장이요?
◆ 이종걸
시장에 많은 분들이 모이니까, 그분들의 상당한 반감과 저항감이 표현돼서 혹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못 다닌다는 이런 얘기까지 하는 것을 저는 들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전국정당화라는 게 공당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 아니었습니까? 이번에 극복해야 할 부분 아니었나요?
◆ 이종걸
전국정당화라는 것은 당연히 꼭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전국정당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서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저는 지울 수 없습니다. 원혜영 원내대표께서 오히려 “전북 지역의 공천배제를 통해서 거기서 참패한 것이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거꾸로 얘기한 것이죠. 그때 선거를 보면 전북구에 공천을 잘못해서 수도권의 민심이 이반돼서 후반까지 아주 고생했던 담당자들을 많이 들었던 것이죠.
저는 그냥 지도부가 공천을 잘못했는데 무소속 정동영과 신건이 지도부를 어떻게 보면 공격했다는 간접적인 결과를 통해서 승리해서 그것에 마음이 아파서 상처 받은 것에 의한 것이라는 그런 정도를 떠나서, 이것이 예전부터 무슨 전국정당을 위해서 호남을 누르고 호남을 무시하고 배제하는 것이 전국정당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그런 뿌리 깊은 논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절대로 이것은 우리 민주당의 개혁성은 호남의 개혁성을 기초로 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플러스 알파 알파가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왜곡된, 잘못된 전국정당화는 포기해야 한다, 거론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종걸 의원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8(금) 민주당 이종걸 의원 "정세균대표,전주민심 무서워 시장도못가"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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