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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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내가 또 못하면 무능만 드러나..."
2009.05.11
조회 306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지난주 한나라당 지도부는 고심 끝에 당 화합과 쇄신의 카드로 친박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을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딱 잘라서 안 된다고 제동을 걸면서 갈등이 고도되고 있습니다. 지금 아마 가장 많은 고신을 하고 계신 분이겠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김무성 원내대표론, 박근혜 전 대표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이 됐는데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주말 동안 답을 찾으셨습니까?

◆ 박희태>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서 선출하겠죠.

◇ 김현정 앵커> 그것은 그렇게 되는 것 같고요. 어떻게 이 꼬인 난국을 풀지에 대한 해답도 찾으셨나요?

◆ 박희태> ... 잘 생각해서 풀어가도록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여전히 고민 중이신 것 같은데요. 친박계 의원에게 원내대표를 하라고 그러는데 왜 박근혜 전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이 이유를 놓고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옵니다. 김무성 의원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게 아니냐, 또 재보선 패배의 부담을 자신이 안고 가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이 아니냐, 또 자신과 사전에 논의가 안 된 채 진행된 점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가지각색의 이유 분석이 나옵니다. 박희태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박희태> 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모르시겠습니까? 그래도 어느 쪽이라고 조금 감이 잡히는 쪽은 없으신가요?

◆ 박희태> 아니요, 저는 자세하게 말씀도 못 들었고. 지금 전부 다 남의 이야기, 언론에서 보도하는 그것만 가지고 깊이 있게 뭘 분석하고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일부에서는 왜 진행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상의를 하지 않았을까 이 부분에 방점을 찍으시는 분들이 있던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희태> 그건 저희들이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이나 순서를 좀 더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우선 지금 우리가 현실적으로 주류, 비주류가 있다고 그러면 주류 측에서 만든 안을 비주류 측에다 제의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주류 측도 의사를 결정하는 게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의논하고 거기에도 뭔가 심각한 반대가 있고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만일 제가 미리 박근혜 전 대표에게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겠다고 해놓고, 만일 그걸 내가 주류 내부에서 의견을 못 만든다면 그것도 또 한 번 박근혜 대표에게 실언을 한 것이고. 그야말로 또 신뢰성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확실하게 주류 측에서 의견 통일을 하고 그렇게 해도 좋겠다는 동의가 이루어진 뒤에 그걸 가지고 말씀을 드리려고 그랬는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미국으로 가셨거든요. 그래서 부랴부랴 우리가 그걸 청와대까지 보고하고. 그때는 이미 우리나라에 안 계셨으니까 내 비서실장을 미국 현지로 보냈습니다. 가서 전후사정을 잘 설명 드리고 잘 이해를 해주십사 했는데, 결국 안 됐죠.

◇ 김현정 앵커> 전화 정도가 아니라 보내기까지 했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절차를 거쳤다고 보시는 거예요?

◆ 박희태> 아니요, 내가 절차를 거쳤다는 이야기는 안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다보니까 마침 그런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신뢰입니다. 신뢰를 여러 번 언급하셨지 않았습니까? 신뢰라는 것은 한번 이야기 한 것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신뢰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해주겠다고 해놓고 또 우리 사정이 그래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못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진짜 신뢰가 땅에 떨어진다...

누구든지 제 입장이 되어서 당사자로서 한 번 생각을 해보세요. 지금 이런 구조 하에서 섣불리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김무성 카드라는 이야기가 벌써 언론에는 며칠 전부터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게 갑작스럽게 나온 카드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는 어제 이런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친박 때문에 이번 선거에 참패 했다는 게 말이 되냐? 친박이 발목 잡은 게 뭐가 있느냐?” 그러니까 이번 재보선 참패를 너무 친이친박 구도로 보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제 발언 어떻게 들으셨나요?

◆ 박희태> 언론을 통해서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가지고 제가 뭔가 확실한 대답을 내놓기는 곤란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오후 박근혜 전 대표가 귀국을 하는데요. 그럼 직접 만나실 생각도 있습니까?

◆ 박희태>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생각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물밑으로 접촉을 하고 계시는 군요?

◆ 박희태> 아니요. 지금 현재는 그런 건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모든 가능성이라면 만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만약 두 분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어떤 말씀을 나누고 싶으세요?

◆ 박희태> 뭐, 현 상황을 말씀드리고 우리 국민들의 소망도 서로 의견을 나눠보고 여러 가지를 말씀드려야죠. 우리 당 아닙니까? 같은 당원이고, 당내에서 같은 정치 지도자입니다. 무슨 말을 못하겠습니까? 무엇을 이야기할 겁니까? 그렇게 묻는 것 자체가 그건 별로...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조금 구체적으로 제가 질문을 드리자면,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일단 거부하신 상태이기 때문에, 그 다음 해결책을 두 분이 만들어 내셔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 박희태> 의논도 해보고 해야죠. 또 이번만 하는 게 아니고 계속해서 앞으로 의논도 하고 여러 가지 이야기도 듣고 이렇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까지 필요할까요? 이번 사태의 수습을 위해서?

◆ 박희태> 그런 게 필요하다 어쩌다 해놓고 내가 또 못해 놓으면 제 무능만 드러나는 게 아닙니까? (웃음)

◇ 김현정 앵커> 얘기는 좀 되고 있나요?

◆ 박희태> 지금 당장은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도 안 계십니다. 국외에 나가 계시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지금 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난번에 만나셨을 때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없으셨고요?

◆ 박희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제가 그걸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 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정권 창출 이후 당 대표 맡아 오시면서 당 화합에 최대 목표를 두고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오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강력한 쇄신요구에 부딪쳤습니다. 박 대표께서 보시기에는 어떤 점이 가장 큰 쇄신 포인트라고 보십니까?

◆ 박희태> 쇄신의 포인트는 역시 우리 당이 여태까지 해온 정치적인 관행이라든지 또 우리 내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 공천 갈등으로 빚어진 사태 등등에 대한 여러 가지 국민적인 평가가 좋지 않게 나온 것들이 있지 않겠나, 이런 걸 좀 고친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공천 부분에서의 갈등 문제, 결국 그게 당 화합으로 연결이 되는 걸까요?

◆ 박희태> 네.

◇ 김현정 앵커> 당청소통의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희태> 그것도 이번 쇄신안에 들어가도록 제가 대통령께 보고를 드렸고. 대통령께서도 그걸 쇄신위에 맡겨서 연구를 하도록 하라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당하고 청와대하고 소통로가 확실치 않아 가지고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표된 뒤에 주례회동이라는 걸 했거든요, 대통령과 했는데. 그것만 가지고 안 되고. 사실상 실무선에서도 청와대 수석들이거나 이런 회의에 많이 참석을 했습니다만, 이게 가시화가 잘 안 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볼 때 참 열심히 서로 의사를 교환하고 같이 손잡고 국정운영을 하려고 하는구나, 이걸 보이려면 뭔가 기구가 하나 필요하지 않겠는가?

과거에는 정무장관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정무장관이 당의 중요회의에 전부 참석을 했습니다. 요즘 같으면 최고위원회의라든지 최고중진회의라든지 참석해서 듣기도 하고 발언도 했거든요. 그런 시스템이 없어졌고. 또 당에서는 그 당시는 대통령이 총재였기 때문에 총재 비서실장이라 해가지고 국회의원을 총재 비서실장을 시켜서 청와대 수석회의, 심지어 국무회의 같은 데에도 배석도 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교 역할을 했던 거죠?

◆ 박희태> 그래요. 두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면서 엄청나게 당청간의 소통로를 원활하게 확보를 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지금 다시 살려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희태> 그 제도를 지금 부활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전례가 있으니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 김현정 앵커> 정무장관 같은 경우는 설치 근거 조항은 살아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마음만 먹으면 금방 살릴 수도 있던데요?

◆ 박희태> 그렇죠. 그런 것은 할 수 있는데, 내가 꼭 그걸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과거에 그렇게 해서 우리가 당청 간 아주 소통을 잘 해왔고. 그런데 우리가 10년 동안 야당생활을 하면서 이런 게 다 필요 없는 제도가 되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다시 출발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인식을 좀 새롭게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쇄신특위 위원장이 임명이 될 텐데요. 얼마나 힘을 실어 줄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더라고요?

◆ 박희태> 그거야 쇄신위원장을 믿어야죠. 전폭적으로 우리도 신뢰를 하니까 거기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다들 협조를 하도록 해야죠.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거기에서 나온 결정을 대폭 수용한다?

◆ 박희태> 아니, 거기에서 나오는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된다? 이런 이야기는 상식하고 맞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어차피 거쳐야 한다는?

◆ 박희태> 최고위원회의든 뭐든, 우리가 무엇을 권한을 갖고 하고 이럴 때는 다 본인들이 스스로 양식에 따라서 판단을 할 겁니다. 나는 특위위원장 될 사람의 양식과 또 그분의 전문성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신뢰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민본 21을 비롯해서 개혁파에서는 조기전당 대회를 치르자, 어제는 정몽준 최고위원도 나서서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조기 전당대회라는 것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까지 새롭게 뽑자는 건데, 이 카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박희태> 뭐 한 두 사람이 이야기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요. 그것은 당헌당규에 따라서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좀 부정적이신 것 같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 박희태> 지금 경제 살리기에 온 국민이 땀을 흘리고 정말 눈물 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 당에서는 당권을 놓고 다투는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과연 시기적으로 맞습니까?

◇ 김현정 앵커> 지금 쇄신파가 너무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면도 있으십니까?

◆ 박희태> 쇄신파다 아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게 다 타이밍이 있는 건데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상당히 고민이 느껴집니다.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