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두 자녀 입양 미담 광주북부경찰서 박동진 경사
오늘이 입양의 날입니다. 이제는 사회적인 편견, 오해가 많이 없어졌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아직 입양에 대한 선택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그런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10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근심을 하던 중에 한 남자 아이에게 반해서 입양을 했고요. 뒤 이어서 여자 아이를 한명 더 입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뒤에 친자식까지 임신을 하게 돼서 누구도 안 부러운 다섯 가족이 된 박동진 씨 가족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광주북부경찰서 수사과에 근무하시는 경찰이시네요. 박동진 경사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앵커> 입양한 첫째가 지금 몇살이에요?
◆ 박동진> 첫째가 8살이고요. 지금 초등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둘째는 몇살이에요?
◆ 박동진> 다섯살인데 어린이집에 2년 째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결혼 10년이 지나도록 자녀가 생기지 않아서, 유산 때문에. 그렇게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요?
◆ 박동진>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다가 어떻게 첫째 아들하고 만나게 되신 거예요?
◆ 박동진> 10년동안 아내가 불임이었요. 그래서 인공수정, 시험관시술, 한의원, 이런 데 다 다녀봤죠. 그런데 허사였어요. 어느날은 아내가 너무 적적해서 인지 ‘위탁모를 한 번 해 보자’ 그래서 무심코 허락을 하게됐죠. 그래서 아들이 처음 오게 되었는데 첫눈에 제가 반해버렸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이제 위탁모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위탁모는 건 잠시 맡기는 거잖아요?
◆ 박동진> 네.
◇ 김현정 앵커> 퇴근하는 순간 아이를 보고 딱 보고 그냥 그 순간 반해 버리신 거예요?
◆ 박동진> 예예. 자석에 쇠가 끌리는 것처럼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전에도 아마 아이들이 위탁모로 몇 명이 왔을 텐데 유독 이 첫째 아이에게만 ‘애는 내 아이구나’라는 느낌이 드셨던 거예요?
◆ 박동진> 예. 그러대요. 왜 그랬는가는 모르겠는데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할까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래요. 그래서 누가 먼저 ‘우리가 키웁시다’ 이런 말을 꺼내셨어요?
◆ 박동진> 말 자체는 제가 했는데요. 와이프도 마침 마음 속에 기다렸다는 듯이 첫눈에 반해 가지고 ‘아들하자’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그동안 10년 동안 고생하면서 참 입양이라는 걸 마음 속으로는 두분 다 가지고 계셨는데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하셨던 거군요.
◆ 박동진> 예, 그랬겠죠.
◇ 김현정 앵커> 그러다가 첫째 아이를 보는 순간 ‘이 아이가 내 아이구나’
◆ 박동진> 예.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제가 얘기를 들어 보니까 아이를 친자식 나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우리 부인께서 10달 동안 배에 포대를 덧대고 다니셨다면서요, 임신한 것처럼.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박동진> 처음에는 남들이 알까 봐 비밀로 하기로 해 가지고 안 에다가. 그러니까 포대에 넣고 약간 배가 부른 것처럼 위장을 했죠. 그렇게 해서 다니고, 한 2년 동안 숨겼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점이 그렇게 두려우셨을까요?
◆ 박동진> 아들이 나중에 자기의 입양사실을 알고 그랬을 때 그 충격, 그 다음에 저희들이 그것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까 그런 두려움도 있었고요. 왠지 한 쪽 구석에서는 제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는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입양에 대해서 시선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주위의 편견, 이거를 아이가 나중에 알았을 때 받을 상처 같은 것을 걱정하신거예요?
◆ 박동진>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다가 어떻게 2년만에 주변에 공개하게 되셨어요?
◆ 박동진> 퇴근한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이사를 가자는 거예요. 주변에서 아들에 대해서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나봐요. 그래서 와이프가 상처를 입었어요. 그 때부터 ‘영원히 우리가 비밀로 숨길 수 있을까?’ 그런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셨군요. 그래서 ‘차라리 그냥 우리가 공개하고 솔직하게 공개하고 가자’ 이렇게 결심하게 되신 거군요.
◆ 박동진> 사전에 상담도 해 보고 검색도 해 보고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했죠. 선배들 조언도 들어본 다음에 ‘아이나 저희한테 공개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깨닫고 공개를 하게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지금 첫째가 8살밖에 안 됐고 둘째는 5살이니까 아직 어려서 입양이 뭔지 이거 말 해줘도 잘 모를 거 같은데 혹시 아나요?
◆ 박동진> 입양이라는 그 자체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가끔 시설에 저희가 가기 때문에 거기서 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자연스럽게 알게 하신 거군요, 그러니까.
◆ 박동진> 예예.
◇ 김현정 앵커> 예전에 살던 곳 드나들면서. 가끔은 좀 걱정되지 않으세요? 사춘기 지나면서 이 아이가 혹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고민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은 솔직히 안 드시나요?
◆ 박동진> 걱정이 되죠.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죠. 그런데 잘 극복해 나가야죠. 서로 도와가면서.
◇ 김현정 앵커> 그 동안에 쭉 쌓아온 부모와 자식간의 신뢰가 있으니까 그것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들과 딸의 입양이 우리 박 경사님 삶에 어떤 변화를 줬을까요?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가정이.
◆ 박동진> 겉으로는 제가 빨리 들어가는 것이죠. 집에 빨리 들어가는 것이죠. 마음으로는, 과거에 제가 돌이켜 보건데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24시간 중에 눈을 떠 있는 시간에, 제가 봤을 때 웃는 것이 한 100회 이상은 넘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행복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사람이 그냥 확 바뀌셨네요.
◆ 박동진> 예예.
◇ 김현정 앵커> 그러다가 이 가정에 아주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10년 동안 갖가지 노력을 해도 뭐 한약을 먹고 뭘 해도 안 생긴 아이가 결혼 17년 만에 제작년에 생긴 거예요. 임신하신 거예요?
◆ 박동진> 예.
가. 와~ 이렇게 해서 아이가 셋이 됐는데 가끔 이런 질문받으실 거 같아요. ‘솔직히 직접 배 아파서 낳은 아이가 위에 입양한 아이들보다 더 귀하지 않습니까?’ (웃음) 이런 얘기들 들으시죠? 뭐라고 답하십니까?
◆ 박동진> (웃음) 다른 분들이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으리라 그런 생각도 해 보는데 제가 느끼는 것은 똑 같아요. 큰 아들한테는 워낙 정성을 많이 쏟아 가지고 큰 아들에 대해서는 좀 특별합니다. 둘째는 딸 이어가지고 너무 귀여운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너무 예쁘고요. 막내는 또 막내니까 더 예쁘죠.
◇ 김현정 앵커> 낳은 정보다 기르는 정이라고 옛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짧게 입양을 하고 싶은데 아직도 망설이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말씀, 경험자로서 선배로서 해 주시죠.
◆ 박동진> 제가 처음 입양할 때 보다는 그래도 편견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약간은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입양을 하려는 분들이 선뜻 입양을 꺼리는 거 같은데요. 일단 해 보시면 자기가 느끼지 못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와 같이 혹시 불임이나 이런 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빨리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맙습니다. 오늘 가정의 행복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 박동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광주에 북부경찰서에 박동진 경사였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1(월) 두 자녀 입양한 박동진 경사 "입양후 임신까지..행복합니다!"
2009.05.11
조회 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