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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화) 민주당 김부겸 의원 "투쟁은 사자처럼 협상은 여우처럼 하겠다"
2009.05.12
조회 21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부겸 민주당 의원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혼전을 보이고 있는데요. 강한 야성을 되찾겠다, 이런 포부는 비슷한데. 정동영 전 장관의 조기복당이라든지 뉴민주당 플랜, 이런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주류 측 후보로 분류되는 분이죠. 교육과학기술위원장직도 버리고 출사표를 던지셨습니다. 김부겸 의원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지난 번 원내대표 경선 때는 지금의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양보를 하셨는데, 이번에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셨네요. 교육과학기술위원장직까지 버리고 출마를 결정한 이유는 뭘까요?

◆ 김부겸> 글쎄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제가 주류 측 후보인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당이 이번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느낀 겁니다만, 국민들로부터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다, 뭔가 당 내부의 변화와 그러면서도 국민에게 뭔가 옛날보다 바뀐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 같아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김부겸> 무엇보다 저희들 역량이 170석에 넘는 거대 여당에 비하면 80석 조금 넘는 소수 야당입니다. 우선은 당내가 화합할 수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지금 당이 보면 지난 총선 이후에 뭔가 많은 몸부림을 쳤지만 아직도 국민들에게 뭔가 신선하게 다가가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당의 활력을 넣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이 점을 제일 중요시 합니다만, 우리도 정치력을 회복해야겠다, 맨날 우리도 여당이 던진 문제에 대해서 그냥 반대하고 싸움 걸고 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우리가 국민 편에서 주장해야 할 부분을 먼저 던져서 우리가 상황을 주도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슈를 끌고 나가는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부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뭐 각 후보마다 장단점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김 의원께서는 워낙 마당발로 유명하시더라고요. 아는 분도 많으시고, 여기저기 인맥이 넓은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투쟁보다는 협상에 치중하게 만들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강한 야성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시기에 좀 온건한 대응을 펴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있던데요?

◆ 김부겸> 뭐 그런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온건파라는 건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안에 대해서 흐리멍텅 하게 끌려갈 거라는 생각은 크게 오해입니다. 제가 원내수석부대표 때 문제가 됐던 모든 법안들을 정확하게 한나라당과 협상할 때는 협상으로, 또 투쟁할 때는 투쟁해서 다 정리를 했었거든요. 과거사법이라든가 사립학교법 등등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실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말씀드리고요.

제가 마당발이나 인맥을 이야기 하지만, 그 부분은 제가 남들보다 부지런히 뛰었죠. (웃음) 다만, 저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우리가 소수야당으로서 투쟁으로 얻어낼 것과 타협과 대화를 통해서 얻어낼 게 다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야당의 성과는 타협과 대화를 통해서 얻어내고, 도저히 야당으로서 또 국민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 부분은 온 몸을 던져서 싸우겠다, 그래서 투쟁은 사자처럼 협상은 여우처럼 하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당장 원내대표가 되시면 6월국회를 바로 이끌게 되세요. 그럼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적으로 힘을 기울이실 생각이십니까?

◆ 김부겸> 우선은 미디어법에 관해서 분명한 저희들 입장을 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당이 지금 현재 소위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라는 것을 출범시켜놓고 유명무실화하거든요? 분명 그때 합의의 전제조건은 여야 간의 진지한 여론수렴을 거쳐서 합의안을 만들고. 그 합의안을 표결 처리하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합의안 자체 만드는 데 아무 관심이 없다? 그건 저희들한테 이건 싸우라는 주문을 거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법 투쟁에만 6월 국회를 다 올인 하지는 않겠습니다. 저희들로서는 이번 보궐선거에 드러난 만큼 사실은 국민들의 여러 가지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비정규직 문제 등 실업문제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위기거든요. 이 문제에 관한 민주당의 해법을 정확하게 던지고 여당으로 하여금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하도록 이끌어 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미디어법 같은 경우는 저희가 얼마 전에 이종걸 의원과 인터뷰를 해보니까, 분명한 입장이 원점에서 재논의 하는 입장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김부겸 의원은 어떠십니까?

◆ 김부겸> 방금 말씀드린 대로 국민들께서 몇몇 독소조항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예를 들면 여론의 독과점이 올 때 우리나라에 오는 피해를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걸 그냥 두고 여러 가지 압력 때문에 그냥 하겠다고 그러면 그걸 야당이 받을 수 없죠. 그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금 현재 기왕에 여야 합의로 발족시켜서 활동을 하고 있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의견이 좁혀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안 된다면...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정말로 30일 안에 뭐가 나올까 싶을 정도로 지지부진 한데요?

◆ 김부겸> 그런 압력들이, 국민들이 뭔가 빨리 만들어내라는 압력들이, 그분들은 다 전문가시니까 자신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형오 의장은 그런데 6월에 반드시 처리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공공연하게 하고 계셔서?

◆ 김부겸> 국회의장님도 분명히... 여야가 아주 어렵지만 이렇게 협상하고 노력하고 타협하려고 하는 것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됩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라는 것은 정말, 과거 의장님들은 자기 임기동안 한건 내지 두건 하셨어요. 김형오 의장님은 몇 십 건을 하셨거든요? 국회의장님이 이렇게 강한 여당편만 들면 소수 야당은 설 자리가 없죠. 이건 의회주의를 말살하는 위험에 빠집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얘기를 돌려보죠. 지금 원내대표 경선, 4파전으로 치열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단일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이강래 의원하고 이종걸 의원이 단일화에 거의 합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던데, 이렇게 되면 상당히 더 치열한 접전이 되겠네요?

◆ 김부겸> (웃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더 어려워지지 않겠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혹시 김부겸 의원은 이런 얘기가 전혀 없으신가요?

◆ 김부겸> 아직까지 선거가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을 뿐만 아니라. 또 의원님들이 정확하게 각 후보가 주장하고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또 어떤 원내 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비교도 못해 보신 상태입니다. 그런데 당장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오면 이건 뭐 자칫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죠. 이건 원내대표라는 자리를 짝짓기 해서 나눠먹는 자리로 그렇게 인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선거에 쟁점이 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여쭤보죠. 우선 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논의하자는 뉴민주당 플랜, 쉽게 말하면 좌냐 우냐 이념문제를 떠나서 민생과 정책 위주로 민주당을 꾸려 나가자는 얘기인데, 김 의원께서는 우선 동의하십니까?

◆ 김부겸> 그럼요. 구체성을 띄지 않는 정당, 구체성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지 않는 정책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국민들이 우선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고요. 또 그런 공허한 논리를 통해서는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역시 원내대표에 출마한 이종걸 의원은 뉴민주당 플랜이라는 게 사실상 우경화 계획이다, 한나라당과 다를 바가 뭐가 있냐, MB 정부 출범할 때도 실용정부를 표방했는데, 그게 뉴민주당 플랜하고 똑같더라고 지적하시더라고요?

◆ 김부겸> 글쎄요, 이 후보께서 조금 아직까지 편견을 가지신 게 아닌가 싶네요. 저도 뉴민주당 플랜을 만드는 과정에 저도 위원으로 참가했습니다만, 아직은 대강 정강정책에 들어가는 큰 줄기만 나와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부터 토론을 통해서 채워나가야 되고요.

또 그 내용 중에는 우리들이 근본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진보적으로 나가갔고요. 국민들을 설득할 부분에 있어서는 아까 얘기한 중산층이 좀 더 납득할만한, 성장에 대한 고민들을 담아가자는 것입니다. 이걸 가지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나가기 전에 우경화다 좌경화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죠.

◇ 김현정 앵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은 어떻게 채워 가시는 건가요?

◆ 김부겸> 아마 대강에 대한 초안을 뉴민주당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제출을 하면요.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기본에 대해서 합의가 되면 그걸 가지고 전국에 있는 당원들한테 토론을 부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또 필요하면 여론조사도 하고 이런 등등의 방법을 통해서 민주당 당원 전체가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나가야겠다, 이런 정도를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겠죠. 그러려면 앞으로도 지방선거까지 나가는 긴 준비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경제 위주로 모토를 잡다 보면, 자칫 또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 이런 걱정도 나오던데요?

◆ 김부겸> 기본적으로 실용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변화의 원칙이 있거든요. 첫째 기회의 평등은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 그 다음에 서민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 그리고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만의 플랜은 뭐냐? 이런 것들이 딱 정확하게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그런 걸 지금 공허하게 좌경화다 우경화다 논쟁에 휘말릴 만큼 민주당은 여유가 없거든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정동영 전 장관 복당 문제로 넘어가보죠. 사실은 나오시는 분들마다 이 문제를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요. 그 정도로 사실 민주당의 큰 숙제입니다. 어제 박지원 의원은 “어차피 우리 식구라면 받아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김부겸 의원님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십니까?

◆ 김부겸> 저는 처음 출마 때도 밝혔습니다만, 지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이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많은 분들이 관심은 있지만. 굳이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아직 이걸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저는 이야기를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건 무슨 말씀이실까요?

◆ 김부겸> 불과 얼마 전에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하셔서 본인만 출마한 게 아니라 무소속연합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연합을 만들어서 당하고 정면적으로 맞붙었던 분입니다. 단순히 당선되었으니까 바로 다시 복당시킨다는 것은 국민적인 설득력이 약하고요. 지금은 서로가 냉각기를 갖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적어도 이 정부에 반대하는, 또 이 정부가 잘못한 실정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투쟁이나 실적을 남겨야 합니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게 쌓일 것 아닙니까? 그 이후에 복당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논의의 시기는 적어도 당헌당규에 있는 1년은 넘겨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부겸> 현재는 당헌당규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으로만 표현하겠습니다. 그 시기를 제가 못 박는 것은, 정치집단인 이상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이 있겠죠.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국민들에게 공당으로서의 최소한도 자신들의 신뢰를 지키려면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쉽게 편의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