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이정아 위원장
왜 하필 어버이날이었을까요? 쌍용자동차는 결국 지난 어버이날 2,4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한다고 노동부에 신고를 했습니다. ‘회사가 망하기 일보직전인데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면 직원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 아니냐?’ 이렇게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보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다른 기업들까지 구조조정이 줄줄이 일어날 상황에서 이 일이 남일같지 않아서요. 어디 하소연할 데조차 없는 이 쌍용차 가족들의 사연을 좀 들어주고 함께 걱정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듣고 그 짐을 함께 거들어 주시죠. 쌍용자동차가족대책위원회에 이정아 위원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해고가 확정된 어버이 날, 심정이 어떠셨어요?
◆ 이정아> 아휴~ 그러게요. 그 날이 또 마침 어버이날이더라고요. 저희도 애기가 지금 둘이 있는데 그 전날 유치원에 가서 아빠한테 달아드린다고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었거든요. 당일 날 아침 아빠한테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가슴에 달아주고 아빠가 기쁜 마음으로 출근을 했었는데 가자마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는, 노동부에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한테 전화가 왔었는데, 제가 어버이날이니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한테 전화를 드렸는데 정말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될지, 진짜 그날은 계속 눈물이 나서 부모님들한테 아무 말도 못하고 전화를 그렇게 끊었던 기억이 납니다.
◇ 김현정 앵커> 부모님께 전화해서 ‘감사합니다.’ 어버이 날 인사만 하고 결국 끊으셨어요.
◆ 이정아> 그렇죠. 그런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어머니, 정말 고맙다’ 이렇게 기뻐해야 되는 마음이 들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날 오히려 부모님들께서 저희들더러 ‘힘내라, 기운내라, 용돈같은 거 안 붙여줘도 되니까 그런 거 소용 없으니까 너희들이나 기운내서 밥 잘 챙겨먹고 애들 잘 키우라’ 그런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남편은 어느 부서에서 몇년이나 일을 하신 거예요?
◆ 이정아> 제 남편은 조립3팀에 지금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조립팀?
◆ 이정아> 예. 조립팀에 있고 지금 7년차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언제부터 그렇게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거예요?
◆ 이정아> 1월부터 밀리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럼 지금 5월이니까 한 다섯달?
◆ 이정아> 네.
◇ 김현정 앵커> 그동안에 생계는 어떻게 꾸리셨어요?
◆ 이정아> 저희가 결혼할 때 집을 저희도 장만하기 위해서 청약저축을 들었었던 게 있거든요. 그것을 저희가 1월달 월급이 바로 깎이면서 생활이 바로 어려워지니까 그 때 청약저축을 해지를 했고요. 그 다음달은 또 보험을 하나 저희가 해약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서 보험도 하나 지금 해약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앵커> 여태까지 그렇게 버티셨군요. 그런데 제가 보니까 이정아 씨가 지금 임신중이라고 들었어요.
◆ 이정아> 예.
◇ 김현정 앵커> 몇 개월이세요?
◆ 이정아> 이제 4개월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참 이제 입덫도 하고 조심하셔야 할 될 텐데 그런데 그것도 지금까지 숨겨 오셨다고요?
◆ 이정아> 그렇죠. 상황이 이렇게 안 됐더라면 예년 같았으면 저희가 기뻐해야 되는 건데 부모님한테 알려드리고 기뻐해야 될 일인데도 불구하고 아무한테도 말씀을 못 드리겠더라고요. 현재 지금 부모님은 아무도 아직도 모르시거든요.
◇ 김현정 앵커> 아직도 말씀 안하셨어요? 4개월인데?
◆ 이정아> 네.
◇ 김현정 앵커> 지금 둘 있는데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서 ‘이걸 또 어떻게 키우나?’ 걱정이 또 되시는 거예요. 기쁘시면서도.
◆ 이정아> 그럼요.
◇ 김현정 앵커> 그래요. 참 얼마나 막막하실까 싶은데 혹시 부부가 모여서 ‘우리가 만약 말이지, 지금 월급도 끊겼는데 이런 해고라는 최악의 상황이 되면 이러이렇게 해 보자’ 이런 대책이라도 한 번 논의해 보셨어요?
◆ 이정아> 그럼요. 저희가 지금 전세를 살고 있는데 이 집을 일단은 빼야 되지 않을까..
◇ 김현정 앵커> 전세 빼면 어디로 가세요? 가실 데 없잖아요?
◆ 이정아> 그러니까요. 저희가 지금 그 상황에 있으니까 부모님 있는 집으로, 저희가 참 염치불구하고 거기에 들어가서라도 어떻게 버텨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얘기도 했었고요. 지금은 어떻게 상황이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라서 저희도 너무 난감하고 언제 해고통지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참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되나? 지금은 앞이 너무 깜깜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게 2,400명에 대한 해고 신청서이기 때문에 이정아 씨 하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쌍용차 2,400명의 일이 됐습니다. 어제 해고직원의 가족분들이 모여서 대책위도 꾸리고 평택시장도 찾아가셔다고요? 7
◆ 이정아> 예.
◇ 김현정 앵커> 만나 셨어요?
◆ 이정아> 아니요. 못 만났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못 만나셨죠?
◆ 이정아> 예.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 뉴스를 보면서. 시장도 못 만나실 것을 뿐만 아니라 만난다고 해서 그게 무슨 뾰족한 대답이 나올까? 참 답답하고 막막하고 안 쓰럽고 그렇더라고요.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 이정아> 일단 저희는 평택 시민이고 저희가 유권자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예.
◆ 이정아> 저희가 당연히 여기 시민으로서 해야 될 유권자고 저희가 뽑아줘서 시장이 된 거고, 당연히 평택시민들의 힘 들거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서 시장이라는 분을 뽑아놓은 건데 저희가 그러면 하소연을 할 데가 없습니다. 저희는 어디다 해야 되나요? 일단은 시장님부터 찾아가서 ‘우리는 평택에 유권자들이고 시민입니다. 저희가 가려운 곳을 긁어달라고 뽑았는데 저희는 지금 목숨이 생계가 왔다갔다 하는 상태인데 시장님이 저희 얘기를 정말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시장님께서 지금 이 쌍용차를 살려야 된다고 나서서 얘기를 하셔야 되는 게 아닙니까?’
◇ 김현정 앵커> ‘어떻게 그렇게 뒷짐지고 계십니까?’ 이런 말씀하신 거예요?
◆ 이정아> 예예.
◇ 김현정 앵커>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으니까 시장님이라도 찾아가신 건데.
◆ 이정아> 그럼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좀 그래도 이렇게 하면 2,400명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이런 대안은 있으세요? 생각하고 계신 것.
◆ 이정아> 제가 아는 것은 없지만 제가 노동조합에서 얘기를 들은 것은, 노동조합에서는 일단 많은 대안을 마련하고 있더라고요. 같이 하기 위해서, 노동시간을, 그러니까 일자리를 같이 나누기 위해서.
◇ 김현정 앵커> 월급 조금 줄이고 일감을, 조금 일하는 시간을 줄여서 ‘같이 살자’ 이런 대안?
◆ 이정아> 예예.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8171님 비롯해서 여러분들이 응원메시지 보내주고 계세요. ‘슬픈계절입니다.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쌍용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이런 문자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정아 씨! 지금 남편 옆에 계세요?
◆ 이정아> 아니요. 어제부터 철야농성 들어가서 못 들어옵니다.
◇ 김현정 앵커> 방송을 듣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혹시 남편께, 또 해고가족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마디 짧게 해주시죠.
◆ 이정아> 다들 너무 어려운 상황일거라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똑같은 심정일테고 쌍용가족대책위 카페에 들어가보니까 다른 분들 올리신 글들을 읽어보니 한글한글이 진짜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다들 같은 마음인데 정말 지치지 말고 다들 힘내셔서 끝까지 저희가 함께 이렇게 뭉쳐서 싸운다면 저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발 지치지 말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 솔로몬같은 지혜로운 방안이 나오기를 저도 기도하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정아> 네,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2(화) 쌍용자동차 해고가족 대책위원장 "결국 전세도 빼야되지 않을까.."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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