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 뿐 아니라 개독감, 말(馬)플루도 나타날 것
- 타미플루 등 치료제 500만 개 충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승철 성균관 의대 교수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장)
돼지독감, 어제 우리나라에서도 추정환자가 1명 발생했고요. 멕시코에서는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쯤 되면 공포죠. 전 세계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2004년에 이미 이 돼지독감의 출현을 예고했던 분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입니다. 인수공통전염병학회장이세요, 성균관의대 박승철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 진행
이미 5년 전에 조류독감이 유행할 때, 돼지독감을 예언하신 적이 있으시죠?
◆ 박승철
네, 그런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중국과 동남아에서 지금과 같이 맹렬한 기세로 조류독감이 번지면 결과적으로 돼지나 사람 몸에서 유전자 재조합을 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대 유행을 막을 길이 없다” 이런 말씀을 2004년에 하셨어요.
◆ 박승철
맞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유전자재조합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박승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을 비롯해서 개, 돼지, 말, 닭, 오리, 하여간 거의 모든 동물에 다 있거든요. 특히 돼지는 자체에 독감이 있으면서 사람과 아주 가깝게 살고 있기 때문에 돼지 바이러스하고 사람 독감바이러스하고 섞일 기회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우리들은 돼지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유전자교합 공장이라고까지도 부르거든요.
동남아나 황하유역 하류 지방에서는 사람, 돼지, 닭, 오리가 거의 같이 살거든요. 그러다보면 돼지바이러스나 사람 바이러스, 닭, 오리 바이러스들이 특히 돼지의 호흡기에서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게 되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징은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유전자 구조가 매우 불안정합니다. 따라서 서로 잘 교환될 가능성이 있고.
또 하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유전자가 막대기형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니고 8개의 토막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큰 기둥이 섞이기는 힘들어도 토막 나면 섞이기가 쉽지 않습니까? 그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많거든요.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변종 신종바이러스가 생길 가능성은 돼지 호흡기 쪽에 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했고. 앞으로는 돼지뿐 아니라 개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왜 그런가요?
◆ 박승철
개도 독감에 걸리기도 하고 자체에 독감바이러스가 있거든요. 사람하고 같이 요새는 뭐 거의 생활을 같이 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교환이 많아지고 공존하면서 유전자재조합을 하게 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예전에도 닭하고 사람하고 가까웠고, 개하고 사람하고 가까웠는데, 그때는 개가 걸렸다고 해서 사람한테 옮고 이러지는 않았지 않습니까?
◆ 박승철
그건 끊임없이 재조합이 일어나죠. 신종이 생기는데. 적자생존, 이런 게 여기에 적용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 강력한 것들이 나타나는 거군요. 예전에는 돼지만 걸리던 것이 사람도 걸리고 개도 걸리고, 종을 뛰어 넘어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 한다는 말씀이세요?
◆ 박승철
그렇다고 꼭 신종바이러스가 꼭 무섭다는 건 아니죠. 끊임없이 그런 게 생기는데. 간혹 사람으로 따지면 성이 바뀔 정도의 박씨가 김씨가 되고, 김씨가 박씨가 될 정도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서, 우리 인류가 보지도 못하던 큰 변화가 일어나가지고 독성도 강하고 사람과 사람 간 전파 속도도 강하면 그 때 신종슈퍼독감이 되어서 재앙이 생기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 박승철
독성이 보편화되지 않고, 지역특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멕시코만 그렇단 말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러고 보니까 사망자가 지금까지는 멕시코에만 있었습니다.
◆ 박승철
그렇다면 미국에 독성이 가면 미국 사람도 죽어야 되잖아요? 프랑스 사람도 죽고. 그런데 왜 다수가 지역적으로 그렇게 됐냐하면, 제 생각에는 전염병은 빈민병 이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잘 모르겠지만, 그 근처에 가난한 사람이 모여 살아서 위생상태도 나쁘고 병이 걸려도 병원에 갈 형편도 잘 안 되고. 가더라도 중독한 사람을 살려낼 만큼 수준이 높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죠. 그래서 이게 전 세계로 돈다고 하더라도 인류적인 재앙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게 제 생각이죠.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조금 안심이 되는데요. 돼지독감이 우리나라에서 추정 환자가 1명 나오면서 국민들 불안이 피부로 와 닿고 있습니다.
◆ 박승철
그게 문제에요. 내용을 알고 보면 그렇게 겁낼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왜 그러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번지는 건 번집니다. 그러나 피해가 적으면 되죠.
◇ 김현정 / 진행
치료를 빨리 잘 받으면 된다는 말씀?[BestNocut_R]
◆ 박승철
그렇죠. 보통 독감도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거든요. 외국에서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개 보통 독감도 국민 10에 1명은 걸리거든요. 그렇게 걸리고 다 걸어 다니고 회사도 다니고 기침도 하고 고생은 좀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는 거거든요? 유행병이니까 그냥 세상이 돈다, 도는데 가만히 보니까 자기 하기 나름에 따라서 안 걸릴 수도 있고, 걸려도 그냥 보통 감기처럼 지날 수도 있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렇게 정리해도 될까요, 그냥 보통 우리가 걸리는 독감하고 같은 건데, 다만 이게 신종이고 돼지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된다는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것이 새로운 것이지, 독감 자체가 굉장히 아주 강력하고 걸리면 다 죽고, 이렇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는 거군요?
◆ 박승철
아니죠.
◇ 김현정 / 진행
다만 신종이라는 게 좀 충격적이고. 잘 차단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박승철
그런데 신종은요. 보통 계절 독감도 다 신종이에요.
◇ 김현정 / 진행
그런가요? (웃음) 그러면 치료제 얘기로 넘어가보죠. 타미플루, 릴렌자가 있는데. 500만 개 정도 정부가 확보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 정도면 안전한가요?
◆ 박승철
그거면 충분하죠. 아무리 돼지독감이라고 해봤자 우리나라에 500만 명씩 안 생깁니다. 또 제약회사에서 그 이상 필요하면 다 주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타미플루의 경우에 내성 바이러스가 발견이 되고, 일본에서는 이걸 복용한 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진다, 부작용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 박승철
내성은 말이죠. 노출이 많이 되면 내성이 생기는데. 예를 들어서 야구경기를 하는데. 한 투수가 오래 던지면 그 타자들이 그 사람 성질을 알거든요. 그 다음부터는 때려 대거든요. 그런 거나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약효가 있어도 치료를 하다보면 바이러스도 살아야 되니까 사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내성을 만들어 내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게 약효가 떨어지죠. 그래서 타미플루 같은 건 북반구에서는 상당 부분이 보통 독감에 대해서는 내성이 생겨서 약효가 떨어져요. 그건 사실인데.
다행히 이번에 나온 돼지 인플루엔자는 새로 나와서 타미플루나 릴렌자가 뭔지 몰라요. 그래서 약효가 있는 거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또 거기도 생길 수도 있죠.
◇ 김현정 / 진행
교수님이 5년 전에 돼지독감 예언을 하셨듯이, 앞으로를 전망해 보신다면, 앞으로 전개 될 상황, 경고를 하신다면?
◆ 박승철
사람이 있고 동물이 있고 그런 한은 이 바이러스는 안 없어져요. 그리고 계속 세게 나오거든요. 지금까지는 닭, 오리, 돼지 그런 정도 아닙니까? 그런데 앞으로는 그거 외에 사람하고 밀접하게 접촉하는 동물들이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죠. 개도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고.
◇ 김현정 / 진행
고양이, 말, 다 가능한 거군요?
◆ 박승철
네.
◇ 김현정 / 진행
더 강력하게 더 독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치료제도 없어지고 이런 상황까지 생기진 않을까요?
◆ 박승철
아직까지는 사람이 이기거든요. (웃음) 앞으로도 사람이 이기는데. 이런 전염병이 돌 때 제일 유념해야 할 것은 약이나 백신을 너무 믿는다기보다도 사람은 병을 싸워서 이기게끔 방어체계가 아주 강력하게 되어 있어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 김현정 / 진행
개인이 면역체계를 튼튼히 쌓는 것은 기본이라는 말씀이시죠? 손도 깨끗이 씻고 이런 것들 말입니다.
◆ 박승철
그렇죠. 싸움도 그렇고, 전투도 그렇고, 병도 그렇고. 기죽으면 안 돼요. 그리고 이게 뭐가 무섭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교수님 말씀 듣고 나니까 안심이 되고요.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9(목) 5년 전부터 돼지독감 경고한 박승철 교수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장)
200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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