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백원우 민주당 의원
오늘 새벽까지 검찰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늦게 귀가를 했습니다. 새벽 6시쯤 봉하마을에 도착했는데요. 어제 아침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까운 인사 30-40명과 함께 인사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인사들, 아마도 가장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인들이었을 텐데요. 검찰 소환을 바라보면서 누구보다 착잡함을 느꼈을 그들 중 한분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입니다.
[IMG0]◇ 김현정 / 진행
어제 봉하마을 다녀오셨죠?
◆ 백원우
네, 어제 7시 반부터 8시 조금 전까지 20-30분 정도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심경이셨나요?
◆ 백원우
저희야 착잡하죠. 어쨌든 그 자리에서는 검찰에 출두하시는 분이니까 저희가 힘내라는 얘기를 많이 해드렸고. 여사님께서 많이 자책하시고 많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죠.
◇ 김현정 / 진행
권양숙 여사가 많이 우셨다고요?
◆ 백원우
그 모임 자리에서는 못 계시고 밖에 나가셔서 우시고 오신 것 같고요. 아마 떠나시고 우신 것 같고. 계속해서 본인이 좀 자책하시는 말씀을 좀 많이 하셨어요. 그러니까 대통령께서 88년도에 정치를 하시면서부터 근 20여 년 동안 가족이나 친척을 돌보지 않았고 모든 것을 여사님께서 책임지셔야 했는데, 그런 와중에서의 어려움 같은 것도 토로를 하셨고요. 그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였고. 어쨌든 본인의 문제였다는 것을 많이 자책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희들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지인들에게 따로 어떤 말씀들 남기셨나요?
◆ 백원우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요.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본인께서 말씀하셨던 그런 이야기들,
◇ 김현정 / 진행
면목 없다?
◆ 백원우
네. “면목 없다, 나로 인해서 내 지지자들이 이렇게 실망하게 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누차 반복하셨고요. 또 저 같은 정치인에게는 본인께서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말씀하셨지만, “정치하지 마라” 그런 얘기도 다시 하시고 그러셨어요.
◇ 김현정 / 진행
정치하지 마라, 그 말씀은 무슨 말씀일까요?
◆ 백원우
지난번에 인터넷을 통해 말씀하셨는데요. 정치를 하게 되면서 갖게 되는 여러 가지 어쩔 수 없는 상황들, 예를 들면 국민과 유권자하고 접촉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 돈으로부터 끊임없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 이런 여러 가지 정치인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고통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이라는 것을 지난번에 본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얘기하셨고요. 저희같이 현실적인 정치를 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들에게는 대단히 공감되면서, 가슴 아픈 얘기들이었죠.
◇ 김현정 / 진행
어제도 그 말씀을 한 번 더 하신 거군요?
◆ 백원우
네. 유시민 전 장관 계셨고, 안희정 최고위원이 계셨고, 제가 있었으니까, 현역 정치인으로서는 그 정도들이 있었는데. 가볍게, 저희들은 그 글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가볍게 본인께서는 “정치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들 가볍게 얘기 하셨어요.
◇ 김현정 / 진행
뭐라고 답하셨어요?
◆ 백원우
저희는 뭐 웃을 수밖에 없는 게, 대통령께서 지적하셨던 그런 문제들이 현실 정치를 하는 저희들이 계속 겪게 되는, 저희들이 선거 때 공약을 약속을 국민들에게 하지만, 저희들이 의도하지 않게 그 약속을 다 지킬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런 문제라든지. 그 다음에 사생활이 끊임없이 공적인 신분을 갖게 되면서 노출되고, 가족들이 피해를 받는 문제라든지.
◇ 김현정 / 진행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검찰 출두였는데, 뉴스를 보면 계속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교가 되는 화면이 나갑니다. 여기에 대해서 씁쓸한 기분이 드셨을 것 같기도 해요?
◆ 백원우
네, 당연히 많이 마음 아팠던 모습이죠.
◇ 김현정 / 진행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시던가요?
◆ 백원우
어제는 대통령께서 많이 말씀하시기보다는 저희들이 대통령께 많이 위로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본인께서는 말씀이 많지 않으셨고요. 저희가 불가피하게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적어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교되어 지는 모습으로 언론에 비춰지는 것은 저희로서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유시민 전 장관은 어제 그 자리에서 “현 정권의 졸렬한 정치보복이다”라고 하셨는데, 동감하십니까?
◆ 백원우
그건 그 자리에서 얘기하신 건 아니고요. 사저로 가시는 과정에서 언론인들께서 물어보셔서 그런 표현을 했고. 이미 김근태 전 장관께서도 “치졸한 정치보복이다”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어쨌든 저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펼치시는 속 좁은 국정운영의 한 스타일이 여기에도 반영 된 것이 아닌가 싶고요.
◇ 김현정 / 진행
속 좁은 국정운영?
◆ 백원우
네, ‘졸렬하다’ 이런 것과 같을 수도 있는데. 대단히 협의하게 정치를 하시면서. 저희가 듣기로는 촛불집회 이후에 그것을 소위 친노세력이 조정한 것 아니냐, 이렇게 느끼고 있다고 하고, 그것에 대한 반격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표현들을 언론인들께서 많이 전달해 주시고. 또 이번 재보궐 선거에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주된 이슈였는데 그것을 희석시키고 싶은 욕심,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수사가 아니었을까...[BestNocut_R]
저희도 예전에 청와대에 근무해 본 적이 있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이 정도 사안에는 분명히 실려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국가적으로 떠들썩한 문제를 대통령이 보고 받지 않을 리가 없고, 대통령이 보고 받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코멘트 하는 부분들이 수사진에게 전달되어지는 것은 당연히 청와대 비서진들의 역할이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이번 수사의 많은 부분들이 이명박 대통령께서 갖고 있는 입장과 무관하지 않을 거다, 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노 전 대통령도 “면목이 없다, 저를 버리십시오” 이렇게 얘기를 한 걸 보면, 정치보복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 백원우
네, 당연히 그것이 현재 실정법 위반이든 아니든, 그것은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재임기간 중에 돈이 오고갔다는 것은 그것이 선의의 후원이든 검찰이 주장하는 그런 내용이든 그것은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면목 없는 일이라고 하는 그 지점을 저희가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저희가 깔고 있는 부분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되지 않는 비사실들이 공표된다든지, 보궐선거에 초점이 맞춰져서 사건이 증폭되고 확장됐다든지 이런 부분들, 그 다음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지켜나가는 것, 예를 들면 전직 대통령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아들들이나 친척들이 다 구속되어 지는 아픔들이 있었지만, 아들들이 돈 받은 것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다, 이렇게 하고 언론에 보도되어지지는 않았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수사과정, 보도되어 가는 과정, 혐의가 조금만 나와도 크게 보도되는 것이 문제라는 말씀이시군요?
◆ 백원우
검찰 중수부장도 검찰 내부의 정보 제공자를 ‘빨대’라고 하는데, “나쁜 빨대가 있다, 색출 하겠다” 이런 표현들을 공식적으로 언론에 대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건 말로 끝나버렸고, 나쁜 빨대가 있다고 그랬는데 나쁜 빨대가 누구인지 검찰 스스로 확인도 못했는데.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이 국정을 속 좁게, 아주 편협하게 운영하는 모습의 한 단면이 아니겠는가.
◇ 김현정 / 진행
이번 박연차 사건을 계기로 친노 그룹이 몰락했다는 평가들도 많이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백원우
저희가 친노라고 하는 게 그렇게 광범위하게 세력이 존재했는지 저는 그것조차 좀 의문이고요. 정치권에서 보면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의 수는 아주 매우 적습니다. 이광재 의원이나, 서갑원 의원이나 저 정도가 비서 출신으로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분들이야 정부에 참여하셨던 분들이시지 그렇게 저희가 세를 형성하고 정치적인 집단으로까지 세력화되어 있다는 것은 좀 과한 해석이시고요.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많든 적든 간에 그 분들의 타격이 크다는 얘기인데요? 친노 386?
◆ 백원우
당연히 그런 부분들은 있고요. 그런데 이런 점은 국민들에게 해명 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단지 도덕적 정치, 성인군자식의 도덕정치만을 추구한 집단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도리어 보면 저희들은 합리성, 우리 사회가 운영되기 위한 합리성들이 있는데, 그런 합리성들을 제도화하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사회적 관습과 문화들을 합리적으로 바꾸어내는 데 저희들은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도덕성이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는 했겠지만, 저희들이 추구하는 가치 중에. 그러나 도덕정치, 그것이 참여정부와 저희 세대 정치의 모든 가치였다, 그게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 것이다,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균형발전정책을 비롯한 남북관계 화해정책 또 복지 확대정책...
◇ 김현정 / 진행
그런 성과들까지 다 싸잡아서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군요?
◆ 백원우
네, 그런 것들과 정치인 개개인 문제를 분리해서 이해해 주시는 게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은 심경을 듣는 인터뷰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금) 민주당 백원우 의원 "MB검찰 노무현 수사는 촛불시위에 대한 반격"
200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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