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친박은 경선 때 프레임, 여권이 망조로 가는 논쟁
- 당권 대권 분리, 공천방식 등 당헌당규 손봐야
- 임기 중 폭력국회 '아쉬움', 4월 경제개혁법안 처리 '보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이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4월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1년 임기를 사실상 끝냈습니다. 당내 의견 수렴하랴, 청와대와 조율하랴, 야당과 협상하랴,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랐을 텐데요. 비교적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원내대표 직접 연결해서 지난 1년간의 소회, 앞으로 계획을 직접 들어보죠.
[IMG0]◇ 김현정 / 진행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모레인 6일에는 대통령 특사로 남아공에 가신다고요. 어떤 일로 가시는 건가요?
◆ 홍준표
남아공 대통령이 취임식을 합니다. 세계 각국 원수들을 초청했는데, 대통령께서 가실 수가 없어 가지고 남아공에 특사로 갑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시군요. 임기를 마치고 특사로 가는 기분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 과거 1년 돌아보면 가장 아쉬웠던 때는 언제이시고,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 홍준표
가장 아쉬웠을 때가 지난 연말연시 폭력국회입니다. 야당과 충분한 대화가 되지 않아서 국회가 폭력의 장으로 가게 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참 보람 있었던 것은 작년 6월 촛불사태 때 청와대비서진들이 전부 총사퇴를 하고 내각이 총사퇴를 하고, 여권의 중심부에서 움직일 사람은 저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 한달 동안 소위 국정의 방향을 잡는데 동분서주 했습니다. 그 때 무사히 정국이 수습되고 그 다음 진통 끝에 국회가 원구성이 됐을 때가 제일 보람스럽다고 생각이 되고요.
또 최근 폭력국회가 끝나고 난 다음에 2월 4일 국회에서 야당과 원만히, 소위 MB정부의 경제개혁법안들이 대부분 처리가 됐다는 것, 금융지주회사법 하나만 부결이 되고 나머지 법안은 다 처리가 되었다는 것, 거기에 대해서 저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김영선 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법 부결된 것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워하면서 여야의 원내대표가 마지막 공적을 남기려는 것 아니냐, 이렇게까지 말씀 하시더라고요?
◆ 홍준표
좀 말이 심하죠. 말이 심하고, 국회 전체를 이끌어 가야 되는 입장에서, 소위 금융지주회사법이라는 것은 금산분리완화법인데, 은행법은 통과가 됐거든요. 그렇다면 금융지주회사법도 같이 통과가 되었어야 되는데, 그 동전의 양면 같은 겁니다, 똑같은 겁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부결이 된 것은 물론 해당 상임위 분들은 반발을 할 소지가 있지만, 국회 전체를 원만히 끌어가기 위해서 다른 것들이 소위 경제개혁법안들이 다 원만히 처리가 됐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 갖다가 마지막 법안을 그렇게 통과시키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습니다만, 그것은 6월 초순에 처리가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마지막에 공적을 남기려 했다, 야합이다, 이렇게까지 하는 평가는 너무 지독했다고 보시는 거군요?
◆ 홍준표
그건 감정이 섞인 과한 말이죠. 정치인이 해서는 안 될 말들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민주당하고는 티격태격 하면서도 정도 많이 드셨을 것 같아요, 1년 동안?
◆ 홍준표
아마 여야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여아 원내사령탑들이 지난 1년 동안... 대선 지나고 나면 이게 굉장히 앙금이 남습니다. 98년도에도 그랬고 2003년도에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로가 다툼이 있었지만, 1년 동안 서로 잘 지내면서, 원내대표들끼리는 잘 지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원혜영 원내대표하고 좀 미안한 부분은 없으세요?
◆ 홍준표
미디어법을 6월 표결처리로 합의를 했을 때 민주당에서 참 거센 반발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저희들로서는 상당히 바람직스러운 결정이라고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미디어법에 대한 부분이요?
◆ 홍준표
미디어법은 민주당으로서는 그것을 국가보안법처럼 여깁니다. 그런데 그것이 6월 말에 표결처리하기로 합의가 되었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크게 양보를 한 셈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때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이 남으시는 군요,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 홍준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민주당에게 의회정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충고라고 해야 할까요,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
◆ 홍준표
대선이 지난 첫해에는 저희들도 98년도에도 그랬고 2003년도도 그랬습니다만, 좀 극단적인 반대는 안 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에도 그런 것 때문에 힘드셨습니까?
◆ 홍준표
힘들었죠. (웃음)
◇ 김현정 / 진행
당 내부로 돌려보죠. 한나라당이 4. 29재보선에서 참패를 하면서 재보선 책임론이 일고 있습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쇄신론을 제기했고 안경률 사무총장은 실제로 사의를 표명했고, 민본 21 초선 의원들이 오늘 기자회견도 연다고 하는데요. 홍 대표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 홍준표
우선 재보선은 여당이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도 여당이 재보선을 이긴 적이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정권을 주게 되면 견제심리가 작동을 하기 때문에, 재보궐 선거에서 심지어 노무현 정부 시대에는 46대 0이라는 스코어를 낳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보선에 패배했다, 그것 가지고 정치적 의미를 크게 두기 보다는 이 패배를 계기로 민심을 어떻게 우리가 수렴을 하고 당이나 청와대, 정부를 쇄신할 것인지, 그 보완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과거 여당인 열린우리당 하고 그런 점은 같습니다만, 다른 점은 열린우리당은 4년 동안 당 대표가 9번이나 바뀌었을 만큼, 그러니까 선거에 담긴 민심에 대해서 엄격하게 지도부 책임론을 작동했다, 이 부분이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조선일보에서는 이번에 여당이 좀 민심불감증에 걸린 게 아니냐는 표현까지 썼던데요?
◆ 홍준표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 게,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정부가 붕괴된 가장 큰 원인이 당의 중심이 없었다는 거거든요. 뭔가 잘못을 했다고 해도 그것을 보완하면 될 일을 지도부 전체가 총사퇴를 하고. 그 당시 아마 당의장을 대부분 사람들이 다해봤을 거예요, 돌려가면서. 그렇게 하니까 소위 정권의 중심이 없어지기 때문에 붕괴가 된 거죠.
민심에 둔감하기보다도 민심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문제죠. 꼭 그것을 당 지도부가 또 붕괴되고 전당대회 또 하고 그런 식으로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그게 제대로 작동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선거에 총 책임을 졌던 사무총장만 물러나고, 그 다음에 우리 당헌당규가 야당 때 만든 당헌당규입니다. 그것을 10년 만에 여당이 되었기 때문에 여당 체제에 맞게 당헌당규를 고쳐야 되겠죠. 당헌당규를 고치고 당의 운영방식도 고쳐야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어떤 게 결정적으로 문제라고 보세요?
◆ 홍준표
그건 박희태 대표님이 당 운영을 하시기 때문에 물러나는 원내대표가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언뜻 생각이 안 나는데, 어느 부분인지 대충 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홍준표
우선 당권, 대권 분리하는 것도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고. 최고위원 선출방식도 검토를 해 봐야 할 것이고. 그리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지방선거의 공천방식이나 공천주체나 그 다음에 국회의원의 공천방식이나 그것도 다 새로 검토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상향식 공천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민본 21이 항상 얘기하는?
◆ 홍준표
상향식 공천이라는 것은 정치 신인들을 우리가 거의 영입할 수 없는 그런 문제에 봉착을 합니다. 상향식 공천을 하면 기존에 지역구에서 활동을 하거나 소위 직업 없이 정치낭인으로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시민들이 물리칠 수가 없습니다. 상향식 공천이 능사가 아니고 공정한 공천이 중요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친이 친박 문제, 계속해서 거론이 됩니다만, 이번에도 거의 총성만 안 났지 전쟁수준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홍 대표님만의 비책 없을까요?
◆ 홍준표
친이 친박이라는 것도 이게 참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장 반성을 첫 번째로 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만들었던 프레임을 10년 만에 정권을 찾았으면 그 프레임이 없어져야 합니다. 그게 없어지고 전체 국정운영 프레임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 프레임을 갖고 지금도 친이 친박 논쟁을 한다는 것은... 이게 정말로 열린우리당 때 친노 반노 논쟁하고 똑같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당이 작은 프레임에 갇혀 가지고, 대통령 후보 경선할 때 그 프레임이거든요? 2년 전 프레임을 갖고 이제 정권을 잡았으면 프레임을 바꿔야 되는데, 그 프레임에 갇혀 가지고 허우적대는 것, 당의 가장 큰 위기가 거기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것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요?
◆ 홍준표
국회의원들의 자질문제죠, 소신문제이고. 소위 정책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이 같이 활동을 해야지, 이미 3김시대가 끝난 지가 언제인데, 지금 계파 활동을 하고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고 난 뒤에 한 분은 대통령이 되어버렸는데. 대통령과 같은 동격 하에서 친이친박 논쟁을 벌인다는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 그게 난센스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친이가 친박을 포용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번 새 원내대표도 친박에서 뽑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대안이 제시되는데요. 그 부분은 타당한 비책이라고 보십니까?
◆ 홍준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친이 친박 논쟁 자체가 우스운 논쟁이고, 말하자면 이게 여권이 망조로 가는 논쟁이라는 겁니다. 열린우리당 때 5년 내내 친노 반노 논쟁으로 당이 망했습니다. 이미 경선이 끝났으면 사내답게 툴툴 털고, 그 다음에 한 마음이 돼서 국정운영을 할 생각을 해야지, 서로가 한 쪽에서는 옹졸하게 대립을 안 하려고 하고, 한 쪽에서는 늘 사안마다 옹알이나 부리고, 그게 국민들 보기에 바른 태도들입니까?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감정에 휩싸여 가지고 정국운영을 하고 정권운영을 하려고 하는 것은 그건 나라 운영의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번에 원내대표를 친박에서 내세워야 한다느니 이런 것도 적당한 방법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 홍준표
난센스죠. 친이 친박이 어디 있습니까? 국회라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여당이라도 바로 잡고. 그리고 야당과 협조를 해서 나라를 원만하게 끌어갈 그런 사람을 뽑는 것이지. 친박이라고 해서 능력이 안 되는 사람 뽑아주는 것, 친이라고 해서 능력이 안 되는 사람 뽑아주는 것, 옳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사실은 앞으로 활동 계획도 여쭤야 되는데, 오늘 시간이 여기까지 다할 것 같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4(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친박 원내대표론? 난센스”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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