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류 유씨, 정치적 카드로 이용할 생각
- 北, 개성공단 폐쇄로 PSI 압박할 가능성 높아
- ‘서해상 충돌->개성공단 폐쇄->휴전선 충돌’ 시나리오도 예상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중대한 문제를 알릴 게 있다" 북한이 지난 16일 현 정부 들어서 최초로 남북당국자 간에 대화를 먼저 제의했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이런 제의가 참 반갑고 대화하면 좋은 것이죠.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상당히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한 문제를 알릴 게 있다고 하니까, 더 긴장이 됩니다.
혹시라도 개성공단 전면폐쇄라든지 이런 안 좋은 쪽 얘기가 나오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남북 경협 현장에서 북한정보를 가장 가까이 접해 온 걸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을 모셔 봅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IMG0]◇ 김현정 / 진행
북한이 통지문을 보내면서 "중대한 문제를 알릴 게 있다"라고 했는데, 이게 어떤 문제일 거라고 보십니까?
◆ 조봉현
북한이 통지문을 보낸 걸 보면요. 개성공단 관련해 가지고 중대사항을 통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협의가 아니고 '통지'라는 부분은 이미 북한이 결정한 사항을 남쪽의 책임 있는 당국자를 불러가지고 자기들의 조치를 알리겠다는 이야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논의를 해보겠다는 게 아니라요?
◆ 조봉현
네. 그래서 일단 2가지 정도를 우리가 예상을 해 볼 수가 있는데요. 1차적으로는 현대아산 직원이 지금 20일 째 이상 억류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 직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나름대로 알려주면서, 북한 나름대로 처리를 ‘이렇게 하겠다’ 이러한 결정 부분을 우리 쪽에 통보할 가능성이 높고요.
또 하나는 개성공단 통행차단이라든지 또 아니면 기업 철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약 정말로 개성공단 폐쇄까지 통보하는 거라면,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 조봉현
북한은 지난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에 북한 내부적으로는 축제 분위기에 싸여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성공했다고 지금 거기서는 얘기하고 있는 거죠?
◆ 조봉현
맞습니다. 그 다음에 김정일 3기체제가 출범을 했고요. 그 다음에 4월 15일 태양절이라고 해가지고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고 해서 굉장히 축제 분위기에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남측 정부에서 PSI 전면참여,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하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좀 찬물을 끼얹는 그런 것들을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개성공단 카드를 가지고 남측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그런 어떤 의도가 굉장히 강한 걸로 느껴집니다.
◇ 김현정 / 진행
압박해서 그럼 PSI 참여까지도 없던 일로 무마시키기 위한 시도?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 조봉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개성공단 폐쇄는 사실 우리보다도 북한에게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 아닌가요?
◆ 조봉현
맞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연간 수익이 한 3,600만 달러가 나죠?
◆ 조봉현
네, 현재 개성공단에서 북측근로자 4만 명 정도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수입만하더라도 연간 3,600만 달러가 되거든요. 북한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규모입니다. 이 정도 돈을 포기하면서 개성공단 폐쇄까지 갈 수 있는 수순을 두고 있는데요. 북측은 아마 이런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목적이 크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북한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용납을 못하겠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 김정일 3기 체제를 보면 오히려 대남관계라든지 강경파들이 부각이 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강경파들은 남측하고의 경제협력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이익보다는 오히려 북한체제를 더 강화하는 쪽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남측 정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강한 그런 어떤 액션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연간 수익 3,600만 달러를 잃을 각오까지도 하고 있다는 얘기군요, 북한은?
◆ 조봉현
맞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명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폐쇄는 하지 않을 거다" 이렇게 밝힌 바가 있는데 여기서 우리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뭘까요?
◆ 조봉현
아마 지금 굉장히 고민에 싸여 있을 것입니다. 이미 PSI 전면참여를 선언해 놓은 상태에서 그렇다고 북한이 계속적으로 압력이 나온다고 여기에 또 굴복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시기인데. 정부입장에서도 막상 사용하려는 카드 자체는 아마 한정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밝히고 있는 것은 "원칙은 지키되 남북관계의 특수한 관계를 반영해 가지고 전략적으로 그 다음에 유연하게 대처 하겠다" 이게 사실은 전부 다 정책을 대변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굉장히 어려운 것 아닌가요? 원칙 지키면서 유연한 게?
◆ 조봉현
맞습니다. 전략적으로 대처한다는 자체의 카드로 내세울 만한 게 현재 상태에서는 굉장히 없다는 거죠. 그리고 남북관계가 지금 굉장히 급랭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항을 반전시킬 수 있는 그러한 부분들은 굉장히 제약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PSI 참여하겠다고 해 놓고 그걸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또 개성공단 폐쇄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거고.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그러면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전개될 거라고 보시나요? 이렇게 마주하는 기차처럼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 조봉현
서로 평행선을 달리다 보면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서로 합류가 할 수 있지만 현재 남북관계는 서로 역행을 하는 상황들이거든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서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멀어지고 있는 상황을 하나로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만약에 북한이 21일에 어떤 조치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면 개성공단 폐쇄라든지 그 다음에 현대아산 직원에 대해서 만약에 평양으로 소환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나온다고 하면, 남북관계는 굉장히 어려워질 것으로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주 상당 기간 동안 냉각, 거의 끊어져 있는 사태나 마찬가지로 갈 수 있겠군요?
◆ 조봉현
네.
◇ 김현정 / 진행
그나저나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억류된 지 얼마나 됐나요? 20일도 넘은 것 같은데.
◆ 조봉현
네, 한 22일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현대아산 직원, 왜 북한은 석방을 안 시켜 주는 걸까요?
◆ 조봉현
사실은 현대아산 직원이 북측 근로자한테 한 이야기 때문에 문제가 지금 커지고 있는 건데요. 북측 근로자에 대해서 평소 친하다 보니까 반농담 반진담으로 해서 "남측에 가서 같이 살자"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농담처럼?
◆ 조봉현
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북측 근로자가 이걸 신고를 한 거죠? [BestNocut_R]
◆ 조봉현
네, 과거 같으면, 남북관계가 좋은 상황 같으면, 이런 부분들도 농담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인데, 현재 남북관계가 굉장히 안 좋은 상황에서, 또 개성공단 여성근로자 탈북설이 작년 하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보고 있었던 시기였죠. 그러다가 이번 현대 아산직원의 그런 발언을 통해서 나름대로 계속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목적이 굉장히 저는 많이 깔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날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오후에 평양에서 급파된 사람을 보면, 개성공단 관리하고 있는 경제 쪽에 있는 참사가 조사단장으로 간 게 아니고요. 보위부에 있는 참사가 조사단장으로 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무슨 의미인가요?
◆ 조봉현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경제 쪽에 있는 민경련 쪽의 참사가 갔다는 얘기는 개성공단 내의 하나의 사건으로써 조사를 해가지고 처리할 의도가 굉장히 강했지만. 이게 개성공단 담당하는 참사가 아니고 정치를 담당하는 쪽의 참사를 보냈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정치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목적이 굉장히 강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정치적 협상 카드로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있단 말씀이군요. 그 직원은 도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건지 혹시 정보를 들은 게 있으세요?
◆ 조봉현
개성공단에 들어가 보면 개성공단에서 개성 시내 쪽에 들어가는 좌측에 보면, 지도총국이라는 북측 관리기구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돼 있는데, 현재는 신변상의 큰 부분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고요. 그런데 이제 조사 자체가 길어지다 보니까 많이 피로해 있는 상태이고, 직원이 많이 불안해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억류된 미국 여기자들도 마찬가지로 그 쪽에 있는 건가요?
◆ 조봉현
중국 접경 지역에서는 미국 여기자 두 명을 북한에서 나름대로 체포해 가지고 평양으로 압송한 상태이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거기도 정치적인 성격?
◆ 조봉현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이 카드를 가지고 미국과 북한이 양자회담을 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 2월에 한 인터뷰에서 "4월이나 5월에 서해상의 전면전 혹은 휴전선의 총격 등이 있을 수 있다, 대남압박을 위해서" 이런 말씀 하셨는데, 혹시 그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 조봉현
네, 저는 조금 시기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그 수순으로 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NLL을 무시한다고 이미 선언을 한 상황이고요. 5월 되면 꽃게철이 다가옵니다. 그렇게 되면 서해상의 군사적인 긴장 부문이 굉장히 고조될 것 같고요. 그에 따라서 만약 남북 간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난다고 했을 경우 개성공단 폐쇄 쪽으로 바로 조치를 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은 계속적으로 해서 휴전선 지역에서의 일시적인 도발, 이런 가능성도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0(월)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북한 억류직원,왜 보위부에서 조사할까”
20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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