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개성공단에 대한 토지사용료를 내라, 그리고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 달라”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실상 개성공단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게 어제 북한이 통보한 내용입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과 북한의 의도 짚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 진행
어제 회담 어떻게 보셨습니까?
◆ 홍현익
12시간 동안 기다려서 예비회담을 7차례 했지만, 12시간 동안 기다려서 22분 동안 통보를 듣고, 그리고 우리 의견을 하는 도중에 됐다고 그러면서 우리 서류만, 문서로만 남겨 놓고 가라고 그래서, 사실 별 대접도 못 받고.
그리고 우리 정부가 원했던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에 대한 면담도 하지 못하고. 장소도 결국은 12시간 동안 옥신각신 했지만 결국 북한이 주장한 개성총국, 북한 사무실에서 이루어졌고. 결국은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대북 지렛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 그런 것을 절실히 좀 깨닫게 한 회담이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북의 의도,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 홍현익
북한은 남한에서 그간 10년 동안 대북 퍼주기로 북한에다 엄청나게 도와줬다, 그리고 우리 지금 정부도 상당히 그런 데에 착안해서 서로 상호주의에 입각한 호혜적인 협력, 이걸 도모하는데요. 북한 나름대로는 우리가 얻은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테면 이번에 얘기한 개성공단에 대한 특혜조치, 토지임대료를 10년 간 유예해 주고, 임금도 세계 어디보다 싼 임금으로 고급인력을 제공해 준다, 이런 것들은 북한이 상당히 남한에게 경제적인 호혜적인 조치로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여주면서.
어제 얘기한 이런 특혜 조치를 철회할 것을 검토한다, 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면서 차라리 북한이 아주 강하게 나왔으면 우리 정부도 강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편한데.
◇ 김현정 / 진행
아예 어제 폐쇄다, 이렇게 얘기했으면?
◆ 홍현익
그랬다면 사실 우리 정부는 별 고민 없이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되는데, 아주 우리 정부가 곤혹스러워하는 아주 난제를 던지면서. 또 하나는 개성공단을 비롯해서 남북경협을 하는 기업가들과 우리 정부 간에 상당히 갈등의 골이 쌓일 수 있는 노림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나름대로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잘 계산해 가지고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그런 수를 들고 나왔는데.
또 하나는 국제사회에서 당장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면 엄청난 비난에 처하고, 향후 북한에 대한 투자 유치도 어려운데, 그걸 피해가는 절묘한 조치를 나름대로 고안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한테 떠넘긴 셈이 된 거군요. 폐쇄를 하더라도 이쪽에서 하는 식이 되도록?
◆ 홍현익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참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
◆ 홍현익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사실 우리가 북한보다 경제력이 수십 배 앞서고, 한미동맹으로 국가 안보면에서도 우리가 결코 뒤지지가 않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에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렵고. 역사적인 경험이 뭐냐 하면, 우리보다 10배 이상 국력이 강한 부시 행정부가 6년 동안 대북강경일변정책을 했는데도, 결과는 북한의 핵실험이었고. 그 뒤에 오히려 부시 대통령의 미국이 북미 양자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북한은 나름대로 굉장히 역사의 교훈을 잘못 전달받아 왔고, 그게 누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는 거꾸로 물밑에서는 북한하고 대화할 길을 어떻게든 모색하고 있는 모습인데. 우리가 안보적인 지정학적인 취약성을 갖고 있는 우리가 대북정책을 강하게 한다면, 북한의 버릇이 고쳐질까? 이런 게 우리가 이번에 절실히 다시 생각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의 실리를 봤을 때도 강하게 나서서 될 일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BestNocut_R]
◆ 홍현익
강하게 해서 북한이 고쳐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강하게 할 수 있지만요. 우리가 지정학적 요건이 너무나 불리하고, 수도 서울이 북한에 너무 가까이 있고. 우리의 부와 번영과 인구가 다 집중해 있지 않습니까? 또 우리 대외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북한이 불량하고 인권도 탄압하고 그런 아주 도발하고 못된 일을 많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도덕적으로 재단해서 사안별로 대응 하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통일미래를 생각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잘 관리하면서 어떻게든 통일이 있는 그날에도 우리가 통일비용을 별로 지불하지 않을 수 있도록 북한을 관리해 나가는, 그런 차원에서 비용을 계산한다면 결코 과거 10년이 퍼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가 얻은 것도 많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에 억류된 유씨, 어제 북한에서 아예 그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 홍현익
결국은 한마디로 저는 사실상 인질로 보는데요. 그 분이 개성공단에서 북한 여성근로자와 무슨 대화도 많이 나누고 그랬다는 것은 들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혐의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어거지를 사실 북한이 부리는 건데요.
중요한 점은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대처할 만한 마땅한 우리 지렛대가 없다는 거예요. 어제 하루 종일 유모씨를 만나려고 접견을 요구했으나 결국 안 됐고. 결국은 밤늦게 되니까 개성총국에 가서 그들의 요구대로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볼 때도. 우리가 유모씨를 모셔오는 방법은 결국은 남북관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조짐이 보일 때 되는 것이지.
사실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미국 기자 두 사람도 북한법을 위반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사실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거거든요. 결국 순수하게 북한의 인도주의적 요구를 해서 될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남북관계를 바로 잡는 가운데 오히려 쉽게 풀릴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사안별로 하나하나 대응조치로써 북한이 하나 잘못하면 처벌을 하나해야 하고, 그런 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은 결국은 북한의 지하자원도 우리가 이용해야 하고, 또 개성공단 기업하시는 분도 생각하고, 한국의 국가신인도나 경제신인도를 생각해도 북한이 어떻게든 일탈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빌미를 주지 않는 쪽으로 잘 관리하는 쪽으로, 형님다운, 큰형님다운 자세를 취하면, 북한이 일단 체제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북한 나름대로도 이번에 아주 극한 수를 쓰지 않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는 한계를 느끼는 것 같거든요. 우리가 너무 PSI 전면가담 같은 강수를 둘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유연하고 지혜로운 전략적 판단을 해주기를 우리 정부에게 기대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인질이라는 표현을 쓰셔서요. 저는 억류 유씨가 걱정이 되네요. 간첩죄까지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와서 참 걱정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2(수) 세종연구소 홍현익 "개성공단 억류 유씨, 사실상 인질이다"
200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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