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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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목) 어려운 학생에 교복 기증 택시기사 "내 자식들도 바톤 이을 것"
2009.04.23
조회 233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택시 기사 안승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매년 중고등학생들에게 교복장학금을 전달하는 택시기사 한분을 연결하려고 합니다. 택시를 몰면서 하루종일 번 돈 중에서 10%를 매일매일 꼬박꼬박 저축을 한다 그래요. 그렇게 해서 1년 내내 모은 돈으로 매 학기 초에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복을 전달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한 두해 한 게 아니라 벌써 15년 째 선행을 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대단한 분이죠. 경기도 안성의 택시기사 안승규 씨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쑥쓰럽다고 안 나오겠다고 하셨다면서요, 처음에.(웃음)

◆ 안승규
예. (웃음)

◇ 김현정 / 진행
뭐가 그렇게 쑥스러우세요? (웃음)

◆ 안승규
아니, 저보다도 숨어서 하는 사람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자꾸 매스컴에 타니까 쑥스럽죠.

◇ 김현정 / 진행
이런 거는 널리널리 좀 자랑을 하셔야 다른 분들도 ‘나도 한 번 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담니다. 지금도 운전 중이신가요?

◆ 안승규
예.

◇ 김현정 / 진행
오늘은 몇 시부터 나오셨어요?

◆ 안승규
7시 반에 나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아침 벌이는 괜찮으십니까?

◆ 안승규
기본요금 세 탕 뛰었어요.

◇ 김현정 / 진행
아이고 기본요금으로만 세 탕?

◆ 안승규
예.

◇ 김현정 / 진행
아이고. 잘 안 되시는 거네요, 오늘 영업이.

◆ 안승규
예.

◇ 김현정 / 진행
그럼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운행하세요?

◆ 안승규
7시 반에 나와서 밤 11시까지 일을 해야 됩니다, 저희들은.

◇ 김현정 / 진행
밤 11시까지 이면 몇 시간입니까? 12시간 훌쩍 넘어서 15-16시간 일 하시는 거예요?

◆ 안승규
예, 그렇게 해야 수입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실례지만 하루 수입이 어느 정도 되세요?

◆ 안승규
그렇게 꼬박 쉬지 않고 일을 하면 10만 원에서 9만 원 정도 갖고 들어갑니다.

◇ 김현정 / 진행
10만 원에서 9만 원 정도. 그 중에서 식사비도 빼야 하고 연료비도.

◆ 안승규
식사는 집에 가서 먹으니까요.

◇ 김현정 / 진행
그 중에서, 16시간 뛰어서 번 돈 중에 10%를 꼬박꼬박 저축을 하신 거예요?

◆ 안승규
예.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해서 1년을 모으면 대충 얼마나 나오나요?

◆ 안승규
제가 10% 뗀 액수하고 자판기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요, 택시부(?)해서. 그것하고 하면 1년에 400에서 450정도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적지 않은 돈인데, 보면 좀 욕심이 생길 법도 한데.(웃음) ‘이걸 뭘 한 번 바꿔볼까? 어디로 놀러 가볼까?’ 이런 생각이 드실 법도 한데. 이걸로.

◆ 안승규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생각하고 사역(?)하는 사업에 사용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일종의 십일조처럼 떼어 놓으신 거네요.

◆ 안승규
예, 그런 셈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매학기초 15년 째 교복을 사주신다는 얘기인대요. 몇 명의 학생들에게 그렇게 교복선물을 하셨어요?

◆ 안승규
15년은 아니고요. 14년 째하고 있고요. 처음에 4명서부터 시작해 가지고. 4명할 때는 회사택시로 하다가 96년에 개인택시를 받았어요. 그 때부터 숫자를 늘려 가지고 한 18명에서 20명 계속해 나가고 있죠.

◇ 김현정 / 진행
한 해에?

◆ 안승규
예예.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이런 좋은 일을 생각하시게 된 거예요? 계기가 뭘까요?

◆ 안승규
계기가, 저도 서울에서 택시하다가 내려와 가지고. 여기서 용달차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제가 몸 움직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때부터 제 생각에 ‘나도 이 사회에다가 내 흔적을 남겨야 겠다’ 이 생각을 하고서 돈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그 아들이 중학교로 올라가는 입장에 있어가지고 ‘교복을 사주면 3년을 입고 다니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해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온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계기로 시작을 하신 거군요. 처음으로 교복을 전달했던 학생 기억나세요? 친구 아드님 빼고 처음으로 전달했던 학생.

◆ 안승규
지금 학생은 이 지역에서 있다가 요새 안 보여요. 저는 교복을 전달할 때 학생들은 나를 모르고 나도 학생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준 사람은 누구인지 모르죠, 저는.

◇ 김현정 / 진행
그래요? 그럼 학교에 그냥 일임을 하시는 군요. ‘알아서 어려운 학생 뽑아서 주십시오.’ 라고?

◆ 안승규
처음에는 면사무소에서 극빈자, 결손가정을 뽑아 가지고 했었는데요. 숫자가 많다보니까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더 잘 아니까 학교에다 위임을 하는 거죠. 제가 12월 중순경에 교복을 현찰로 주고서 티켓을 끊어다가 학교에 갖다주면 학교에서 선정을 하게 되면 교복 사장님이 와서 전부 맞춰 가지고 그래가지고 지급을 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학생 중 한명이 어떻게 어떻게 기사님을 찾아가지고 축의금을 한 적도 있었다면서요?

◆ 안승규
그거는 동네에서 나를 수소문한 끝에 나를 알고서 한 번 한 적이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고마웠으면.

◆ 안승규
고맙죠, 예.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기사님 생각은 그런데 가족들은 말리지 않나요?

◆ 안승규
처음에는 조금 안식구가 싫은 소리도 하고 그랬는데요. 내 신념이 확실하니까 그 떼어놓는 돈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쓰는 거고 그렇다고 제가 딴 짓을 안 하고 또 나한테 쓰는 내 지갑의 돈을 다 가족을 위해서 쓰니까. 저는 지갑이 두개에요, 그래서. (웃음)

◇ 김현정 / 진행
(웃음) 훌륭한 가장에 훌륭한 가정이시네요. 언제까지 교복장학금을 전달하실 생각이세요?

◆ 안승규
지금까지 했는데 저희 자식들이 자기들이 ‘바톤을 받겠다’ 그러는 중이에요. 그래서 올해 어떻게 될지, 만약에 자식들이 하면 오늘부터 나는 다른 데에다 돈을 써야죠.

◇ 김현정 / 진행
자식들이 바톤을 잇겠다는 이야기는 그러면 자제분들도 ‘내 수입의 10%를 떼겠다’ 이렇게 결심을 하신 거예요?

◆ 안승규
10%는 아니고 ‘한 20명 정도는 자기들이 교복을 하겠다’ 이거죠.

◇ 김현정 / 진행
훌륭한 가족이십니다. 이런 분 택시는 영업이 더 잘 됐으면 좋겠는데. (웃음)

◆ 안승규
저도 축산에서 애들 셋을 대학교 가르쳤습니다. 택시하나 가지고. 그랬으니까 주위에 내 축산면민이 안성시민이 나한테 많이 도움을 줬어요.

◇ 김현정 / 진행
예. 기사님. 오늘 아침 정말 반가운 뉴스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승규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경기도 안성택시에 안승규 기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