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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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월) 고리사채 피해자 “1000% 이자에 24시간 감시까지”
2009.04.13
조회 326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불법사채 피해자(익명), 이선근 경제 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지난 주 부녀의 목숨을 앗아간 불법사채 뉴스, 많이들 놀라셨죠? 한 여대생이 인터넷 쇼핑몰을 열겠다면서 사채 300만 원을 끌어다 썼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그 돈이 1,500만 원으로 불어났고요. 돈을 갚지 못하자 이 사채업자들이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딸은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도 알렸습니다만, 아버지도 돈을 갚을 능력이 안 됐고 결국 아버지는 딸을 살해하고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어처구니없는 고리사채의 이야기, 우선 피해자의 증언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분의 요청으로 성함은 밝히지 않고 연결을 해 보죠.

[IMG0]◇ 김현정 / 진행

사채를 언제 어떤 이유로 쓰게 되셨어요?

◆ 불법사채 피해자

제가 자영업을 시작한 게 1999년 정도에 시작했는데, 조금 어렵게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는 뭐 주위에 사채가 있는 건지 그런 것도 몰랐다가 한 2002년 정도부터 쓰기 시작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아, 자금이 급해지면서?

◆ 불법사채 피해자

네.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쓰셨습니까?

◆ 불법사채 피해자

처음에는 지하상가에서 근무했었는데 거기 주위에 아는 사람 소개로 해서 천만원을 먼저 시작했어요.

◇ 김현정 / 진행

네, 지하상가에서 장사하시면서?

◆ 불법사채 피해자

네.

◇ 김현정 / 진행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까지 쓰게 되셨어요?

◆ 불법사채 피해자

금액적으로는 일괄하기가 너무 어려운 게, 몇 년을 거래하다 보니까 그 전 서류 같은 것은 아예 갖고 있지도 않고 그래서. 하다 보니까 실제적으로 빌린 사람들이 한 10명은 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이 사채업자 저 사채업자, 뭐 이렇게 하다 보니까?

◆ 불법사채 피해자

네. 왜냐하면 한 사람한테 1,000만 원을 빌려서 (일수) 찍고 있다가, 뭐 불입하고 있으면 장사도 안 되고 또 물건은 계속 해 나가야 되고 하니까, 돈이 필요하면 이 사람한테 더 해달라면 안 해주거든요. 그러니까 또 다른 사람 소개로 해서 또 딴 사람한테 빌리고, 이게 이제 계속 이끌어갔던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이걸 다 합치면 뭐 억대 정도 되겠군요? 그렇게 쓰시다보면?

◆ 불법사채 피해자

네.

◇ 김현정 / 진행

그 불법사채업자들은 어떻게 소개받아서 연결이 되신 거예요?

◆ 불법사채 피해자

지금도 암암리에 뭐 다 있을 텐데요. 저도 솔직히 무서우니까, 불법사채 그러면 그 전에는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지만, 지하상가 으레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주위에 ‘돈이 좀 필요하다’ 그러면 소개 소개 이렇게 해서 자기가 썼던 사람을 소개하고 해서, 이런 식으로 많이 알게 됐어요.

◇ 김현정 / 진행

그 지하상가 있는 분들한테는 소문난 어떤 사채업자들이 있는 식이고?

◆ 불법사채 피해자

그렇죠. 그런 사람이 있고. 나중에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까 심지어는 뭐 찌라시라고 그러죠? 그런 것... 지하상가 아침에 가면 많이씩 돌려놓거든요. 그러면 너무 힘드니까 또 그런 걸 보고서 전화해서 그런 사람도 몇 명 있었어요.

◇ 김현정 / 진행

이자가 얼마나 됐는지도, 지금 뭐 얼마나 빌렸는지도 계산하기가 힘들어지고, 도대체 이자가 얼마나 붙었는지도 헷갈린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대충 따지면, 이게 몇 퍼센트라고 얘기한다면 대충 어느 정도 될까요?

◆ 불법사채 피해자

대충이 아니라 지금 제가 어떤 단체에 의뢰를 해서 한 사람 것만 일단 뽑아 본 게 있는데요. 그게 일수라는 개념이 있고 또 급전이라고 뭐 열흘에 한 번 200(만원)을 빌려서 열흘 만에 20만원 이자를 주고 빌리고 막 이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적으로 일수 같은 것은 보통 퍼센티지가 연 365%, 급전 같은 것은 따지니까 뭐 1,000%가 넘는 게 많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래서 그걸 못 갚게 되면서부터 협박이 어떤 식으로 오던가요?

◆ 불법사채 피해자

아... 장사하는 게 힘들죠, 하루하루, 내일이 오는 게 정말 두려웠어요. 밤새 잠도 못 자고.

◇ 김현정 / 진행

아니, 어떤 식으로 협박을 하기에요?

◆ 불법사채 피해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를 해요, 입금을 못하면. 그리고 저는 뭐 여기저기에서 인터넷이나 이런 TV 보면 ‘며칠을 못 갚았다, 한 달을 못 갚았다’ 이런 걸 이해를 못하겠더라고요. 왜냐하면 저희는 하루하루 못 갚고 뭐 이틀이 지나고 3일이 지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뭐 12시까지 전화를 해 대고. 가게를 찾아온다는 등 이러고 하기 때문에. 안 갚는다는 것은 도저히 뭐 이해가 안 갔어요.

그래서 심지어는 부모님한테 뭐 언니한테 뭐 친구한테까지 다 돈을 끌어다가 갚기 급급했어요.

◇ 김현정 / 진행

가족들도 어떻게 하겠다, 뭐 이런 협박도 있고요? 그냥 갚아라, 정도가 아니라?

◆ 불법사채 피해자

그렇죠. 나중에는 뭐 어떻게 하겠다, 그런 것 보다. 일단은 그 사람들을 처음에 만났을 때 보면 벌써 외부에 풍기는 게 조폭이나 뭐 깡패를 끼고 있다, 이런 소리를 많이들 해요.

◇ 김현정 / 진행

스스로 끼고 있다고 말을?

◆ 불법사채 피해자

네, 그런 사람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당해보지는 않았지만 그 주위에 그런 게 있다고 그러면 벌써 주눅이 들잖아요? 그러니까 도저히 뭐 안 갚고 밀리고 이런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됐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이 분은 소송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소송 하는 중에도 협박이 계속 된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렇게 얘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실 텐데 주변에 널리 알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하셨어요.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피해 당사자 분 만나봤고요. 이어서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이선근 대표 바로 연결해 보죠. 대표님 나와 계세요?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 진행

도대체 불법사채시장이 얼마나 큰 건가요?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지금 대부업체 시장이 8조원 정도 되는데요. 불법대부업체 시장은 10조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들 329만명 중에 181만명이 불법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거의 반 정도가 되겠네요?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반이 약간 상회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불법사채 잘못 쓰면 굉장히 고생한다, 굉장히 시달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거기를 못 끊는 이유는 당연히 신용등급 때문이겠죠?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고리대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저신용자에 대해서 공금융기관이 모두 대출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사채로 몰리게 되고 IMF 이후에 카드 활성화 대책으로 인해서 카드를 썼다가 거기에서 추심행위가 들어오니까 사채를 쓰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앞에서 연결한 피해자 한 분은 급전 같은 경우는 연이율 1000% 인 적도 있었다고 하세요. 보통 불법사채들은 어느 정도나 이자를 받게 되나요?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일단 법적으로는 예전에는 66%였고. 한 때 이자제한법이 폐지되었을 때는 무제한으로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불법사채가 어느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죠. 열흘에 10%, 열흘에 20%, 30%까지 가는 사채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원금에다가 자꾸 불어나는 거예요?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네, 복리를 적용하다보니까 천문학적으로. 안 그래도 고리대인데 복리까지. 연체료까지 넣게 되니까 엄청난 이자율이 되죠.

◇ 김현정 / 진행

협박도 다양하게 온다고 하는데요. 대표님이 아시는 사례 가운데 정말 끔찍했다고 할 만한 사례가 어떤 게?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여성이 돈을 빌리자마자 사채업자들이 “너는 이 이자를 도저히 못 갚는다, 너 소득으로는. 그러니까 갚으려면 좀 돈을 많이 버는 유흥업소로 가야 된다, 지금이라도 이야기하면 우리가 안내해 주겠다”고 하면서 그 여성의 집 앞을 24시간 감시하는 경우를 신고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주에 사건이 터졌던 것도 그런 불법 성매매로 연결이 된 케이스인데, 민생연대에서 생각하는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요?

◆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우선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이자율을 허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탐욕을 불러일으켜서 사채 시장을 증폭시키고 있는데요. 이것을 이자율을 20%로 낮추어줘야 되고요. 다음으로는 대부업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대부업협회를 법정기구화 하여 자율규제에 맡길 것이 아니고, 대부업에 대한 관리감독과 처벌을 실제화 해야 됩니다.

다음으로 서민생활 안정기금을 설치해서 서민 금융기관을 확충하고. 마지막으로는 지나치게 엄격한 개인 파산제도를 활성화해서 이런 대부업 시장이 창궐하는 것을 막아줘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