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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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월) 한아름(홍대 총학) "등록금 비싸 자살충동 느끼는 학우도.."
2009.04.13
조회 61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아름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

거리에서 삭발을 하면서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한 여대생의 사진 보셨습니까? 주말 내내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이었죠. 정부의 등록금 정책에 항의하는 각 대학의 대표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삭발식을 했는데요. 그 삭발식에 참여한 여학생의 사진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날 참여한 학생 중에 49명을 강제연행을 한 상태입니다. 눈물의 삭발식! 그 사진 속 화제의 주인공, 직접 연결을 해 보죠.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의 한아름 학생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아름 씨는 연행이 다행히 되지 않았네요?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49명은 어떻게 해서 연행이 된 겁니까?

◆ 한아름
거기 있었던 분들 중에 무작위로 됐다기보다는 표적을 삼듯이 서로 지령을 내가면서 ‘저 남자 잡아라, 저 색깔 옷 잡아라’ 이런 식으로 ‘야, 애들 잡아라’ 이런 무전을 하달하고요. 그러면서 그 과정 속에서 70여 명 정도가 현장에 있었던 것 같은데 거의 대부분이, 반이 넘는 50명 정도가 연행이 됐어요.

◇ 김현정 / 진행
한아름 씨는 아마 여성이어서 아무래도 조금 그래도 연행이 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지금 삭발을 한 상태인거죠?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아직은 적응이 안 됐겠어요?

◆ 한아름
(웃음)예, 아직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 김현정 / 진행
금요일에 삭발을 할 때는 어떤 심정이었습니까?

◆ 한아름
아무래도 저도 여학생이고 지금 ‘4학년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요. 마음이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솔직히 한 여자로서도 저에 긴생머리가 아까운 면도 있었고요. 슬프기도 하고 ‘제발 해결됐으면 좋겠다’ 하는 이런 마음 하나 밖에 없었던 것도 있었고 ‘뭐라도 하겠다’ 이런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한아름 씨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거예요. 그렇죠? (웃음)

◆ 한아름
예. (웃음)

◇ 김현정 / 진행
집에 그렇게 하고 갔을 때 부모님들이 많이 놀라셨겠어요?

◆ 한아름
예. 어머니 아버지께서 되게 속상해 하시고. 맨 처음하기 전에 ‘어머니 저 이렇게 할 거예요’ 그렇게 말씀드렸을 때도.

◇ 김현정 / 진행
아, 미리 말씀드리셨군요?

◆ 한아름
예. 좀 많이 놀라시기도 하고 ‘그러지 마라’ 이렇게 함께 말리시기도 하고 ‘힘내라’ 이렇게 말씀해 주시기도 하고.

◇ 김현정 / 진행
왜 그러셨겠습니까, 왜 안 말리셨겠어요. 홍익대학교의 총 학생회장 한아름 씨입니다. 등록금 문제가 하루이틀된 문제가 아닌데 이렇게 삭발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 한아름
그렇죠. 사실 고액등록금이라는 것은 이명박 정부에 접어들면서 막 시작되고 이런 문제가 아닌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 한아름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금 바뀐 게 있겠죠. 뭐 어릴 적부터 ‘영어몰입교육이다, 자사고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무한경쟁에 아이들을 밀어 넣었던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자라났고. 그렇게 자라난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오면서 고액등록금으로 정말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하지만 거의 이것은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이자율을 요구하는, 사실 그런 말도 있어요. ‘뛰는 물가 위에 나는 등록금 있다, 서민 다 잡아먹는 등록금이다’ 이런 웃지못할 이야기들이 돌아다니기는 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맞습니다.

◆ 한아름
더군다나 또 그렇게까지 기어코 아둥바둥 살면서 고액등록금을 부담하고 졸업을 하고 나면,

◇ 김현정 / 진행
취직도 안 되고?

◆ 한아름
예. 2개 월 짜리, 4개 월 짜리 인턴밖에 할 게 없는 거죠. 그나마도 되면 다행인 거고요. 그래서 정부가 대학생들한테 하는 것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하겠다, 인턴이 있다, 들어가라! 너희들이 이거 안 들어가면 눈이 높은 거다’ 라는 이야기도 했었고 대졸초임 삭감까지 대책으로 내놓으면서. 정말 대학생들이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는데 정말 이제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그런 심정인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이번에 폭발을 한 거네요?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대학생들의 어떤 지금까지 쌓여 있던 울분들! 실제로 이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주변친구들을,

◆ 한아름
(기침)

◇ 김현정 / 진행
감기 걸리셨나봐요. 금요일 날 행사있고 나서.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주변친구들 중에 극심하게 고통 받는 사례를 본적이 있으세요?

◆ 한아름
예. 제 주위에 친구들도 그런 친구들이 많았고 저 역시 등록금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이런 상황도 아니었었고요.

◇ 김현정 / 진행
등록금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 몇이나 되겠습니까? 다 부스럽죠. 요즘 너무.

◆ 한아름
예. 정말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고요, 요즘에는. 주변 친구들 중에는 부모님께서 굉장히 어려우셔서 정말 근근히 살아가시는 막노동을 하면서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셨고, 심지어 어떤 학우는 저한테 자살 하고싶다고 이렇게 쪽지를 보내오는 경우도 있었고요.

◇ 김현정 / 진행
‘등록금 때문에 목숨을 끊고 싶다’ 막 이런 얘기까지요?

◆ 한아름
예. ‘너무너무 힘들다, 제발 해결됐으면 좋겠다,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그러니까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진짜 얘기 들으면 들을 때마다 눈물나고 그러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대학생들의 요구사항은 ‘정부가 반값 등록금 공약을 하지 않았느냐? 이행해라’ 이런 거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정부 공약에 이 반값 등록금이라는 게 확실히 들어가 있었던 건가요?

◆ 한아름
그런데 저는 국민분들이나 시민분들이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저 역시 저는 는 뉴스 봤던 게 기억에 많이 남거든요. 저희 어머님이랑 같이 뉴스보고 이랬던 기억이 있는데 뭐 한나라당의 5대 입법화(?)과제 이러면서 나왔던 반값등록금이나 그 다음에 그런 정책들이 나왔던 뉴스나 신문 등으로 인터넷 상으로도 되게 이슈가 됐었고.

◇ 김현정 / 진행
‘딱 공약으로 써 있는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대학생들이 들으면 솔깃할만큼 홍보가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한아름
저는 공약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아, 공약으로 받아들이셨군요?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예. ‘그렇기 때문에 좀 추진을 해 줘야 된다’ 이런 입장이신 거고요, 우리 대학생들.

◆ 한아름
네. 단순히 ‘공약이어서 지켜야 된다’ 이런 말도 있겠지만 공약이고 뭐고 그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정부라면 서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대학생들만큼 학생들만큼 이렇게 나라의 미래나 앞으로 나라사회를 꾸려나갈 인재들이 배우는 터전이잖아요? 배우는 시기인 거고.

◇ 김현정 / 진행
그럼요.

◆ 한아름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부터가 ‘공약이었냐 아니냐’의 그런 정당성 혹은 사실성 이런 것을 떠나서 ‘서민들을 바라보는 정부냐, 서민을 외면하는 정부냐?’ 이 정부 하나의 입장과 태도 하나만을 가지고도 느껴볼(?) 게 되게 많을 거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대학생들, 아직 사회에 발을 디디기도 전인데 이렇게 돈 때문에 좌절하는 현실! 좌절부터 느껴야 되는 현실이 참 아프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아름 씨!

◆ 한아름
예.

◇ 김현정 / 진행
제가 사진 봤는데요. 머리 자른 모습도 예쁘더라고요.(웃음) 힘 내십시오.

◆ 한아름
(웃음) 예.

◇ 김현정 / 진행
힘내시고요. 등록금 문제는 학우들을 위해서 등록금문제 끝까지 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주십시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한아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홍익대학교의 총 학생회장 한아름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