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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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화) 노관규 순천시장 "공사해야 칭찬받는데, 전 뜯어만 내니..."
2009.04.14
조회 214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관규 순천시장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전봇대를 직접 뽑아서 화제가 되고 있는 분을 한 분 만나보려고 합니다. 전남 순천시 얘기인데요. 천연기념물인 두루미가 전봇대 전기 줄에 걸려서 자꾸 다치고 죽고 이러다 보니까 ‘서식지의 전봇대를 뽑아 버리자’ 하면서 200개 넘는 전봇대를 뽑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새 보호를 위해서 전봇대를 없애는 이런 케이스는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해서 지금 화제가 크게 되고 있죠. 전남 순천시의 노관규 시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까지 전봇대를 몇 개나 뽑으신 거예요?

◆ 노관규

(웃음) 일부 뽑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제 뽑기 시작하신 거예요?

◆ 노관규

예. 왜냐하면 농사짓기 전에 다 뽑아내야 되니까요.

◇ 김현정 / 진행

첫날, 첫 번째 전봇대는 시장님이 그 위에까지 올라가서 전선을 끊으셨다고요?

◆ 노관규

네.

◇ 김현정 / 진행

마치 공사현장에 테이프 끊듯이 말이죠? (웃음)

◆ 노관규

상징적인 의미를 더 해주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좀 겁나지는 않으셨어요?

◆ 노관규

아니요. 괜찮던데요, 가 보니까요. (웃음)

◇ 김현정 / 진행

아니 그런데 두루미들이 전봇대 전선 때문에 그렇게 많이 다치는지 잘 몰랐거든요.

◆ 노관규

두루미가 덩치가 제일 큰 새 중에 하나에요. 1미터가 넘으니까요. 그러니까 이 새가 위에서 봤을 때 다른 것은 잘 보이는데 전봇대 이런 것들은 잘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 전선줄에 상당히 많은 수의 두루미들이 죽는데요. 일본에는 1년에 한 60여 마리 정도가 죽고, 우리 순천시도 작년 제작년 연속해서 두 번씩이나 사고가 나고 그랬었죠.

◇ 김현정 / 진행

세계에서 이런 일이 (새 때문에 전봇대를 뽑는) 처음 있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전기가 들어온 이후에 1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래요.

◆ 노관규

저도 처음 있는 일인지 몰랐어요, 잘.. (웃음)

◇ 김현정 / 진행

이 아이디어는 도대체 누가 내신 거예요?

◆ 노관규

저와 우리 공무원들이 같이 냈는데요. 원래는 이거를 지중화를 할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중화 비용이 보니까 논 값 보다 더 비싸요. 그래서 ‘이럴 것 같으면 아예 이걸 뽑아버리자’ 그렇게 해 가지고.. 인간도 살기 좋은 데가 새들도 살기 좋은 곳이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이번 기회에 한 번, 이 시도 자체가 아마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환경보호에 대한 어떤 신호탄이 될 것이다..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었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사실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나 뭐 순천에 안 사시는 분들, 멀리서 볼 때는 참 좋은 일인데 막상 거기서 농사짓는 분들이라든지 전기를 쓰셔야 되는 분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일 일수도 있고 두루미 때문에 뭐 전봇대까지 뽑는 것은 좀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거든요.

◆ 노관규

그러니까 이것은 상황적인 이해가 좀 중요한데요. 사실은 좋은 지역을 만드는 건 역시 훌륭한 시민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지역농민들이 또 지역시민들이 이해해 줬다는 게 우리 순천이 자랑할 만한 것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아, 이해를 다 하셨어요?

◆ 노관규

그럼요. 그런데 시간은 좀 걸렸죠. 그리고 사실은 순천이 전국의 살기 좋은 도시에 항시 다섯 손가락에 안에 들어가는 그런 도시에요.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이곳 순천만이 세계5대 연안습지로 온전하게 보존된 이런 것들에 대한 자부심들이 대단하거든요, 시민들이. 그러니까 농사짓는 분들은 농사짓는 분대로 ‘우리가 좀 양보할 수 있다’ 또 다르게 전기 쓰는 분들은 ‘이것도 우리가 좀 양보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이끌어 내는데 지금까지도 생각해 보면 역시 관계있는 시민들의 이해가 아주 큰 힘이어서 대단히 감사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사실 반대하는 분들이 나서서 ‘절대 안 된다’ 라고 하면 이건 시장 아니라 누구라도 밀어 붙이기가 어렵죠.

◆ 노관규

어렵죠!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도움을 주기로 하셨어요? 농사짓든 분들한테는요?

◆ 노관규

일단은 농사를 지을 때 물이 필요하잖아요?

◇ 김현정 / 진행

예.

◆ 노관규

그러면 이것은 저희들이 영농사업단을 구성을 해서 물이 필요할 때는 공동적으로 물을 쓸 수 있도록 양수기를 제공하거나 이렇게 해서 물을 공급해 줄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되냐면 가을에 추수한 다음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 해요. 가을에 나는 농산물들의 대부분은 철새의 먹이로 다시 우리가 공급을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농사가 조금, 옛날보다 조금 덜 되더라도 그 차액만큼은 시에서 보존을 해 주고 또 농민들이 이것을 가지고 다시 철새의 먹이로 제공하면서 기쁨을 두, 세 번 같이 맛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조금 전에 시민들이 어떤 순천의 자연환경 자연의 보고라는 자부심이 아주 강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순천 자랑을 짧게 해 주시죠. (웃음)

◆ 노관규

순천은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지만 순천만이라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해서 가장 사람이 살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에 자연환경에 대해서 또 인생이 쓸쓸하거나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순천으로 한 번 오세요. 순천만에 오시면 우리가 자연의 일부분으로써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느끼게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아, 삶을 배울 수 있군요.

◆ 노관규

네.

◇ 김현정 / 진행

인생의 철학을 배우는 곳, 순천입니다.(웃음)

◆ 노관규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번에 전주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이 된 후에 주변에 음식점들도 이 습지하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 다 멀리 이동시키고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나 친환경 수단으로만 순천만에 오게 하고 뭐 이런 방침들도 세우셨다고요?

◆ 노관규

예.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건물을 지어야지만 최적이 되는데 저는 다 뜯어내고 있어서 어쩔라나 걱정입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아니 그렇게 되면 관광객도 줄고 좀 불만이 있지 않을까요?

◆ 노관규

아니, 그런데요. 생태관광은 결국은 복잡하고 번잡한 것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너무 인공적으로 콘크리트 더미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인간의 단순한 조그만한 편리만을 위해서 세우는 것인데 이것이 결국은 우리들에게 환경의 역습으로 되돌아오고 있거든요. 여기 순천만은 자연 그대로 놔둘 생각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안에 있는 음식점들, 이제 마지막 2집 남았습니다. 이제 그것도 거의 막바지에 와 있고요. 대부분은 문명의 이기들이 안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게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지금.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관광지에 사람을 모으려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화려하게 꾸밀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최신식 건물을 지을까?’ 이런 거를 지자체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역발상이네요, 순천시는 말하자면요.

◆ 노관규

순천시에 관광 오는 분들은 수준이 굉장히 높으신 분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인생을 아는 분들. (웃음) 혹시 이번에 한 번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소리도 있는데요. 그런 얘기 쑥 들어가도록 이 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노관규

네, 순천을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 김현정 / 진행

네, 고맙습니다.

◆ 노관규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순천시에 노관규 시장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