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2009 서울오픈아트페어 출품한 탤런트 김애경
전국에 유명 화랑들이 모두 모이는 그림 장터죠. 서울오픈아트페어가 어제부터시작이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특별한 화가들의 그림이 초청돼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혜경, 김혜수, 심은하, 강석우, 조영남 이런 인기 스타들이 작품을 내놨는데요. 상당히 수준급이어서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연기자가 아니라 화가로 만납니다. 탤런트 김애경 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왜 웃으세요?
◆ 김애경
아니, 내용을 들으니까 뭐 수준급이니 뭐 화가니 이러시니까 이렇게 좀 근질근질한 생각이 들어서.(웃음)
◇ 김현정 / 진행
(웃음) 화가로 소개된 소감이 정말 어떠세요? 아마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실 것 같은데? 화가로 소개되는 인터뷰.
◆ 김애경
저는 화가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고 그냥 단순하게 ‘그림 그리는 사람, 화가’ 이러면 받아들이겠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그 ‘수준급 화가’ 여기에는 안 속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이렇게 만화 그리는 수준, 이렇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 김현정 / 진행
김애경 씨가 겸손하셔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지만 제가 작품을 봤는데요. 취미수준은 넘은 작품이더라고요. 개막작에 내 놓은 그 작품을 보니까.
◆ 김애경
정말이요?
◇ 김현정 / 진행
클림트 분위기도 나고 천경자 씨의 느낌도 살짝 풍기는 이런 여성 누드작품이었죠?
◆ 김애경
예.
◇ 김현정 / 진행
누드화!
◆ 김애경
예. 두 개 다 누드에요.
◇ 김현정 / 진행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김애경
그림이 생각보다 훨씬 멋있고 수준있어 보인다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다들 말씀하시죠?
◆ 김애경
예예.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집에서 사실 자유롭게 누가 보든 말든 제 생각대로 막 점도 찍었다가 지웠다가 산이 좀 작은 거 같으면 크게 뽕을 넣어서 그리기도 하고 자유롭게 그리다가 전시 전날 밤에 갑자기 가까이서 누군가 많이 보실 거라는 생각 때문에 그 선도 이렇게 한 번 재정리를 하고 꽃이 밸런스가 안 맞으면 꽃 도 서너개 더 그려 넣고.
◇ 김현정 / 진행
그러셨어요? (웃음)
◆ 김애경
네. 그 넓적다리가 크게 나온 게 있거든요. 막 이렇게 줄여서 날씬 하게 만들고. 새벽 6시까지 그런 거 있죠.
◇ 김현정 / 진행
그만큼 신경을 쓰셨다는 거잖아요? 여러 사람들 앞에 내놓는 게.
◆ 김애경
예. 갑자기 그렇게 신경이 쓰여지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언제부터 그리기 시작한 거예요?
◆ 김애경
어려서 방송국 들어가서 배역도 없고 노는 날들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러고 허송세월할 게 아니고 뭔가 좀 해야 되는데 그러다가 덕수궁에서 보니까 유화로 어떤 화가가 이젤에 놓고 그림을 그리는데 그렇게 막 어려워 보이지가 않고 우리 수채화 그리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우리 집이 이사를 갔는데 그 왜 소파 뒤가 흉해서, 그 그림을 알아보니까 너무 비싸더라고요.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은 막 몇 천만 원해서 ‘내가 한 번 그려보자’ 그래 가지고.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시작을 하신 거군요.
◆ 김애경
그 르노와르 화집을 들쳐 가지고 그리기 시작했어요. 녹화 끝나고 와서 또 그리고 또 그리고 하다 보니까 어느 날 보니까 그럴 듯 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탤런트 김애경 씨와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주로 감칠맛 나는 감초연기를 해 오셨는데요.
◆ 김애경
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연기자라면 주연욕심이 날 법도 한데. 좀 멜로 연기도 해 보고 싶고, 그런 적은 없으셨어요? (웃음)
◆ 김애경
처음에야 저도 순정어린 주인공!
◇ 김현정 / 진행
여주인공?
◆ 김애경
예.
◇ 김현정 / 진행
눈물 흘리고?
◆ 김애경
예예. 눈물 흘리고 사랑에 상처받고 버림받고.(웃음) 그런 역할을 맡아 보고 싶었는데 점점 가면서 대사가 있는 배역조차도 안 오는 게 현실이었어요.
◇ 김현정 / 진행
무명시절이 좀 길으셨나요?
◆ 김애경
잔잔하게 배역은 많이 왔어요. 주모에서부터 동네아줌마서부터 뭐 수다쟁이 아줌마부터 많이 왔었는데 제가 바라던 거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었죠. 그러니까 주제파악을 못 했던 거죠.(웃음) 그래서 한 1년 그러고 있는데 연극에서 저를 불러줬어요, 주인공으로. 그래 가지고 미쳤었어요. 그 당시 한 15-6년간을 연극에 미쳐 가지고 열열한 연애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기초를 연극무대에서 차근차근 다졌기 때문에 이제 브라운관에서 그런 다양한 개성있는 연기들이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 김애경
예. 그랬던 거 같아요. 연극에서 좋은 상이라는 상은 다 휩쓸었어요, 제가. 뭐 동아연극상이니 영희연극상이니 뭐 이제 내 속에 불같이 차 있던 욕구를 다 해소했다 그래 가지고 방송국으로 돌아왔죠. 그렇게 해 가지고 얼마 안 있다가 서울뚝배기로 히트를 좀 쳤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거기서 이제 히트를 쳤던 것이 ‘잘 부탁’
◆ 김애경
‘실례합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웃음) 실례합니다. 맞아요. 지금까지도 트레이드가 된 ‘실례합니다’
◆ 김애경
(웃음)예. 너무 오래 울켜먹는데. 아니 꼭 촬영만 하면 ‘실례하겠습니다.’ 그거를 하라는 거야.
◇ 김현정 / 진행
그만큼 김애경 씨를 이웃 누나같이 생각하고 정겨워 한다는 증거죠, 그게. 그런데 요즘 말입니다. 신세대 후보 연기자들을 보면 빨리 빨리 스타가 되기를 꿈꾸고 좀 연기기초는 부족하다는 이런 지적을 얼마 전에 이순재 씨가 저희 프로그램 출연해서 하시더라고요. 김애경 씨도 비슷하게 생각하시나요?
◆ 김애경
예. 어떻게 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쉽게 얘기해서 좀 ‘날가루 같다’ 이렇게 생각되는 배우도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날가루가 뭘까요?
◆ 김애경
이쁜 얼굴만 가지고 ‘아휴, 저기서 저렇게 밖에 감정이 안 나올까?’ 하는 듯한 ‘아닌데 연극을 조금 하면 좋겠다’
◇ 김현정 / 진행
‘기초를 좀 다졌으면 좋겠다’ 싶은 후배들이 있군요.
◆ 김애경
예. 그런 배우들도 있지만 좀 더 진한 국물이 나오는, 설렁탕에 비하면 한 숟가락만 떠도 구수하고 진하고 혀에서 녹는 국물,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좀 해 보지만 저 조차도 끝까지 끝까지 해도 어려운 게 연기라고 생각을 해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이래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이 아침에 젊은 후배연기자들이 이 얘기를 꼭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대선배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거. 끝으로 오늘은 화가로 인터뷰를 하신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림 좀 많이 보러 와달라고 한 말씀해 주시죠. 우리 청취자들게.
◆ 김애경
네. 그런 것도 눈으로 많이 봐주면 마음과 머리속이 건강해지고 엔돌핀도 많이 나오니까 ‘정말 잘 왔다’ 이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애들한테 꿈도 키워주고.
◇ 김현정 / 진행
예. 김애경 씨! 오늘 즐거운 시간이었고요. 언젠가 한 번 개인전도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애경
네.
◇ 김현정 / 진행
고맙습니다.
◆ 김애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예. 탤런트 김애경씨 였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6(목) 서울오픈아트페어 출품! 배우 김애경 "그림값 비싸서 직접그리기 시작"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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