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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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목) 이만섭 前 국회의장 "대통령이 친인척들 미행이라도 시켜야돼"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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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로비,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은 커져만 갑니다. 정경유착, 참 그렇게 여러 가지 시스템 만들고 단속을 해도 안 되는 건가, 회의도 드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정계원로분의 말씀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박연차 리스트, 박연차 사태에 대해 어떤 심경으로 보고 계세요?

◆ 이만섭

지금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따라서 검찰당국은 여야, 청와대 할 것 없이 철두철미하게 조사해서 그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깨끗이 다 털고 정치권도 대오각성해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사건 보면서, 하루하루 정치인 이름 늘어나는 것 보면서 분노가 막 끓어오르십니까?

◆ 이만섭

부끄럽고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에요. 그리고 권력형 부패가 있는 한 국민통합도 어렵고 경제 살리기도 어렵고 더욱이나 선진화는 요원한 거예요. 불가능한 거예요. 부패가 없어야 국민통합이 되는 거예요. 정치권이 다 알아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사건의 본질이 뭐라고 보십니까? 초대형 권력비리냐? 아니면 박연차 씨 주장처럼 “나는 모기수준인데” 자신은 모기수준인데 검찰대포 들고 덤비는, 일부러 키우는 이런 거라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이만섭

그거야 권력형 비리죠. 그리고 정경유착의 꼬리를 끊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 정경유착과 권력비리 이것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여야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비리가 번진 것은 나는 정말 처음 보는 일이에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원로정치인들, 현실정치에서 떠나신 분들끼리 전화도 주고받고 만나시고 하면 이 얘기를 좀 하십니까?

◆ 이만섭

모이면 전부 얘기하고... 또 자살한 사람...

◇ 김현정 / 진행

장자연 사건이요?

◆ 이만섭

네, 장자연 자살 사건 전부 얘기하죠. 다행이 어제 축구가 1대 0으로 이겨서 국민들 분노가 조금 가라앉았지만, 정말 빨리 철두철미하게 조사를 해야 돼요. 그리고 빨리 고쳐야 돼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말씀하신 대로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름이 등장합니다만,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관심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민주당에서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맞추어져 있었던 게 아니냐? 전 정권을 드러내기 위한 것에 맞추어져 있는 게 아니냐?” 표적수사, 편파수사를 얘기하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만섭

지금 이것을 표적수사, 편파수사라고 야당이 이야기하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국민들은 그 이야기에 전혀 공감하지 않아요. 국민들이 이걸 표적수사라고 봅니까? 왜냐하면 지금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전 비서관 또 전 비서관 동생 그리고 행정관 이메일, 단란주점에서 향응을 받고 성매매까지 했다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지금 조사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이게 표적이다, 아니다 하는 차원이 아니에요. 책임 있는 사람은 전부 책임을 져야 돼요.

◇ 김현정 / 진행

현직이건 전직이건, 전 정권이건 현 정권이건 가릴 것이 없다는 이런 말씀이세요?

◆ 이만섭

그렇게 해서 이 나라가 좀 깨끗해져야 돼요. 냄새가 푹푹 나고, 이렇게 다 썩어가지고 되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이 리스트를 검찰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검찰만 갖고 있으면서 하나하나 불러들이는 식인데, 그게 아니라 아예 다 정치인들한테 공개를 하고 특검이나 국정조사 하는 건 어떨까요?

◆ 이만섭

국정조사라는 건 국회의원들이 하는 건데 국회의원들이 국정조사 해 가지고 되겠어요? 국회의원들이 대상인데.

◇ 김현정 / 진행

아, 자기들이 다 연루됐기 때문에?

◆ 이만섭

그건 되지도 않는 소리이고. 검찰에서 이건 사명감을 가지고 하면 돼요.

◇ 김현정 / 진행

검찰이 제대로 좀 할까요? 사실 과거를 생각해 보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몸을 사리는 게 있지 않았습니까?

◆ 이만섭

과거에도 그랬는데. 검찰이 이번에는 달리할 거예요. 그리고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를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도 여러 가지 실정은 있었지만 돈 관계는 조금 다른 대통령보다 낫겠다 했는데. 이번에 아주 또 크게 실망을 했어요. 그리고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와서 해명을 해야 돼요. 전에는 밤낮 봉하마을인가? 그 앞에 나와서 손 흔들려고 한마디씩 하더니 왜 요새는 안 나와요? 자기 문제가 걸렸는데 나와서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해명을 해 줘야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아직 노무현 전 대통령 당사자하고 관련된 게 밝혀진 건 아니어서요.

◆ 이만섭

그러니까 이야기를 해 줘야지.

◇ 김현정 / 진행

해명은 해야 된다? 나서서?

◆ 이만섭

그래요. 지금 이명박 대통령도 주변단속을 철저하게 해야 돼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는 사람은 아주 엄하게 처벌해야 된다고요. 엄해야 돼요. 내가 대통령 같으면 내 친척, 내 가까운 사람 뒤에 정보원을 전부 붙이겠어, 그렇게 해야 된다니까요.

◇ 김현정 / 진행

그 정도로 엄격해야 된다?

◆ 이만섭

그래야 돼요. 그래야 된다니까요.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도 그랬다고. 친척들을 전부 미행을 하고 정보원을 붙이고 이러니까 나중에 친척들이 울고 억울하다고 그랬는데, 그렇게 엄하게 해야만 되지. 그렇지 않고 이거 적당히 우물쭈물 하다가 이명박 대통령도 퇴임 후에 또 문제가 된다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본인은, 당사자는 아니라고 해도 주변에는 계속 그런 유혹들이 있군요, 친인척들한테는.

◆ 이만섭

얼마든지 유혹 있어요. 지금도 청와대 보세요. 청와대 추부길 전 홍보기획비서관인가, 또 민정수석이 지금 수사 대상이 되어 있지. 행정관 2명이 무슨 뭐 향응해 가지고 문제가 됐잖아요? 이게 전부 정신 상태가 해이해서 그렇다고요. 엄격히 다스려야 돼요, 엄격히.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의장님 민정수석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민정수석이 부패, 비리, 권력형 비리 이런 것을 감시하는 포청천 같은 역할인데, 민정수석으로는 이거 안 되는 겁니까?

◆ 이만섭

민정수석이 걸려 가지고 수사대상이 되어 있던데. 대통령이 이건 칼자루를 쥐고 해야 돼요. 자기 친척들 조금이라도 이상한 게 있으면 전부 미행을 시켜야 된다고요.

◇ 김현정 / 진행

그 정도로?

◆ 이만섭

해야 되지. 그렇지 않고 되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 이만섭

그리고 정치인들은 돈에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돼요.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차라리 사업을 하라고요, 정치를 하지 말고. 그러니까 참 다운 정치인은 돈 보다 명예를 존중할 줄 알아야 된다고요. 우리는 한 평생 정치를 했지만 항상 명예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깨끗한 정치를 하고 주변에 누가 붙지를 못했어요. 그러니까 본인들이 엄해야 된다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 중에서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세요. 물론 불법자금이라고 하니까 나는 안 받긴 안 받지만 솔직히 받고 싶을 때가 많다, 왜냐하면 솔직히 정치가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선거 한 번 치르려면. 또 의원 사무실 유지하려면, 경조사 챙기려면. 이게 참 정치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 이만섭

그거 말하는 심정은 알겠지만, 돈이 드는 건 사실이야. 그러나 옛날보다 돈이 안 든다고요. 옛날에는 선거를 하면, 마지막 투표 전날은 빈민촌 이런 데에 전부 봉투로 넣어서 돈을 유권자들한테 뿌리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런 게 없어졌잖아?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옛날보다 돈이 오히려 덜 든다고요. 그리고 쓰기 나름이야.

돈 쓴다고 정치인이 성공을 하나? 그리고 국민들도 돈 쓰는 국회의원 후보, 돈 쓰는 대통령 후보는 절대 지지하지 말아야 돼요. 돈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요, 국민들이. 오히려 국민들이 그것을 고발을 해야 돼요.

◆ 이만섭

이런 얘기를 하는 분도 계세요. “아예 정치자금 법을, 합법적인 테두리를 조금만 더 완화하면 어떻겠냐? 그러면 이런 정경유착을 끊을 수 있지 않겠느냐?”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이만섭

그건 전부 쓸데없는 이야기야. 법을 백번 완화해야 마찬가지야. 정치인들의 자세가 문제고 정치인들의 의식이 문제고 정치인들이 조심을 해야 된다니까요. 아까 말하다시피 돈에 유혹이 넘어가면 안 돼요. 과거에 전직 대통령들도 전부 돈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국민들이 존경하는 전 대통령이 없잖아? 이게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러니까 아예 돈하고는 딱 끊어야 돼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돈의 유혹을 얘기하셨는데요. 예전에 정치하실 때 돈의 유혹을 얼마나 받으셨어요? 정말 얼마나 접근을 해 오던가요?

◆ 이만섭

나야 국회 1965년도 6대 국회부터 사카린 밀수사건이 생겼을 때 이병철 씨 구속하라고, 내가 여당이지만. 국회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이래서 모든 재벌기업들이 나한테는 겁이 나서 가까이 오지도 못했어요. 그러니까 모두 자기 마음의 자세야. 그리고 무슨 정치자금완화법을 해서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할 게 아니라 선거법을 고쳐 가지고 돈을 더 안 쓰도록 해 줘야 돼요.

◇ 김현정 / 진행

더 안 쓰고도 선거 치를 수 있도록?

◆ 이만섭

그렇지, 그렇지.

◇ 김현정 / 진행

조금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하면 돈을 더 안 쓰고?

◆ 이만섭

그걸 설명하려면 몇 시간 걸리지. 그러니까 돈을 더 안 쓰는 방향으로 해 주는 게 낫지. 돈을 더 쓰도록 하면 오히려 부패를 부추기는 게 된다니까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정치자금법 완화를 해줘도 또 그 안에서 불법이 일어날 것이다? 반대하시는 거군요.

◆ 이만섭

마찬가지라니까요. 지금 중진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전부 돈 때문에 걸리지 않았어요? 말썽이 나고. 그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그랬나요?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그러니까 괜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고 자세의 문제에요, 자세. 의식의 문제이고.

◇ 김현정 / 진행

청취자 여러분이 “오랜만에 속이 시원한 원로분의 말씀을 듣습니다” 이러면서 문자들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향응사건도 그렇고 박연차 리스트에 이 정부 들어서 청와대 인사들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이렇게 청와대 속에 지금 “내부 단속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기강이 해이진거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차원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 이만섭

내가 그러잖아요.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아주 엄해야 되고 주변단속을 잘 해야 된다니까요. 철두철미하게 주변 단속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퇴임 후에 또 문제가 생긴다니까요. 아까 내가 그러잖아요. 심지어 정보원까지 붙이라니까.

◇ 김현정 / 진행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향응 시도 말입니다. 이건 향응 받은 건 아니고 개인적인 친분으로 이럴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라고 얘기하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만섭

내가 수사관이 아니니까 그런 걸 내가 수사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것도 철두철미하게 조사를 해서 다 밝힐 건 밝혀야죠.

◇ 김현정 / 진행

자꾸 성(性)하고 연결돼서 말입니다. 권력자들과 성, 이런 게 연결된 사건이 계속 늘어나는 것, 이것도 참 답답한 노릇이죠.

◆ 이만섭

그렇죠. 답답한 노릇이시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의장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