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남북전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아주 가까워졌는데요. 그런데 승리를 해 놓고도 뒤끝이 개운하지만은 않죠. 북한 정대세 선수의 헤딩골이 오심논란에 휩싸였고요. 또 북한 감독은 “선수들이 식중독 걸린 게 수상하다” 라면서 재경기를 요구하는 이런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B조 1위로 올라선 우리 대표팀의 평가 또 오심논란은 어떻게 볼 건지? 축구평론가죠. 명지대학교 신문선 교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1대0으로 참 값진 승리를 거두긴 거뒀는데 너무 어렵게 이겼어요.
◆ 신문선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전체적인 평가를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 신문선
한마디로 “굉장히 고전 끝에 승리를 얻었다” 이렇게 저는 정리를 하고 싶은데요. 기대했던 만큼 경기를 못했죠. 홈그라운드의 이점 또 기술, 경험의 우위를 갖고 있는 건 분명 한국축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점을 전혀 활용하지를 못하고, 이기기는 했지만 팬들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경기를 했다라고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것은 북한의 조직적인 수비는 이미 예상이 되었던 부분이거든요. 또 뛰어난 맨마킹 이것을 깰 수 있었던 전술적 카드가 빈약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분석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말씀하신 것대로 예상이 되었잖아요? 철저한 수비가 말이죠.
◆ 신문선
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골대 앞까지는 많이 갔는데 그 수비를 못 뚫고 골로는 안 되더라고요?
◆ 신문선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철저한 수비를 예상했는데도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됐을까요?
◆ 신문선
축구는 전술적인 부분에서 상대팀의 전략을 다 분석을 하고 또 파악을 해서 이것을 깨는 그런 작전이 필요하고요. 그것은 감독이 작전을 세우고 또 선수들과 약속, 이것이 바로 축구의 전술로 볼 수 있거든요. 공수전환에서 북한팀보다 속도에서 우리가 뒤진 겁니다. 북한도 골을 넣기 위해서 한국진영으로 넘어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거기에서 한국팀이 볼을 인터셉트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북한팀이 슛팅을 해서 공격권을 한국이 갖게 되면 북한선수들이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기 전에 우리가 빠른 공격을 하면 숫자상의 우위를 갖고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공간 확보라든가 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건데요. 그런 부분에서 북한과의 경기에서 속도싸움에서 우리가 아무래도 뒤졌다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명지대학교에서 스포츠 기록 분석센터에서는 북한과의 그동안 있었던 5차례의 경기 모두 분석을 철저히 했었는데요. 데이터 상으로 나온 것을 보면 북한은 공격점유율, 그 다음에 볼 점유율, 그리고 공수지역에서의 볼 터치횟수 뭐 이런 각종 데이터에서 보면 한국에 비해서 절반 이하의 수치들을 보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경기 상에 나타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은 한국보다 더 좋은 찬스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자칫 잘못하면 “골문 앞에 잔뜩 웅크리고 있고 수비만 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한국대표팀이 앞으로 골을 넣기 위해서 세계축구의 추세인 속도와의 전쟁에서 어떻게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에 대해서 한 번 깊게 고민을 해야 될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BestNocut_R]
◇ 김현정 / 진행
북한이 언제 이렇게 잘하게 됐어요?
◆ 신문선
북한 축구는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때부터 저는 현장에서 북한감독이나 선수들을 만나서 취재도 했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거든요. 북한 축구는 국제무대에 그동안 자주 나오지를 못해서 가장 큰 단점은 국제경기 경험의 부족! 그리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까요. 선수들의 장신화를 이루지 못한 그런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번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골키퍼를 포함해서 중앙수비수, 그리고 최전방에는 정대세 선수, 이런 장신 선수들이 보강되면서 북한 축구가 갖고 있었던 체격적인 열세를 극복을 했고요. 거기에 정대세 선수, 홍영조 선수, 해외파 선수들도 가담하지 않았습니까? 국제경기 경험에 대한 약점도 역시 극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요. 사우디라든가 또 한국과 이번에 지기 전까지 4차례의 경기를 통해서 무승부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쌓인 것도 북한 축구가 몰라보게 달라진 그런 이유로 원인으로 또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그렇게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건데 그 와중에서도 잘한 선수, 칭찬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역시 김치우 선수일까요?
◆ 신문선
네. 언론은 골을 넣은 김치우 선수에게 모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요. 저는 김치우 선수도 물론 잘 하긴 했지만 한 선수를 더 꼽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누군가요?
◆ 신문선
이운재 선수죠. 그러니까 정대세 선수의 골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기회였었죠. 헤딩슛을 아주 빠른 순발력으로 손으로 걷어낸 것을 포함해서 한 두 세차례 실점위기가 있었던 것을 이운재 선수가 선방을 하면서. 만약 선취골을 뺏겼다면요. 북한이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더 고전할 수 있었던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운재 선수의 선방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운재 선수가 사실 뱃살 때문에 굉장히 비난을 받고 마음고생 많이 했을 텐데 이번에 쏙 빼고 나왔어요.(웃음)
◆ 신문선
(웃음) 네. 그러니까 이운재 선수의 역할, 골키퍼는 11명의 선수 중에서 분명히 한 명이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또 이렇게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이번에 이운재 선수 보면서 “그동안 참 준비를 많이 했구나, 마음 고생도 많이 하고 이러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고 정말 칭찬할만한데요. 그런데 정대세 선수의 이 헤딩슛 논란이 끝나고 나서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동영상하고 사진을 제가 여러 번 다시 봤는데 어떻게 보면 골라인 들어갔다 나온 거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세요?
◆ 신문선
제가 퀴즈를 한 번 내볼게요. 라디오를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에게요. “축구의 골은 어떤 상황이 돼야 골이냐?” 이렇게 한 번 제가 묻고 싶은데요.
◇ 김현정 / 진행
일단 지금 대답할 수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까요. 해 보자면 골라인을 들어갔다 나오면 골 아니에요?
◆ 신문선
“골라인을 들어갔다 나오면이” 골이 아니고요. 골라인을 완전히 볼에 외주선이 통과하면 골입니다. 그러니까 국제축구연맹의 규칙에 보면 축구경기에서의 득점은, 볼 전체. 외주선이라고 제가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볼 전체가 골 포스트 사이와 크로스바 아래에 쳐져있는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갔을 때 이 신이 골로 인정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볼의 일부라도 골라인에 걸쳐 있다면 노골이 된다는 얘기인데요.
◇ 김현정 / 진행
일부라도 걸쳐 있으면? 살짝이라도.
◆ 신문선
그렇죠. 조그만한 일부분이라도요. 하지만 축구경기를 하다보면 순간적인 찰나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것이 골의 일부가 라인에 걸쳤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란 사람의 눈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비디오판독의 필요성이 제시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국제축구연맹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자칫 잘못하면 큰 논란이 일수 있고요. 그리고 심판의 권위라든가 심판판정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크고 작은 오심사건에 휘말릴 수가 있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에서는 비디오판독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참고적으로 제가 말씀을 드리면서, 질문하시죠. 제가 답을 해보죠. 정신 바짝 차려야 됩니다. 잘못하면 이거 논란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 진행
(웃음) 맞습니다. 그러니까 경기 중에 “아, 잠깐” 스톱해 놓고 거기서부터 비디오판독을 들어가면 이건 경기 끝도 안 나고. 뭐 이런 경기가 수두룩하게 나올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비디오판독 현장에서 없이 심판에게 의존하는.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거군요?
◆ 신문선
예,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사실 비슷한 사례의 논란들이 예전에도 많이 있었는데요.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심판이 현장에서 내린 결론으로 끝까지 결정이 났습니까?
◆ 신문선
맞습니다. 지금 역사상으로 가장 유명했던 골라인 논쟁이요. 그러니까 “골이냐 노골이냐”에 대한 논쟁, 이것은 전쟁과 같이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1966년, 아주 오래 전 아닙니까?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하고 그 당시 통독이 되기 전이니까요. 서독팀하고의 경기에서 연장 10분 뛰었었는데요.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스타플레이어인 허스트 선수가 슛을 했는데 서독의 크로스바, 그러니까 골대에서 보면 윗부분이죠. 크로스바라는 것이. 포스트가 아니고요.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볼이 “골라인에 걸쳤느냐, 통과했느냐” 이것이 논란이 됐던 거죠. 잉글랜드 선수들은 “볼이 골라인 안을 짚고 나왔다” 그러니까 완전히 통과했으니까 골이다 라고 환호성을 울렸고요. 서독선수들은 골이 아니라고 강하게 항의를 했는데요. 주심과 부심은 모여서 협의한 뒤, 골로 인정을 했어요. 그러니까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개최국이니까 이렇게 유일하게 월드컵 우승을 일궈 냈는데 독일 사람들은 지금도 영국사람들을 만나거나 66년도 월드컵 얘기만 하면 이 골은 노골이다 라고..
◇ 김현정 / 진행
(웃음) 지금도 싸우고 있군요. 알겠습니다, 신문선 교수님. 오늘 하여튼 오심논란, 여러 가지 화제가 되고 있어서요. 한번 여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3(금) 신문선“英-獨은 40년째 노골 논쟁..그러나 심판이 우선”
200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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