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크 자체도 섬유화 물질로 돼 있을 경우 1급 발암물질
베이비파우더로 시작된 석면공포! 이건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자전거 이런 생활용품에서도 검출됐다는 이런 뉴스 들으셨죠? 석면에 오염된 탈크를 공급받은 화장품, 제약, 식품업체 약 300곳이 이제 곧 발표된다는, 아마 오늘 발표가 있을 텐데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오랫동안 석면 관련된 조사를 하고 대책을 촉구해 왔던 분이세요.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에 최예용 집행위원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몇 년 동안 운동하셨어요?
◆ 최예용
환경운동은 오래했지만 석면문제는 본격적으로 한 게 5년 정도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런 사태를 몇 년 전에도 예상 하셨습니까?
◆ 최예용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베이비파우더 문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들도 전혀 예상을 못했던 분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금까지 석면추방 운동하실 때 어느 부분에 주로 주목하셨던 거예요?
◆ 최예용
아무래도 재개발과 뉴타운 이런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서 건물철거 과정이 제일 많이 우리 시민들한테 노출된다고 보고 거기에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철거할 때 그 건축물에서 나오는 석면들?
◆ 최예용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에 집중하셨던 거군요?
◆ 최예용
예.
◇ 김현정 / 진행
지금 발표가 하나하나 되면서 하루하루가 충격인데요. 가장 궁금한 건 도대체 우리 생활 속에 어디까지 침투해 있는 건가? 그리고 또 얼마나 위험한가? 이 두 가지 문제가 될 텐데요. 어디까지 노출이 됐다고 보세요?
◆ 최예용
일단 석면과 탈크 두 가지로 나누어 봐야 되겠는데요. 탈크부터 말씀을 드리면 이 탈크는 광물질이긴 하지만 이것이 아주 미세한 가루로 돼 있고 이게 반짝반짝하고 그래서 베이비파우더나 화장품처럼 아예 원료로 쓰인 경우도 있지만 지금 이야기 나오는 한 300여 곳의 대부분은 이것을 부분적으로 쓴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약을 찍어 낸다 할지, 껌 같은 풍선 같은 것을 찍어낼 때 기계에 달라붙지 않도록 가루로 뿌려주는 거죠. 그래서 껌 같은 것에 밀가루 같은 게 묻어 있고 그러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하얀거요?
◆ 최예용
그렇죠. 그런데 그게 설마 석면이 들어있는 탈크인지는 몰랐던 건데. 그러면 사람들이 그걸 털어내고 먹느냐? 그렇지 않잖아요.
◇ 김현정 / 진행
저는 그게 다 가루인지 알았어요. 설탕가루.
◆ 최예용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을 식품첨가물 이런 것에 까지 썼다고 하니까. 심지어는 저희가 미국 쪽에 자료를 뒤져봤는데 크레용 크레파스에도 들어서 문제가 됐다는 그런 보고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이들이 쓰는 크레파스까지 말이죠?
◆ 최예용
예.
◇ 김현정 / 진행
어디까지 도대체 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지 걱정이 되는데. 그러면 이 석면이라는 대체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 최예용
석면자체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에요. 그러니까 그 말은 ‘인체에, 사람한테 발암성이 충분히 확인이 됐다’는 그런 말입니다. 동물실험 이런 정도가 아니고 ‘이것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확인되었다’ 이렇게 얘기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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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 진행
발암물질 중에서도 1급이다?
◆ 최예용
그렇죠. 확실한 물질이다는 이런 얘기인데 문제는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보면 첫 문장에 석면이 함유된 물질들까지도 이야기 나오는데 괄호 열고 탈크가 나와요. 조심하라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우리는 전혀, 탈크 자체는 괜찮다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1급 발암물질 리스트를 쭉 보고 있다 보면 그 밑에 한참 밑에 보면 탈크 자체가 또 문제가 된다고 나와요. 석면이 안 들었어도 탈크 자체가 석면처럼 그런 섬유화물질로 되어 있는 경우, 이 경우는 탈크자체가 1급 발암물질이라고 또 나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금 석면이 들어간 제품들은 식약청에서 금지시키고 있는데 탈크 자체도 위험한 거네요? 석면이 안 들어갔어도?
◆ 최예용
그렇죠. 탈크 자체 중에, 아주 작은 섬유인데 그것이 석면형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그렇다는 거예요. 이 부분은 전혀 식약청에서도 다루지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예. 그 부분도 지금 새롭게 제시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일단 석면이라는 것에 얘기를 좁혀서요. 잠복기가 상당히 길다는데 어느 정도인체에 위험합니까?
◆ 최예용
이게 일반적으로 피부자극을 일으킨다고 할지, 바로 무슨 기침이 나오면서 반응이 있다 할지 이러면 사실 석면에 대해서 사람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바로바로 그 현장에서 대응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노출돼도 아무런 자극이 없어요. 그러다가 짧게는 10년 길게는 40에서 50년 정도 지나야 병이 발병이 되는 거예요. 그 안에 조금씩 조금씩 진전되는 것이죠. 잠복기라고도 하는데요. 그러니까 더 모르니까 위험한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건 굉장히 많은 양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일 아닌가요?
◆ 최예용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양에 노출되는 작업자들의 경우에 훨씬 더 많이 발병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1급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건, 그러니까 얼마쯤 노출이 돼야 병에 걸리냐 하는 그런 최저치라는 게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사람에 따라 다 다른 거군요?
◆ 최예용
사람에 따라 다 다르고 또 조금만 노출돼도 걸릴 가능성이 있는 거예요. 이게 뭐 ‘한 번 노출 돼 가지고 걸렸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괜찮다’ 라고 절대 얘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환경부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자전거 같은 데에도 이 성분이 들어가 있다 라는 뉴스가 나오니까 ‘일상적인 사용에서의 석면은 괜찮다’ 이렇게 발표를 했어요.
◆ 최예용
그 부분은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어디에 들었냐면요. 냉장고나 세탁기 뒤 엔진, 모터가 돌아가는 거기에 열이 나면 안 되니까 그 열을 단열해주기 위해서 석면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뒤판에 들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는 괜찮겠죠. 그렇지만 그런 제품이 아니고 자전거라든지 또는 헤어드라이기라든지 토스터기 이런 것들의 경우에는 조금 얘기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일상적으로 놓기도 하고 떨어트리기도 하고 또는 부서지기도 하고요. 또 고장나면 고치겠다고 뜯어보는 경우도 왕왕 있고요. 이런 경우에 과연 노출이 안 된다고 자신할 수 있겠느냐?
◇ 김현정 / 진행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접촉 방식은 어떤가요? 꼭 호흡기로 들어갔을 때에 문제가 되는 건가요? 뭐 피부에 발라도..?
◆ 최예용
호흡기로 들어가는 게 가장 문제가 되고요. 피부나 식품을 통해서도 들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양이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주로 호흡기를 통해서 폐질환으로 많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흡기를 통해서 폐 깊숙이, 굉장히 이게 작은 입자에요. 그래서 머리카락보다도 몇 천분의 일이 작다고 얘기되는데요. 그것이 작기 때문에 더 폐 깊숙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 나오는 거고요. 이게 굉장히 강한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 체내에서 그것을 녹여 없앨 수가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럼 완전히 안 쓸 수는 없는 건가요? 아예 금지시킬 수는 없는 필수원료인가요?
◆ 최예용
금지를 지금 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1월 1일 부터석면이 들어간 모든 제품은 제조, 사용, 유통을 아예 전면적으로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베이비파우더처럼 불순물로 들어온 경우, 뭐 이런 것까지 금지 내지는 관심을 못 뒀던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원료에는 안 써 있는데 그 원료의 그 전 원료단계에 쓰인 경우, 이런 경우는 단속이 안 되는 거군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번에 저희들이 조사해 봤지만 노동부가 그거를 전면적으로 수입, 제조금지 시킨 기준이 0.1%에요, 농도상으로. 그런데 이번에 베이비파우더를 보면 최고 7%까지 나왔습니다. 이미 이게 석면제품이 아니고 뭐 겠어요? 아무리 몰랐다고 하지만.
◇ 김현정 / 진행
지금 유아를 둔 부모들은 충격을 받을 법 하네요. 그 정도가 되네요. 최예용 위원장님! 혹시 이 운동하시면서 위원장님 건강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이런 걱정은 안 드시는가 모르겠어요.
◆ 최예용
저도 석면문제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방진복도 입고 마스크도 쓰고 그렇게 합니다만 현장에 갔는데 마을 주민이나 이런 분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하는데 저 혼자 보호하겠다고 그렇게 다니는 것도 사실은 좀 보기도 안 좋고 그런 경우는 참 어려움이 생깁니다.
◇ 김현정 / 진행
고생 많이 하십니다. 하여튼 이번 기회에 확실한 대책 마련이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6(월) 최예용 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 "美에선 크레파스 석면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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