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8(수) 국립오페라합창단은 1인시위중...단원 김혜전
2009.04.08
조회 248
지금 문화체육관광부 앞에 가면요. 좀 낯선 광경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부당한 해고를 알리기 위한 1인 시위가 열리고 있는데요. 뭐 이런 1인 시위야 낯설 게 없습니다만 이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국립오페란단의 합창단원들이라고 하면 좀 생소하시죠. 오페라를 하는 예술가들이 어쩌다가 무대가 아닌 거리에서 이렇게 시위를 하게 됐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 현장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의 합창단원이세요. 김혜전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광화문 앞에 거리 풍경이 어떤가요?
◆ 김혜전
지금은 아까 출근시간 대에는 굉장히 막히고 복잡했는데 지금은 좀 한산한 편이에요. 출근시간도 거의 다 임박해오고 해서 지나다니시는 분들도 별로 없고.
◇ 김현정 / 진행
원래 이 시간에 김혜전 씨는 뭘 하고 있을 시간 이었나요?
◆ 김혜전
원래대로라면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출근하고 있었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사람들이 일터로 바삐 출근하려고 움직이는데 거기서 팻말 들고 혼자 띠 두르고 서 있는 기분이 좀 묘했을 것 같아요. 서글플 거 같기도 하고 어떠셨어요?
◆ 김혜전
처음에는 굉장히 지금 이런 상황에 대해서 생소했었고. 말씀하신대로 많이 속상했는데, 일단 저희 합창단해체에 대해서 부당성을 알리고 저희 부당성에 대한 투쟁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나와 있는 거라서 지금은 오히려 담담한 마음으로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아요?(웃음) 여성 혼자 서 있는 것을 보면서, 좀 이상한 눈으로?
◆ 김혜전
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반대로 관심 가져 주시고 ‘수고하신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으세요.
◇ 김현정 / 진행
국립오페라단에 합창단이 왜 거리에 나섰을까? 아마 뉴스를 구석구석 꼼꼼히 챙겨보시는 분들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잘 모르시거든요. 그 동안에 상황을 좀 짧게 설명을 해 주시죠.
◆ 김혜전
일단 문광부라든지 오페라단체에서 주장하는 합창단 해체사연은 솔직히 구체적인 사연은 없어요, 아직까지. 단지 하나를 이유로 들자면 지금 규정문제를 들고 있는데요. 지금 합창단에 관한 규정이 없다 라는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됐어요. 그런데 합창단 측에서 만든 합창단운영규칙이라는 것은 있거든요, 엄연히. 예를 들자면 외부연주 시에 연주허가서를 통해서 단 측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하다든지 또는 아니면 월수금 출근 시 지각결석에 대한 벌점제라든지 이런 등등의 그런 여러 가지 규칙들이 있고 그 규칙들에 의해서 저희가 지금까지 운영되어 왔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랬는데 갑자기 ‘어! 이것은 규정에 없는 단이다, 합창단이다. 그러니까 해체해야 겠다’ 이렇게 발표가 된 거예요?
◆ 김혜전
예. 그래서 저희는 ‘다른 것이 규정이 아니다. 이런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운영되어 온 규칙들이 바로 우리 규정이다’ 라고 주장을 해 왔고. 또 굳이 하나의 이유를 더 들자면 예산집행면에서 위법적으로 편법적으로 운영이 되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정말 위법적으로 운영이 돼 왔다는 근본적인 근거는 전혀 들지 못하고 있어요. 단 측이나 문광부에서. 그래서 만약에 정말 오페라 단 측에서 주장하는 대로 사업비에서 인건비가 위법적으로 사용이 됐다면 2003년이나 2008년에 저희가 감사가 시행이 됐는데 그 당시에 문제가 되고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7년 동안.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이제 ‘부당한 해체다, 해고다’ 주장을 하시는 건데요. 몇 분이나 그럼 이번에 해고가 되셨어요?
◆ 김혜전
합창 단원이랑 반주자 포함해서 41명이 해고가 됐고요. 오페라 단에 속한 또 상임가수들이 있어요. 그 가수들과 무대스텝, 감독들을 비롯해서 거의 50명 가까이 해고를 당했죠.
◇ 김현정 / 진행
계약을 할 때 뭔가 약속받은 게 있었습니까? 예를 들어서 얼마가 지나면 정규직 전환을 해 준다든지 ‘부당한 해체라든지 해고는 없을 거다, 안심해라’ 이런 언지가 있었습니까?
◆ 김혜전
그런 점에 대해서는 합창단 정규직화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약속을 하셨고요. 그리고 합창단 해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을 하신 적이 없어요. 만약에 그런 가능성을 알았다면 입사지원하지도 않았을 뿐 더러 오페라 단 측에서도 그런 오디션 공고를 하지는 않았을 거 같다 라는 생각이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몇 년 만에 해체가 될 거라면 이 분들이 여기 지원도 안 했을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혜전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얘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어쨋든 국립오페라단에 합창단 규정이 없고 지금 운영이 다들 어려우니까 어쨌든 운영효율성 면에서 해체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누구가는 피해를 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김혜전
글쎄요. 저희가 오페라단 측에도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솔직히 규정이 없는 것은, 정말 무대에서 공연해 온 오페라 합창단원의 잘못이 아닌 그것을 미비한 상태로 운영을 해 왔던 오페라단의 책임이 많다고 저희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싸워 왔던 것이고. 그래서 정말 저희를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당연히 해체돼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분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1인 시위까지도 나와서 하고 있는 것이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김혜전 씨는 원래 성악 전공하셨어요? 대학에서.
◆ 김혜전
네.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무대가 아닌 곳에서 머리에 띠 두르고 부당해고 투쟁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셨겠네요?
◆ 김혜전
예. 전혀 예술계에서, 음악계에서 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는 전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죠.
◇ 김현정 / 진행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입니까?
◆ 김혜전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기억에 안 남는 공연은 없어요. 그 중에 하나를 뽑자면 천생연분이라는 저희 한국 창작오페라인데요. 이거는 2006년 독일공연을 초연으로 해서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이든 중국이든 저희가 초청이 돼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고, 굉장히 대외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언어로 된 작품으로써 전속매진의 기록을 하고 또 일본총리부인께서는 ‘진짜 이 사람들처럼 오페라를 잘 아는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없을 것이다’ 라고 극찬을 해 주셨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역시 음악 얘기가 나오니까 훨씬 더 생기가 있어지시네요. 다음에는 이런 인터뷰 말고요, 공연현장에서 공연 소개하는 그런 인터뷰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