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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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목) 나주시장 · 남해군수, '화개장터' 처럼 만나다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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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주와 남해 지역에서 아주 이색적인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전남 나주시장하고 경남의 남해군수가 하루 동안 서로 자리를 바꿔서 근무를 하는, 참 보기 드문 관경이 벌어져서 화제인데요. 영호남 지자체의 교류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이죠. 오늘 이 두 분을 한 자리에 모셔보겠습니다. 항상 정치인들하고 딱딱한 이슈만 다뤘는데 정치적인 것 배제하고 얘기 나눠보죠. 화개장터 같은 느낌으로요. 신정훈 전남 나주시장, 정현태 경남 남해군수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먼저 나주시장님, 남해군수로 하루 근무해 보시니까 소감이 어떠셨어요?

◆ 신정훈 나주시장

남해에 가서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해 군민들과 정현태 군수님이 열심히 일해 놓고 일궈 놓은 선진 행정을 봤고요. 또 남해를 통해서 또 나주 행정의 여러 가지 잘한 점과 반성해야 될 점, 이런 것들을 두루 보면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하루 만에 그렇게 많이 배우셨어요? (웃음)

◆ 신정훈 나주시장

정신없이 좀 돌아 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남해 군수님은 어제 하루 업무 해 보고 어떠셨어요?

◆ 정현태 남해군수

아주 좋았습니다. 나주 하면 천년의 역사와 문화기 조화를 이루는 아주 역사 문화 도시거든요.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고. 또 혁신도시를 통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고.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직원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수장이 바뀌어 버리니까?

◆ 신정훈 나주시장

직원들 하루 동안 다는 알 수 없었지만, 특히 지금 남해군 같은 경우는 저희 나주시보다는 작은 도시인데. 외형적인 어떤 성장, 개발 사업은 조금 우리보다는 작았지만 선진 자치 행정에 있어서 아주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특히 생활 쓰레기를 완전히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을 하는 것이나 자원화 하는 것, 그리고 어느 도시나 가장 골치 아픈 장묘문화를 완벽하게 해결한 것, 이런 것들을 보면서 남해가 농촌 도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진적인 자치행정을 하는 도시라는 것을 아주 마음 속 깊이 느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칭찬을 너무 많이 해 주셨는데요. 이렇게 되면 남해 군수님도 나주 시정 돌아보시고 이런 것은 참 우리 남해가 본받을만하다 싶었던 것 한 말씀 해 주셔야겠어요?

◆ 정현태 남해군수

나주는 정말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고장입니다. 영남에 경주가 있다고 그러면 호남에는 나주가 있거든요. 저는 무엇보다도 나주의 정신을 배우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고요.

나주의 정신은 제가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능가할 능(凌)자에다가 절정의 절(絶), 능절(凌絶)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 자기 한계를 뛰어 넘으면서 동시에 시대적 한계를 뛰어 넘었던 선인들의 역사 속에서 나주의 역사를 갖다가 추도를 해 왔었습니다.

우선 태조 왕건이 그렇습니다. 그 분이 후고구려라는 작은 지역에서 후백제의 전략적 요충지인 당시의 금성을 치지 않습니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곳을 갖다가 점령하면서 후삼국 통일의 기반을 마련했거든요. 또 나주에는 삼봉 정도전 선생이 유배를 왔습니다. 이 분이 불교 국가인 고려에서 유교를 갖다가 새로운 통치 이념으로 받아들이면서 조선을 세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남해 군수님, 나주 공부를 정말 많이 하셨네요. (웃음) 아니 그런데 두 분이 어떻게 하다가 이런 특별한 이벤트를 생각하게 되신 거예요, 나주 시장님?

◆ 신정훈 나주시장

우선 정현태 군수님과 저는 오래 전부터 사회운동도 같이 해 왔고 특히 자치분권운동을 통해서 지방으로부터 우리 정치를 새롭게 바꾸자 하는 그런 의지가 통합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래가 친구, 동지셨군요?

◆ 신정훈 나주시장

선후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현태 군수님께서 한 번 서로 좀 바꾸어서 한 번 비교 행정 해야 되지 않겠나, 또 영호남간의 벽도 같이 무너뜨려보자, 이런 뜻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자치 행정의 어떤 선진 자치 행정을 같이 한 번 해 보자, 이런 뜻으로 제안해서 아주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남해군수께서 먼저 제안을 하시고 나주시장께서 받아들이는 형태였군요. 하루 업무였기 때문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라고 하시는 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남해군수님 어떠세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정현태 남해군수

앞서 잠시 제가 제안 배경을 간단하게 첨가를 하면요. 국민을 섬기는 행정을 하겠다고 누구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 했는데 저희 남해군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군민들 중에서 한 분을 모셔서 명예 군수님으로 모시는 제도가 있습니다. 군민 모두를 군수로 만들고 싶다는 게 제 꿈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 제도를 조금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자고 해서 훌륭한 시장님을 우리 군수님으로 초청해서 서로가 맞교환해서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두 시 군 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신정훈 나주시장

아마 지금 경상도, 전라도 하면요. 어떤 정치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대단히 큰 벽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남해의 한 700년 전의 역사에는 나주의 정지 장군이 남해가 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때 가서 싸웠던 기념비가 남해 시내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남해와 나주가 자치행정의 선진자치도시를 표방하면서 서로 따라 배우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 교류는 내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외적으로 영호남 간의 정말 지역을 초월해서 서로 협력하고 또 도움이 되는 그런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일단 상징적으로 정말 의미가 있겠어요. 남해군수님은 고향이 어디세요?

◆ 정현태 남해군수

남해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나주시장님은 어디십니까?

◆ 신정훈 나주시장

저는 나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웃음) 고향이 다 거기시군요. 그러니까 어렸을 적부터 영호남 간의 갈등이라는 게 뭔지를 뼈저리게 느끼면서 자라신 분들이세요?

◆ 정현태 남해군수

네, 나름대로 많이 느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도 존재하긴 하나요? 나아졌습니까? 어떤가요, 남해군수님?

◆ 정현태 남해군수

지금도 상당히 존재를 합니다. 여러 가지 기교가 있는데요. 가령 2012년도에 여수 엑스포가 인접 시군에서 여수에서 열리기 때문에 우리 남해군하고 서로 물길을 트고 서로 공동의 남해안 세계박람회로 만들기 위해서 상호 협력을 하고 있고요. 또 이번처럼 서로 상호 교환을 통해서 상대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특히 나주시 같은 경우에는 혁신 도시를 통해서 그린 에너지피아도 건설하고 지역 인구를 증대하겠다는 게 아주 중요한 미래의 전략으로 돼 있습니다.

우리 남해군도 그린시티하고 에코시티라는 명성을 바탕으로 해 가지고 국제 해양 관광 도시와 스포츠 휴양 도시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양 시군이 합친다면 대한민국 녹색성장 시대를 주도하는 아주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른바 시너지 효과라고 하는 게 영호남을 건너서 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정현태 남해군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나주시장님, 이게 일일체험 정도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큰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구체적인 교류 협력 방안도 있어야 될 것 같은데 구체적인 아이디어 있습니까?

◆ 신정훈 나주시장

우선 행정 간의 어떤 교류도 의미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남해군수나 나주시장이 지역 정당이 아닌 무소속 단체장으로서 서로 협력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 지역민들이 주로 평생을 교류도 잘 하고 또 친구 관계도 잘 맺다가 꼭 정치만 하면 그렇게 딱 갈라지거든요. 그래서 양 지역민들이 저희들을 볼 때도 그런 관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양 지역에서도 정말 지역민만을 위한 그런 정치, 이런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그걸 통해서 우리 정치가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도 갖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업무 차원에서의 교류도 중요할 거고요. 주민들 간의 자치적으로 나서서 할 수 있는 교류의 장도 우리 수장께서 열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 정현태 남해군수

실제로 한국 농업 경영인의 나주시하고 남해군하고는 이미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