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구속에 이어서 MBC PD수첩 이춘근 PD까지 긴급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PD수첩 제작진들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있었습니다. 각종 언론 단체에서는 항의 성명을 내고 언론 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많은 분들이 지금 언론계에서 뭔가 큰 일이 나긴 난 것 같긴 한데,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오늘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을 직접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도록 하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떤 심경이신가요?
◆ 최상재
한마디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고요. 특히 또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우리의 물과 공기와 같이 가장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요소라고 봅니다. 심각하게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공교롭게도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구속된 지 하루 만에 PD수첩의 이춘근 PD까지 긴급 체포가 됐단 말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뭐가 있다고 보세요?
◆ 최상재
최근 정치계 상황이라든지 또 박연차 회장 사건, 이런 식으로 해서 사회의 관심이 다른 데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또 한 가지는 6월 달에 세 번째 입법 전쟁이 지금 예고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또 5월, 6월에 시민들이 또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 전에 일단 자신들이 보기에 문제거리가 될 것들을 사전에 빨리 정리한다, 이런 무리한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하나하나 좀 들여다보죠. 먼저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구본홍 사장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이 됐는데 정말로 업무를 방해했는지 안 했는지는 조사해 보면 알겠죠. 그런데 구속이라는 방식 말입니다. 조사를 거부하고 도주 우려가 있고 뭐 증거 인멸 우려가 있을 때 하는 게 구속으로 알고 있는데 노종면 위원장의 상황이 객관적으로 그런 상황이었던 건가요?
◆ 최상재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 대통령 선거 특보로 지냈던 사람이 방송사의 사장으로 올 수 있느냐, 이런 문제를 제기를 하고 250일 넘게 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 왔었고요. 또 그 과정에서 회사가 다섯 차례에 걸쳐서 업무 방해로 고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안에 대해서 노동조합에서 노종면 위원장을 포함해서 세 차례 이상 나가서 이미 조사를 성실하게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어제 목요일 날 조사를 받기로 경찰과 사전에 협의가 다 되어 있는 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요일 새벽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정말 80년대에도 보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직에 있는 언론인들을 강제로 체포하고 또 구속하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미 세 번이나 나가서 자진 출두해서 조사를 받았는데 도주 우려가 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
◆ 최상재
그리고 노조 입장에서는 회사 측의 고소 고발이 부당하다는 것들을 알리기 위해서 지금까지 경찰에 나가서 오히려 당당하게 수사에 임해 왔습니다. 그래서 조사에 불응했다 라든지 또는 17일 날 출두하라는 요구서가 18일 날 도착한다든지 이런 아주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벌어진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렇다면 업무를 방해했다는 그 혐의 자체는 어떤가요? 실제로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하면서 업무 방해 한 건 아닌가요?
◆ 최상재
그것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봅니다. 피켓팅을 하고 사장 물러가라, 라는 구호를 외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보고요. 더더군다나 지금 현재는 새로운 낙하산 사장이 들어와서 고액 연봉 자리를 다수 여러 개를 새롭게 만든다든지 또는 심지어는 회사의 공금으로 구본홍씨 와이셔츠까지 구입한다든지 이런 아주 무능하고 대표적인 방만한 경영들을 한 사례들이 이미 발견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회사 경비를 줄여야 되겠다며 사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려고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낙하산 사장이 떨어진 것만 해도 분노하고 있는 상황인데 무능 경영까지 겹치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파업 들어가기 하루 전 날, 체포를 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 이렇게 해서 구속하는 것은 이것은 명백하게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짓밟는 거고요. 저희들은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노종면 위원장 구속되고 다음 날이 총파업이 예정되어 있던 날이었군요? 이미 예정돼 있던?
◆ 최상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총파업을 막아 보려고 하는, 어떤 국면 전환의 배경 같은 것도 있다고 추측을 하시고 계시는 거군요?
◆ 최상재
네, 그것은 명백하고요. 또 경찰들이 체포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업무 방해로 불러놓고 파업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 하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가 하면 파업 상황도 고려한 것 아니냐 하는 말을 흐린다든지 도저히 그런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PD수첩 좀 보죠. PD수첩 PD들 긴급 체포한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렇게 말합니다.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이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했으니까 우리는 조사를 해야 되는데 이 PD들이 계속 소환에 불응하니까 결국은 긴급 체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 최상재
한국을 제외하고 OECD 국가 중에서 단 한 나라라도 이런 나라가 있겠습니까? 방송 프로그램, 특히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는 당연히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이런 부분들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것은 명백하게 방송이 다 나갔습니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다른 형태를 통해서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방송에 나간 상태니까 그것보다 더 정확한 증거 자료가 어디 있습니까?[BestNocut_R]
명예훼손 했다면 방송 내용을 갖고 법원에서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원본 테이프를 찾아야 된다,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을 찾아야 된다,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나라에서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했는데 당사자 기자나 PD들 집을 압수수색하고 심지어는 약혼자 집까지 압수수색하고 또 거리에서 긴급 체포하고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기자, PD가 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 있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검찰이 얘기하기로는 무슨 번역이 왜곡이 됐다, 의도적으로 왜곡했다, 이 부분을 지적한 것 아닌가요? 전반적인 기조보다도?
◆ 최상재
그것은 한 마디로 정말 언론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다고 보는데요. 저희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100% 완벽하게 정확하게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수사 기관은 아니니까요?
◆ 최상재
그렇습니다, 수사 기관도 아닐뿐더러 어느 한 가지 잘못된 사안들을 판단을 할 때 여러 가지의 취재를 해서 종합적으로 기자나 PD가 판단을 하고 이것이 잘못됐는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분석하고 판단하는, 이런 아주 다양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것이 마치 어디 공장에서 빵 찍어내는 것처럼 왜 이렇게 재료가 부실했느냐, 조금 더 들어가야 될 소금이 적게 들어갔느냐 따지자는 것이거든요. 이것은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왜곡해서 어떻게 취재를 하고 어떻게 보도를 하는지 잘못된 보도가 있으면 그 결과에 대해서 자신들이 수정해 달라. 잘못됐다고 알리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원본 제출 요청에도 불응하고 있는데 그것조차 부당하다는 입장인데, 그런데 일부에서는 아예 제출을 하고 떳떳하게 명백하게 정당함을 주장하는 게 어떻겠느냐, 제출해라,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왜 이렇게 원본을 안 내는 걸까요?
◆ 최상재
그것은 굉장히 나쁘고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만약에 전례가 된다면 누군가 방송 프로그램이나 신문 기사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명예 훼손을 하면 기자나 PD들이 전부 다 취재원들을 공개하고 취재 자료를 다 내놔야 합니다. 그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그것이야말로 기본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그런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아마 저희들은요. 수십, 수백 명의 PD, 기자가 잡혀간다 하더라도 이 원본 자료테입을 공개한다든지 취재원을 공개한다든지 이런 일들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취재원 보호는 기본이란 말씀이시군요?
◆ 최상재
그렇습니다. 그리고 취재 내용 자체도 그것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수십, 수백 가지의 자료를 갖고 그것을 저희들이 분석하고 판단한 것입니다. 저희들이 단순한 공장의 기계 라인에 서 있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판사나 검사가 판단하는 것과 기자와 PD가 판단하는 것들이 분명히 다를 수 있습니다.
시각과 관점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는 내용들인데 그것을 마치 제조업처럼 한 가지 기준을 갖고 자신들이 재단하고 판단하겠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죠. 그렇게 된다면 뭐 언론의 독립과 자유는 금방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언론 노조에서는 이번 상황을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고 언론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을 하고 투쟁을 준비하고 계시는데요. 위원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7(금)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PD수첩 원본 제출 안하는 이유는..."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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