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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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금) 김인식 감독 "믿음의 리더십? 선수들이 잘했을 뿐인데"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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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정말 큰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위대한 도전’, 이러면 벌써 아시겠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 준우승의 신화를 이룬, 이 분이야말로 그야말로 위대한 지도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인식 감독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제 귀국한지 이틀 되셨는데, 좀 쉬고 싶으실텐데 여기저기에서 인터뷰 좀 해 달라는 요청이 많죠?

◆ 김인식

네. 물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신이 좀 없으시겠어요. 아직 피곤하신 목소리가 느껴지는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 결승전에는 제가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요. 끝나고 나니까 제 어깨가 다 결릴 정도더라고요. 지금 방송 듣고 계신 청취자들도 아마 다 저처럼 열심히 응원을 하실 분일텐데. 인사 말씀부터 한 말씀 해 주시지요.

◆ 김인식

제가 이제 막상 귀국하다보니까 열렬한 환영을 해 주시고 참 저희가 몰랐던 이런 놀라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래서 야~ 이왕이면 참 우승을 해 갖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 자꾸 생각하다 보니까 마지막 그 순간이 너무나 그게 자꾸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하여간 어쩔 수 없구나. 다음 대회라도 다른 분들이라도 잘 해 주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뿐입니다.

◇ 김현정 / 진행

10회가 지금도 눈 감고 누우면 10회, 그 장면이 아른아른 하시는 거군요?

◆ 김인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왜 안 그러시겠습니까. 그렇지만 정말 잘 했습니다. 지금 다 국민들은 굉장히 잘 했다. 신화다 하고 있는데 감독님 기운 내시고요.

◆ 김인식

네.

◇ 김현정 / 진행

참 열심히 뛰었습니다. 마지막 경기, 지금 아쉽다고 하셨습니다만 저런 승부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명승부였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시죠?

◆ 김인식

물론이죠.

◇ 김현정 / 진행

이런 게 감독님 수십 년 기간 동안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겠죠? 이렇게 팽팽한 승부?

◆ 김인식

네.

◇ 김현정 / 진행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어떻게 만족을 하십니까?

◆ 김인식

네. 물론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저희 선수들이 참 열심히 잘 해 주었고 진짜 이번에 한데 뭉치면 뭔가를 해 낼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이 상대방하고 이렇게 따지면 다 월등하지는 않지만 몇 선수는 굉장히 메이저리그나 일본 리그에서도 지금 당장 통할 수 있는 그런 기량으로 지금 많이 올라왔어요. 올라왔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우리가 상대방한테 조금 못 미치는 건 있는데 그래도 그런 거를 우리가 커버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었던 게 전체가 한데 뭉쳐서 가는 것 그게 다른 팀보다는 남달랐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맞습니다. 단결, 정신력 이런 것들. 그런데 감독님. 9회에 갔을 때 말입니다. 9회에 우리가 동점까지 갔을 때 그때 어떤 생각 드셨어요? 이거 이길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 드셨습니까?

◆ 김인식

이제 물론 그게 그때 마지막을 이렇게 참 엎어 가지고 이겨야 되는데 그때 이제 못 엎은 게 결국은 연장전으로 가면서 좀 점점 불리하게 되는 거죠. 그 이유는 저희가 이미 선수 교체가 많이 일어났어요. 저희는. 그래서 9회에 승부를 걸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상대보다는 뭐 마지막에 교체한 선수는 1명 정도였습니다. 공격에서는. 투수도 몇 명 이제 안 남았고. 물론 인원수는 많아도 그 날 투입된 선수는 몇 안 나왔죠.
[BestNocut_R]

◇ 김현정 / 진행

그런 상황에서 이왕이면 9회에서 아예 뒤집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하셨던 거군요? 동점에서요?

◆ 김인식

이왕 이렇게 된 거 9회에서 딱 마무리 장식을 했으면 더없이 좋았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아쉬움이 계속 생각이 나시는 거예요. 지금도. 지금 가장 안타까웠던 10회 얘기를 계속 해 주셨는데 사실 임창용 선수가요. 임창용 투수가 여론의 약간 질타도 받고 있거든요. 왜 마지막에 그랬느냐. 이치로 보내지. 많이 상심해 있는 상태인 것 같은데 좀 만나보셨어요?

◆ 김인식

네. 물론입니다. 그 날은 제가 안 만났고 사실 제가 잠을 그 날 한숨도 못 잤어요. 호텔 방에서 누워서 이렇게 잠을 청하려고 하면 천장에 이치로가 왔다갔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는데 그거 물어보는 거는 둘째 치고 일단 임창용이나 추신수가 떠나야 되니까 저희하고 헤어져야 되니까 추신수는 현지에 남는 거고 임창용은 일본에 내려야 되는 거니까 혹시 비행기를 바꿔 탈 때 서로 못 만날 수가 있으니까 아침에 커피나 한 잔 이 선수들하고 해야 겠구나 하고 이제 불렀어요. 불렀는데 추신수는 이미 떠났어요. 그 전 날 전체적인 선수들 미팅을 해서 마무리 지었는데 그때 인사를 하고 아침 비행기인줄 몰랐습니다. 제가.

아침 비행기 일찍이니까 벌써 이미 떠났고 창용이가 내려와서 식당으로.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어제 너가 사인을 봤는냐, 창용이가 못 본 거다. 임창용이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요. 가운데로 실투를 한 것뿐이지. 그러니까 저는 아 그러냐. 자기가 야쿠르트 가면 감독하고 피칭 코치한테 미안하다 해라. 니가 마무리 투수인데 게스트를 너무 많이 던진 것 같다. 그 얘기를 전해주고 뭐 그동안 수고했다고 이런 얘기를 했어요. 분명히 강민호 한테서 무슨 시그널을 못 받은 거죠. 그래서 이제 그때 그 장면이 보통 야구에서는 이렇게 걸려 보내는 게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완전히 일어나서 볼을 던져서 보내는 것 하고 또 한 가지는 볼로 던져서 상대방이 거기에 말려들면 말려드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4볼로 내보내는 거예요. 그래서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가 이제 둘째를 택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사인이 안 맞은. 임창용 선수 실수는 아니라고 지금 보시고 계시는,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계시는 거군요.

◆ 김인식

그거보다는 이제 니가 거기에 대한 사인은 아니다 이거지. 거기에 대한 사인은 못 봤으니까 할 수 없는데 그래도 본인이 느낌이 있을 것 아니냐. 본인도 걸려 보내겠다.. 하는 그런 마음도 있었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경기도 경기였지만요. 한편에서는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이 아주 큰 화제였습니다. 국내에서. 동의하세요? 감독님? 믿음의 리더십?

◆ 김인식
글쎄요. 그거는 선수들이 잘 해 주면은 감독은 덩달아 올라가는 거예요. 그래서 그거는 뭐 그냥 제가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선수들이 잘 해 줘서, 겸손까지.. 그런데요. 항상 믿고 기다려 주시잖아요. 선수 누가 나가면. 그런데 못 하면 빼야 되는 것 아니냐. 너무 기다려주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는 안 들으세요?

◆ 김인식

물론 그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도 있고 하지만 선수를 자주 이제 교체를 하다 보면 그 선수는 결국 조그만 잦은 실수에 혹시 내가 바뀌는 거 아니냐 그러면 점점 움츠려들죠. 움츠러들다 보면 플레이 인식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혹시 내가 이걸 놓치면 바뀌는 것 아니냐 하다 보면 마음에 너무 압박을 받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럴 수가 있겠네요. 정말. 그래서 일단은 믿고 기다려 주는 것. 그런데 아무나 기다려주는 건 아니죠?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게 확실한 선수? 그런데 성과가 안 나오는?

◆ 김인식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기준이 있습니다. 만약 야구 외에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믿음, 기다림이 꼭 필요하다 싶은 분야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 김인식

글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은 그래도 서로 밑의 사람이나 위의 사람이나 서로 믿음과 신뢰를 갖다 보면은 그래도 일이 잘 될 것 아닌가. 물론 뭐 당장 앞의 이익을 보고 다그치고 하다보면 앞에서의 일이 잘 될지 몰라도 장기적인 발전은 이렇게 될 것 같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모든 사회의 분야가. 특히 정치 봐도 그렇고 경제 봐도 그렇죠. 기업들이 요즘 많이 배우자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병역 특례 얘기도 지금 나오는데 이 부분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드시죠?

◆ 김인식

네. 물론입니다. 추신수 같은 선수는 이제 지금 메이저 리거가 돼 갖고 이제부터 뻗어 나갈 선수인데 물론 뭐 국방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나라의 뭐 또 의무를 다 해야 되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 아까워요. 지금 막 이제 추신수는 이제 미국 사회에서 전부 알려졌는데.

◇ 김현정 / 진행

그 한 마디로 다 표현이 되네요. 그 마음. 감독님의 마음. 하여튼 고생 너무 많이 하셨고요. 이렇게 이른 아침 아직 피곤하신 와중인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독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