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 사람을 딱 한 명만 꼽으라면 대부분이 스포츠 스타, 김연아 선수를 떠올리실 겁니다. 여자 선수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세계선수권을 재패했죠. 오늘의 화제 인터뷰에서는 ISU, 국제빙상연맹,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지희 피겨 부회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직 L.A에 계시는 거죠?
◆ 이지희
네. 김연아 선수는 5시간 전에 비행기를 탔고요. 저는 오늘 저녁에 비행기를 타게 돼서요. 아직은 이쪽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직접 몸으로 느껴지는 미국 L.A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이지희
이쪽에서 WBC 응원을 하신 분들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한인들이 표를 구하느라 많이 애를 쓰고 표가 매진돼서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김연아 선수, 경기 전후에 두루두루 만나보셨을 텐데요. 컨디션이라든지 분위기 어땠습니까?
◆ 이지희
지난 2년간에는 김연아 선수가 몸의 상태가 조금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항상 쇼트 프로그램까지는 정신력으로 경기를 임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데 프리 스케이팅에서는 4분 10초 경기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어서 성과도 잘 못나온 경우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몸 상태가 매우 좋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상태라서, 선수 자신이 자신감에 그대로 경기를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고 우승을 예감했죠. 연습 때 봐도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모든 요소들을 다 경기에서 다 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연습 때부터 이번에 느낌 좋아요, 이번에 우승할 것 같다 이런 암시가 있었던 거군요? 본인 스스로도.
◆ 이지희
대회하기 전에 연습 시간에 선수들이 다 자기 음악을 한번 씩 맞춰보는 시간이 있는데요. 그럴 때 김연아 선수는 쇼트 프로그램도 그렇고 프리 프로그램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 모든 요소들을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다 했어요. 다른 선수들은 하다가 잘 안되는 부분들은 실수도 하고 놓치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번에 우승 뿐 아니라 200점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그동안에도 피겨의 여신이라고 불린 사람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200점을 돌파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건가요?
◆ 이지희
김연아 선수의 기술적인 점수가 굉장히 높거든요. 3회전 3회전 고난위도의 점프를 연속으로 해서 성공시킨 선수들이 흔치가 않아요. 그래서 이런 점프의 요소들을 총합을 하면 기술적인 점수로도 최고의 점수를 받았고, 예술적인 점수에서도 최상의 점수를 받아서 200점이 넘어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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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 진행
그렇게 어려운 거군요. 잘하는 선수들이 역대에도 있었지만 기술도 완벽하고 연기도 좋고, 이 두 가지를 다 잘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군요.
◆ 이지희
그렇죠. 선수마다 스타일이 있고 특징이 있어서 어떤 선수들은 점프만 강하고 스핀이나 표현력이 약한 선수들도 있는데, 김연아 선수는 어디 한 곳을 나무랄 곳이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요소를 최고의 레벨로서 수행할 수 있었고요. 표현력도 최고였죠.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실수가 있었습니다. 같은 종류의 체인지 스핀인가요. 이것을 두 번하는 바람에 한번은 0점 처리가 됐는데 이런 잔 실수들만 보완하면 더 좋은 점수를 기대해도 되는 건가요?
◆ 이지희
아마도 내년에 올림픽을 위해서 조금의 점수를 남겨둔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가 실수한 게 아니고 규정의 이해가 코치하고 잘 수행을 못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충분히 잘 했는데 점수를 못 받은 상황이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규정을 이해하는 데 착오가 있었던 거군요. 김연아 선수의 실수라기보다는 말이죠. 내년에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 가능하겠습니까? 너무 당연한 질문인가요?
◆ 이지희
지금 이곳에 피겨 스케이팅의 관계자들, 심판들이나 스케이팅을 코치하는 분들이 봤을 때 더 이상 이번 경기로써는 김연아 선수와 비교할만한 세계의 어느 나라의 어느 선수도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 봐서는 이 컨디션을 유지하고 운영이 된다면 1년 후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김연아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이번 대회로써 인정을 해 버린 셈이예요.
◇ 김현정 / 진행
김연아 선수 대단했고요. 하면 된다는 정신을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훈련장 없이 훈련했다는 얘기나 억 소리 나는 비용 때문에 집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우리 환경이 하면 된다는 정신만 강조하기엔 너무 열악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김연아 선수와 같은 후배가 더 나오기 위해서 조금 우리가 신경 써야 될 부분이라면 어딜까요?
◆ 이지희
스케이트장이 많이 늘어나서 훈련할 곳이 많은데도 훈련 시간이라든지, 대관을 해야 되거든요. 선수들이 일반 사람들하고 같이 훈련을 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고난위도의 점프나 스핀 같은 것을 하기에는 일반 사람들 탈 때 하면 위험하고 다치고 선수들이 부상이 생기기 때문에 따로 일반 시간 끝나고 하다 보니까 너무나 늦은 시간에 얼음을 빌려서 타야 되는 경우도 있고, 새벽에 타야 되고, 학교를 중간에 가야되니까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아요. 그래서 피겨의 전용 구장이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이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31(화)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 이지희 심판이 본 김연아의 기술과 예술성
200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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