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최고위원 "편한 싸움은 다른 분에게 기회 드려야"
지난 금요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전주 덕진 지역에 출마 하겠다, 이런 의사를 밝힌 뒤에 민주당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민주당의 최재성, 김부겸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죠. 그런가 하면 당 지도부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분이 계십니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연결해보죠.
◇ 김현정 / 진행
개인 블로그에 정동영 전 장관 출마에 대해서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셨는데요. 어떤 이유이실까요?
◆ 안희정
제 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번 4월 보궐선거는 이명박 대통령 국정 운영 1년, 거대 여당 한나라당 국정 운영 1년에 대한 국민들의, 민주주의 진영의 힘을 모아내는 자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MB악법에서부터 용산 참사, 촛불 시민들에 대한 수많은 연행, 이러한 민주주의의 역사가 후퇴되는 현실에 대해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그래서 민주주의 진영의 표를 모아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게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드려야 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선거 구도와 쟁점과 이슈들을 집중시켜 나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오늘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보여집니다만, 정동영 고문의 출마 자체가 이러한 보궐선거 구도 자체를 다 희석시키고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세균 대표는 이런 말씀 하셨더라고요. ‘선당후사’ 그러니까 당이 우선이란 말씀이신데, 비슷하게 통하는 말씀이 되는 건가요?
◆ 안희정
사적인 판단보다는, 사사로운 판단보다는, 당과 공적 가치를 늘 우선에 두고 결정을 하고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은 어떤 단위의 지도부든 꼭 그런 태도를 취해야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출마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당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 출마한다, 이런 점을 강조하고 계시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안희정
현재 당 지도부가 판단하는 것을 좀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운전을 하고 있는 당 지도부가 도움이 될 때 저희가 또 도움을 청할 테니까요. 그렇게 서로 의논해서 결정하는 것이 순리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도부가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결정하시게 되는 건가요?
◆ 안희정
의견들을 서로 좀 나눠봐야 되겠죠. 어떤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김현정 / 진행
논의가 오늘 되겠군요. 지금 지도부에서는 나오는 얘기들은 반대쪽이 우세한 건가요? 그렇게 우리가 봐도 되겠습니까?
◆ 안희정
현재 민주당에 필요한 요소가 뭘까, 민주당은 현재 호남이라는 지역 정당에 고립되어 있습니다. 호남이라는 지역 정당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역대로 우리 민주당은 모진 고생을 해 왔습니다. 김종필 총재를 안아서 DJP 연합으로 정권을 잡기도 했고요. 영남 후보를, 노무현 후보를 선택해서 영남으로 지지를 확산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지역 정당의 지역주의 정치 구도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들을 늘 강화시켜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당 지도부나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걱정하는 것은.
◇ 김현정 / 진행
지난 18대 총선을 생각해 보면 민주당 공천에서 안희정 최고께서도 당에서 공천을 주지 않았죠?
◆ 안희정
네, 저는 심사 대상도 되지 못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그때 수락을 하셨죠?
◆ 안희정
네, 승복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혹시 그때 일도 생각하시는 건가요... 정동영 전 의장도 이런 부분을 생각을 해서 지도부 결정을 수락해야 한다, 이런 생각도 하고 계신 건가요?
◆ 안희정
그것은 민주주의 정당원으로서 전당대회와 책임 있는 의사 절차 과정을 통해서 정통성 있게 뽑힌 지도부들의 결정은 늘 어떤 단위나 어떤 조직에서든 승복하려고 해야 민주주의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기 개인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늘 언제나 불복하고 판을 깨려고 한다면 그건 민주주의자의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판을 깨려고 한다, 이런 말씀까지 하셨는데?
◆ 안희정
아뇨, 정동영 고문을 지칭한 말은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동영 전 장관 입장에서도 이런 말씀 하셨더라고요. “물고기는 물에 살아야 되고 정치인은 정치 현장에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내가 떠나있었으니까 이제는 현장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지금 한국 상황이 다들 어렵다고 하니까 이럴 때 가서 뭔가 힘을 보태야 한다” 사실 이런 의견도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 안희정
힘을 보태야 된다고 하는 부분은 설득력이 있죠. 힘을 보태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간에. 그런데 현재 일의 전반적인 정당과 틀에서 지도부와 잘 상의해서 서로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삿짐을 나르든 잔치를 치르든 그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하고 서로 잘 소통을 해서 도움을 줘야지, 도움을 준다고 갑자기 타작마당, 이삿짐 마당에 혼자서 왔다갔다하는 게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보탬이 되는 건 좋은데 그 방향이 틀렸다는 말씀이세요?
방향을 서로 논의해야지요. 논의하지 않고, 선언을 해버리시면 안되지요.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그럼 방향이 전주 쪽이 아니라 수도권 쪽이었는데 방향을 잘못 짚으셨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 안희정
보궐선거의 구조상 어떤 후보와 어떤 진용을 갖춰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좋겠는지에 대해서는 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고 조사도 필요합니다. 그런 조사의 결과에 따라서 우리가 판단을 하고 작전을 짜고 해야 되겠죠. 그런 점에서 수도권 출마를 하면 가능하고 뭐 이런 식의 어떤 전제된 결론을 가지고 제가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수도권 출마로 중재안이 나오지 않겠는가, 지도부에서 논의를 충분히 하겠습니다만, 그런 얘기도 있는데요. 만약 그런 식의 결론, 그런 중재안이 나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찬성할 뜻도 있으십니까? 안희정 최고위원 개인적으로는?
◆ 안희정
저는 무조건 정동영 고문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의 어떠한 역량이든 힘을 모아서 민주주의 진영의 반 MB악법 전선을 강화시켜내고, 민주주의 역사의 후퇴를 막을 수 있는 그런 좋은 싸움의 판을 짤 수 있다면, 저는 한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수도권 출마의 중재안에 대해 여쭸는데요. 그럼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당에 보탬이 되는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 안희정
그건 좀 판단을 해봐야 합니다. 당에서, 당의 전략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조사들을 하고 있거든요. 그 결과를 보고 저도 판단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예 이번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도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인가요?[BestNocut_R]
◆ 안희정
이번에 정동영 고문이요?... 현재로서는 정동영 고문께서 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뭘까에 대해서는, 전주 고향 출마는 사실상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들이고요. 그 외에 어떻게 정동영 상임고문의 힘을 같이 보태서 당력을 강화시켜낼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 난 것이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전주 쪽은 보탬이 안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고요. 하지만 공천 배제냐 수도권이냐 이 부분은 논의된 바가 없다는 말씀이신데.
◆ 안희정
네.
◇ 김현정 / 진행
만약에라도 정동영 전 장관이 수도권 쪽 안 받아들이시고 전주를 고집하신다면, 일단 전주에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접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요. 접지 않고 계속 이 부분을 주장하신다면 당과 마찰이 있고 그 과정에서 공천에서 배제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무소속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겠군요?
◆ 안희정
그런데 너무 많이 나가는 가정이어서. (웃음) 제가 그 가정을 놓고 얘기를 하면 별로 좋은 결론을 내기가 어렵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많이 나간 가정입니다만, 이런 시나리오들도 충분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가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반적인 시나리오나 상상이, 민주주의 정당과 민주주의 정치에서 있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불굴의 한 개인의 출세나 한 개인의 야망의 관점에서 자꾸 세상사를 보기 때문인데요. 누구나 다 조직과 민주주의라는 틀 안에서 의사 결정을 하고, 그런 의사 결정에 자기 것을 버리기도 하고 자기 것을 또한 던져서 희생해야 그래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재보궐 전체로 이야기를 돌려볼게요. 이번 선거에서 기대하는 점은 어떤 걸까요?
◆ 안희정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압도적인 여당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선거 결과가요. 그 결과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시민권의 엄청난 위축, 민주주의 후퇴, 감세와 규제 완화라고 표현되는 부자들의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권의 1년에 대해서 민주주의 진영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국민들께 호소해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견제할 수 있게 해 주십쇼,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 거대 여당과 한나라당이 역사를 망가뜨리지 않도록 견제의 힘을 주십시오, 이걸 호소해야 하는 게 보궐선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경향신문 보도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부평 을 지역 같은 경우 한나라당에서 김덕룡, 유인촌 장관, 이런 분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김근태 전 의장 같은 분, 최대한 쓸 수 있는 인적자원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안희정
보궐선거는 후보자들의 이름을 널리, 인지도가 높은 분들을 선택하는 것이 보궐선거 때의 일반적인 특성입니다. 총선 때와 달리 개별 선거구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 이름 석 자를 우선 알고 있어야만 선거를 치르기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인지도 높은 분들을 당에서는 공천을 하려고 노력을 하게 되는데요.
그것도 좀 평가를 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선거 구도에 가장 어떤 후보가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냐, 전혀 의외의 신인을 선택하는 것도 선택 지점이 될 수 있는 것이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판단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감독들이 일반적으로 캐스팅을 할 때 아주 유명 연예인 배우를 선택할 것이냐 신인배우를 선택해서 승부할 것이냐 문제이기도 한데요. 그와 똑같이 어떤 판단이 좀 필요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안희정 최고께서도 지금 원외이신데요. 원내 진출 계획은 없으신가요?
◆ 안희정
일단은... 가장 어려운 싸움, 그리고 명분 있는 싸움이 있다면 하겠습니다. 그러나 편한 싸움이라고 한다면 더 좋은 많은 기회를 당원들, 다른 동지들게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동영 전 장관한테 하시는 말씀 같기도 하고요? (웃음)
◆ 안희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신가요. 알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6(월) 안희정 민주당 최고 "DY, 도움준다고 혼자 타작마당 왔다갔다해서야"
200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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