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3(월) 임갑곤 흑산도 기상대장 "집엔 한달에 한번가죠,거의 면회수준"
2009.03.23
조회 340
오늘이 세계 기상의 날입니다. 이제는 뭐 다 전자화가 돼서 사무실에 앉아서 전국의 기상을 쫙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은 지금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요. 저 멀리 흑산도로 가보려고 합니다. 흑산도 기상대를 지키고 있는 임갑곤 대장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흑산도 날씨는 어떤가요?

◆ 임갑곤
오늘 흑산도 날씨는 화창하고요. 어제부터 풍랑주의보가 난 상태에서 바다가 거칠었는데 오늘 오전 11시부터는 좋아질 예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3월 말의 바다 풍경은 어떤가요? 기상대에서 바다가 보이나요?

◆ 임갑곤
네. 그렇습니다. 뭐 이쪽 바다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사무실에서 바라보면 서해 남부 전해상에 바다 풍광이 보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관광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 정말 큰 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이런 3월 말 날씨 이 정도 쯤이면 기상대가 덜 바쁘신가요? 한가한가요?

◆ 임갑곤
이제 겨울철에는 그렇게 계절풍이 불기 때문에 바다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많아서 바쁘고요. 또 여름이나 이런 때에 비해서는 봄에는 강풍을 제외하고는 조금 한가한 편입니다만 요즘 황사나 이런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들이 근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흑산도 기상대에는 몇 분이나 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 임갑곤
저희들은 기상 업무를 하는 사람은 8명이고요. 저희들 시설 관리 등을 도와주시는 분들까지 포함하여 11명이 가족처럼 지내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11명이면 정말 가족 같은 기상대네요. 그런데 뭐랄까. 요즘 기상 예보 하면 슈퍼 컴퓨터가 돌아가서 데이터를 쫙 뽑아 낸다. 그거 가지고선 전망을 낸다. 이렇게 저희가 알고 있었는데 흑산도 기상대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 임갑곤
저희들 흑산도 기상대가 속해 있는 예보 구역은 흑산도, 홍도입니다만은 지역민은 물론이고 서해 남부 먼 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이나 항해하는 선박, 이곳을 찾아주시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해상 실험을 반영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관이 이곳에 자리한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가 남서쪽으로부터 다가오는 기상 변화를 조기에 탐지해서 지상으로부터 3만 미터까지 기류 변화를 관측한 다음에 예보관들이 활용하는 기상 분석 자료가 생산되도록 일익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말하자면 중앙 기상청의 흑산도 지부 이렇게 생각하면 될까요? 쉽게?

◆ 임갑곤
네. 저희들 흑산도 기상대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우리 임갑곤 대장님은 흑산도에서 일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임갑곤
저는 여기 온지 1년 8개월 째 돼 갑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기상 관련 업무를 하신지는 일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임갑곤
88올림픽 때부터 했으니까. 21년째 돼 갑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이고. 그러시군요. 그러면 이제 하늘만 봐도 날씨 척하면 척이시겠어요?

◆ 임갑곤
시간이 갈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더 어려운가요. 그래요. 섬이니까 당연히 주민들 대부분이 이제 어업하시는 어민들이시고. 그러다 보니까 누구보다 날씨에 민감하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임갑곤
이곳은 삶의 터전이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가 곧 경제 활동 현장입니다. 따라서 바다의 변화 상황에 대해서 아주 주민들께서 민감하시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가장 힘든 순간, 지금까지 1년 8개월 동안 언제가 제일 기억나세요?

◆ 임갑곤
저희들 이제 여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제 직원들은 육지에 있는 가족이 힘들어하거나 아파했을 때 이럴 때 자주 가볼 수 없으니까 좀 그렇고요. 그래도 가장 힘든 일은 태풍이나 위험 기상 때문에 작년에도 태풍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강풍 때문에 양식장이나 조업하는 어선, 또는 지역민의 경제 활동에 손실이 발생해 가지고 저희들에게 하소연 하실 때는 가장 마음이 아프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왜 잘 못 맞히냐 하면서 항의하는 분들도 있고 그럴 것 같아요?

◆ 임갑곤
이제 그런 것도 있고요. 이제 파도가 사납고 강풍이 불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때도 이제 저희들은 우리가 모든 책임을 진 것처럼 괴롭거든요. 이럴 때는 며칠씩 가슴앓이를 하고 그럽니다.

◇ 김현정 / 진행
도시에서도 근무를 하신 거잖아요? 도시에서 근무하실 때하고 흑산도에서 하실 때하고는 어떻게 다른 점이 있던가요?

◆ 임갑곤
이제 도외지에서 근무할 때는 아무래도 늘 가족과 가족이 곁에 있고 그러니까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이제 좀 편안하고 이런데 여기에 저 같은 경우에는 괜찮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도외지에서 근무할 때보다 아무래도 좀 생활환경이 좁으니까 그런 게 좀 불편한 면 느끼죠.

◇ 김현정 / 진행
좀 답답해하는 분도 있으시겠어요? 아무래도?

◆ 임갑곤
이제 그런데 저희들이 늘 같이 이렇게 생활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또 주변 경관이 좋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잘 돼 있고 그래서 또 각자 스트레스 푸는 방법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하나씩은 터득을 하셔야겠습니다. 그렇죠? 그러면 집에는 얼마 만에 한 번씩 가세요?

◆ 임갑곤
저희들 이제 대부분 저희들은 악기상 요즘은 위험 기상이 다가올 때는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낙뢰가 예상되건 이럴 때는 어차피 저희들은 사무실에 있어야 되기 때문에 못 가고 휴일 날 한 번씩 가게 되는데 저희들이 이제 가는 날이건 오는 날이건 바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출발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면회 가듯이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리고 또 나갔는데 갑자기 태풍 온단 소리 들으면 다시 배 타고 들어오는 이런 경우도 있으실 것 같아요?

◆ 임갑곤
네. 저희들 위험 기상이 예보가 되면 나가 있다가도 들어와야 되기 때문에 들어올 바에는 아예 안 나가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다 보니까 또 가족들 얼굴 못 보고 참 이런 고생을 시민 여러분이 알아 주셔야 되는데. 사실 기상청 근무한다 그러면 요새는 욕을 더 많이 먹죠? 어때요? 대장님?

◆ 임갑곤
일반적으로 그렇게 또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저희들은 여기 이제 지역이 지역 사회 어르신들이 친절하시고 또 저희들을 많이 또 격려해 주시고 이렇기 때문에 크게 그런 건 못 느끼고 저희들이 근무 끝나고 또 마을 거쳐서 관사로 퇴근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 만나 뵙는 마을 어르신들께서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가족처럼 붙잡아 주시고 이럴 때 오히려 큰 보람을 느끼죠.

◇ 김현정 / 진행
그래도 흑산도는 아직 정이 살아있는 동네네요.

◆ 임갑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대장님 적어도 오늘 이 방송을 들으신 분들은 조금이나마 기상 예보하시는 분들의 노고, 사정을 이해하게 되셨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 위해서 궂은 일 맡으셨다 생각하시고 더 좀 노력해 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