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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5(목) 양서류박사 심재한 "너무 따뜻해진 겨울, 개구리는 괴롭다"
2009.03.05
조회 316
개구리가 나오는 날인데 이 분도 한 번 연결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 최고의 개구리 박사입니다. 한국양서파충류생태연구소의 심재한 소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오늘 개구리가 일어나는 날입니다. 소장님도 오늘 바쁘실 것 같아요. 여기저기.
◆ 심재한
회의가 좀 많네요.
◇ 김현정 / 진행
그러세요. 그런데 개구리는 봄이 오는 걸 어떻게 알고 잠을 깨는 건가요?
◆ 심재한
동면에서 일어날 때요. 개구리들은 생물 시계라고 있잖아요.
◇ 김현정 / 진행
생체 시계 같은 것?
◆ 심재한
생체 시계, 바이오리듬이라고 하는데, 걔들은 선천적으로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온도를 감지하는 그런 본능적인 게 있습니다. 그래서 봄이 오면 보통 이제 온도가, 온도 10도 이상으로 주기적으로 일정하게 지나가지 않습니까. 그거를 자기 몸 체내에서 본능적으로 감지를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봄을 예견 한다 그러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경칩이라고 해도 이렇게 추운 날씨에 어떻게 개구리가 나오겠어. 이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로 개구리가 나올 것 같은 따뜻한 날씨 아닌가요?
◆ 심재한
그렇죠. 지금 보면 벚꽃이 예년에 비해서 9일 정도 빠르다고 뉴스에도 나오잖아요. 그죠? 현재 지금 북방산 개구리나 두꺼비나 한국산 개구리 같은 경우는 몇 년 전에 비해서 20일 정도가 빨리 동면에서 깨어났어요. 그러면 이게 무엇을 뜻하느냐. 지구가 이제 온난화 되면서 우리나라 기온이 100년이 지나면 아열대 기후가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온도가 올라갈수록 개구리도 바이오리듬이 조금씩 깨어지면서 흐트러진다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올 겨울이 예년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이었는데 이럴 때는 자면서도 상당히 스트레스도 받겠어요?
◆ 심재한
당연히 받죠.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를 가진 지역이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여기에 우리나라 개구리들이 적응하면서 진화해 왔어요. 그러니깐 겨울이 따뜻해지면 불편한 잠자리와 더불어서 생체 리듬이 혼란이 생기게 되죠.
[BestNocut_R]
◇ 김현정 / 진행
이게 지금 내가 잘 때가 맞는 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서 일어나는 시기도 빨라지고. 혹시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이런 신호도 있습니까?
◆ 심재한
개체수가 줄어든 거는 사실이고요. 왜냐하면 동면에서 깨어났다가 갑자기 여러 날 동안에 혹한이 오잖아요. 그러면 동사를 하게 됩니다. 갑자기 온도가 확 올라갔다가 열흘 이상 영하로 떨어지고 나면 동면에서 깨어난 녀석들이 바로 그냥 얼음 밑에서 얼어 가지고 치사적으로 죽어버리게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래서 개체수가 어느 정도나 줄어들었습니까?
◆ 심재한
정량적으로 어떻게 파악은 어렵고요. 왜냐하면 움직임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 건데는 지금 거의 70% 정도 그러니까 30% 정도가 없어지고 70% 정도가 남았다고 보는데 문제는 이제 겨울에 동면을 하면서 알을 성숙을 시켜야 되는데 깼다 자다 깼다 자다 이러면 성숙된 알을 못 갖고 나오죠. 그리고 온도가 높아지면 변온 동물이라는 특징이 온도에 따라서 암수 성 결정이 틀려집니다. 그렇게 되면 짝 짓기 할 때 자기 짝을 못 찾는 녀석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요. 그러니까 개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연결이 되는 거군요. 그래서 개구리를 두고 지구 온난화의 지표다, 척도다 이런 말들을 하는 거군요. 날씨에 워낙 민감한 동물이라. 사실은 경칩이어서 개구리 박사님 연결해서 신나는 얘기 좀 해 보려고 했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까 우울한 상황이네요.
◆ 심재한
심각하죠.
◇ 김현정 / 진행
이게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대안이라는 것이 너무 클 것 같아서 질문을 하기도 걱정이 됩니다만?
◆ 심재한
일단은 제가 두 가지를 먼저 말씀 드리고요. 개구리를 다른 말로 물뭍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수질 지표종이라고 하는데. 온난화가 계속 되면 최근에 남미에서 항아리 곰팡이라고 나왔어요. 항아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항아리 곰팡이인데. 이 녀석들이 물속에서 번식을 하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수온이 피부 조직을 파괴를 합니다. 그러니까 개구리들이 다 죽여 버려요. 그런데 이것이 일본까지 왔어요. 옛날에 우리 황소개구리가 생태계 변화한다고 말이 많았잖아요. 그러니까 항아리 곰팡이의 역습이라고 해서 파나마에서는 국가 보호종인 황금종 개구리가 90% 멸종이 됐어요.
그런 것 수입하는 문제도 우리가 상당히 신경 써야 되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이런 개구리를 우리 곁에서 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도시화 되면서 서식처가 엄청나게 많이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실험실에서 개구리를 인공 증식을 합니다. 그래서 방사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이 되고요. 그 다음에 중요한, 개구리 사는 데는 천연 기념물로 정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서식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도시화가 되면 없어지는 것 자명하잖아요. 총량제 개념을 도입해 가지고 주변에다가 2배 이상의 개구리 서식처를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의 배려라 그럴까요. 그렇게 생각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리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작은 일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라도. 경칩에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심재한 소장님, 개구리 보호에 더 앞장 서 주세요. 노력해 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