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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9(월) 이경희 영림초 교장 "3학년 ㅇㅇㅇ선생님 반 만들었어요"
2009.03.09
조회 411
3월입니다. 학교마다 지금 새학기를 한창 시작하고 있을 때죠. 새학기 맞은 아이들 보면 너 몇 학년 몇 반 됐니. 처음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면 당연히 뭐 3학년 1반입니다. 1학년 2반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하는데요. 그런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1반, 2반, 3반 숫자로 반을 정하는 게 아니라 담임선생님의 이름을 반 이름으로 정해서 이른바 교사 실명제를 실시하게 돼서 이번에 잔잔한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서울 영림초등학교의 이경희 교장선생님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아우, 참 신선입니다. 그러니까 1학년부터 6학년 전 학급의 이름이 선생님 이름? 그러면 교술 문 위에 붙어있는 팻말에도 3학년 홍길동 선생님 반 이런 식이 되는 건가요?
◆ 이경희
반 자는 안 쓰고, 왜 반 자를 안 썼나면 반을 쓰면 선생님 소유가 되잖아요. 그래서 2학년 이화영 선생님 까지만 썼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려면 성적표 같은 것 나갈 때도? 3학년 1반 몇 번이 아니라 3학년 홍길동 선생님?
◆ 이경희
네.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어색하기도 하고요. 혹시 1학년부터 6학년 선생님들 중에 성함이 같은 분은 없었어요?
◆ 이경희
네. 성함이 같은 분은 없고요. 어차피 앞에 학년을 써 주니까 분리는 되죠.
◇ 김현정 / 진행
도대체 이게 누구 아이디어인가요?
◆ 이경희
제가 사실은 유치원에 사랑해요, 행복해 그런 반을 처음 유치원 병설 유치원을 개설하면서 동사형 명칭을 쓰면서 사실은 그때부터 이 선생님들이 이름을 내 걸어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제가 그 기사가 기억이 납니다. 그게 영동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이 생기면서 반 이름을 병아리 반, 개나리 반이 아니라, 사랑해요 반, 좋아해요 반 이렇게 만드셔서 그때도 화제가 되셨었잖아요.
◆ 이경희
네. 그렇게 운영을 하다 보니까 선생님들도 자기 이름을 걸고 학습 지도를 하면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이 친근감을 갖고 또 교사들 저기 학생들이 선생님 이름을 직접 부르니까 굉장한 친근감을 느끼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래요. 사실은 그런게 있어요. 졸업하면 몇 년 지나면 내가 몇 반이었는지 생각도 잘 안 나고요. 선생님 얼굴은 생각이 나는데 존함을 또 가물가물하고 이렇게 되더라고요.
◆ 이경희
저도 그래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1년 내내 선생님 이름으로 반 이름 쓰다 보면 잊어버릴 래야 잊어버릴 수가 없겠어요.
◆ 이경희
평생 기억에 남는 선생님 자신들이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그런데 선생님들을 설득하기는 조금 어려우셨을 것 같은 느낌도 드는 게 내 이름이 내 반의 이름이 된다 이러면 조금 상징적인 부담이 클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성적을 논하는데 1등 홍길동 선생님 반, 꼴등 아무개 선생님 반 이렇게 되면 싫다고 안 하시나요?
◆ 이경희
성적보다는 이제 인성 측면에서 선생님들이 부담이 있죠. 사실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불려지는 게 이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선생님들이 조금 더 이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다소 그런 점도 있지만 여러 선생님이 호응을 해 주셔서 저희 학교는 다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이들하고 부모님들 반응은 어때요?
◆ 이경희
학부모님들은 너무 좋아하시고요. 또 아이들은 아제 선생님 이화영 선생님 하고 쫓아 오잖아요. 그런데 이제 저한테도 이경희 교장선생님 하면서 쫓아와요. 그러니까 이름을 선생님 이름을 부르는데 아주 친근감을 갖고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반 이름이 선생님 이름으로 되니까 그걸 교묘히 이용해서 놀리거나 이런 아이들은 없나요? 장난치는 아이들?
◆ 이경희
그렇지는 않죠. 아직도 저기 선생님에 대한 아이들이 존경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학부모라든가 많은 분들이 선생님에 대해서 이름 부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우선은 친근감부터 표현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아이들이 아직 순수하죠. 그렇죠. 이경희 교장 선생님 어떤 분인가 하고 조사를 해 봤더니 새로운 시도를 참 여러 가지를 하신 분이세요. 2007년 스승의 날 때는 선생님들이 교문 앞에 쭉 서 가지고 등교하는 아이들한테 선물을 나줘 주는 빵도 주고 책도 주고 그래서 화제가 됐던 그런 이벤트도 하셨었죠? 그때는 왜 그런 일을 하셨어요?
◆ 이경희
네. 그때 스승이 날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었는데 논의도 많았고 저는 스승의 날이라는 것은 스승이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나눠 준다 라는 생각에서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그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거죠. 그래서 아침에 오는 애들을 껴안고 빵과 선물을 주면서 사랑해 라는 얘기를 하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날 선생님들은 선물을 안 받으셨어요?
◆ 이경희
네.
◇ 김현정 / 진행
또 하나 재미있는 거는 체육대회도 오후에 하신다면서요.
◆ 이경희
네. 저희는 가을운동회를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합니다. 그래서 2시부터 시작할 때는 이제 아이들이 마당놀이라 그래서 그룹별로 마당놀이를 하고 저녁 6시부터는 식사를 학교에서 하고 7시부터는 학부모님들과 지역에 있는 지역 인사까지 다 불러서 캠프파이어와 사랑의 편지 전달식 그리고 여러 가지 레크레이션을 함께 합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이 그 날 갔다 오면 아주 뿌듯하게 생각하세요. 무엇보다도 모닥불 놀이가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아마 직장에 다니는 부모님들을 생각해서 늦게 시작하는 걸로 바꾸신 것 같아요.
◆ 이경희
네.
◇ 김현정 / 진행
그래요. 이경희 선생님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시는 괴짜 선생님으로 통하겠어요? 동네에서는?
◆ 이경희
그런 면도 있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요즘 초등학생들이 옛날 같지 않다? 애들이 애들이 아니다 이런 얘기들 우리가 많이 하잖아요. 실제로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 이경희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초등학생들이 옛날 같지 않다는 라는 게 아니라 저희 어른들이 초등학생을 못 맞춰 준다 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이들한테 맞춰서 빨리 진화하고 또 아이들의 생을각 빨리 읽어서 맞춰주는 어른이 변화돼야지 아이들이 빨리 간다 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게 빨리 옛날의 내 모습을 벗어나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저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게 작년의 한 설문조사를 보니까 아이들이 평균 3시간씩 초등학교 아이들이 학원에 다닌다 그래요. 많이 다니는 아이들은 6개, 7개 하루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면서요? 그렇습니까?
◆ 이경희
그래서 요즘은 이제 저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방과 후 학교를 강화했잖아요.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도 이번에 이제 방과 후 학교를 강화에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옛날에는 10개 정도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대폭 늘려서 30개 정도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학부모 수요 조사도 하고 또 학부모님들에게 학교에서 수준별 교과 예능 지도, 학교가 책임지겠습니다 하는 그러한 용어로 지금 계속 학부모님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방과 후에 너무 수학이니 영어니 수업만 시키지 마시고 놀려주세요.
◆ 이경희
제일 중요한 게 놀면서 배우는 그런 프로젝트를 어머님들이 원하세요. 그래서 생활 댄스 무용반이라든가, 사물놀이반, 단소 이렇게 예능에 가장 많은. 저학년은 예능 중심으로 하고 또 고학년은 영어 영화 드라마 반. 그런 식으로 이렇게 아이들이 진짜 공부를 하면서 놀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개설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6684님, 7068님 이런 분들이 이런 학교 다니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하면서 문자 주시는데요.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에 꿈도 꾸면서 바르게 자라라고 한 말씀 해 주시죠.
◆ 이경희
우리 영림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이 정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꿈과 희망인 것 같습니다. 꿈과 희망을 갖고 자라나는 대한민국의 어린이가 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