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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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화) 경남대 김근식 교수 "개성공단 폐쇄까진 안 갈거야"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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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유일하게 남아 있던 채널이 끊기면서 지금 621명의 우리 남측 국민들이 북한에 체류 중인데, 발이 묶였습니다. 억류라는 표현은 쓰지 않습니다, 아직은. 하지만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황인 건 사실이죠. 북한이 왜 이러는지, 또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뭔지 북한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의 상황,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김근식

우선 지난 연말부터 북한이 다각적인 방법으로 또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서 이제 남측을 압박하고 있는 그런 단계적인 과정들을 우리가 생각해 볼 때 이번 조치는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그 수준을 최고조로 높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최고조로 높인 겁니까? 더 높일 수도 있습니까?

◆ 김근식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겠죠. 그것까지 우리가 미리 알고 대응한다면 좋겠습니다만. 항상 북의 대응들은 우리의 예측을 항상 벗어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조금 더 위험스런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당국 간의 긴장 상태에서 이제는 금년 초 1월 들어서는 군에 대한 어떤 여러 가지 도발과 압박을 하다가 최근에는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요. 그 다음에 영역의 측면에서도 NLL 서해 쪽, 그 다음에 이제 군사분계선의 MDL이라는 육상과 지난주에 영공을 통해서 이번에는 남과 북의 물자와 사람들의 출입 통행까지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고요.

그 다음에 지금까지는 대부분 정치 군사 차원에 있어서의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 정치적 대결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개성공단이라고 하는 마지막 경제 협력의 분야까지 건드리고 있어서, 이러 저러한 측면에서 아무튼 북한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채널과 수단을 동원해서 지금 남북 간의 긴장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하나하나 풀어볼 텐데요. 우선 개성공단 문제 말입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안전 문제에요. 괜찮아 질까요?

◆ 김근식

가장 우려스러운 게 그 부분입니다. 어제 들어가기로 했던 우리 남측 관계자들이 들어가지 못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북측에 체류하고 있는 남측 사람들이 지금 군 통신선 차단으로 못 들어오고 있는 건데. 사실상은 이제 본질은 기술적인 문제죠. 남과 북이 군사적인 보장을 받아야만 남북이 군사적인 군사분계선을 출입할 수가 있고, 군사분계선을 통행하기 위해서는 남북 군 당국 간의 교신이 필요한 건데.

◇ 김현정 / 진행

명단이 오고 가야 한다면서요?

◆ 김근식

그렇죠. 이 교신이 끊긴 것이기 때문에 통행이 안 되는 겁니다. 따라서 과거처럼 기술상의 문제로 군 통신이 차단될 경우에는 직접 인편으로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본질은 기술적인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이것이 그냥 예사롭지 않은 것은 최근까지의 남북의 어떤 긴장 상황과 대결 상황이 계속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기술상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우리가 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에 있는 사람들이 최소한 14일, 15일, 한 2주일 정도까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고.

만약의 경우 물론 북으로서도 어제 발표할 때는 키리졸브 군사 훈련 기간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다시 통신을 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고 또 우발적인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럴 경우에 대비를 한다면 굉장히 끔찍한 상황도 우리가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제 당장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 문제가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개성공단이라고 하는 것은 지난 정부도 지지난 정부에서 남북의 화해 협력의 상징처럼 했던 성공적 사례로 많이 이야기를 하는 건데. 그런데 개성공단이라고 하는 것이 이제는 정치 군사적 긴장 상황에 의해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라고 하는 아주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도 굉장히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는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분은요, 북한하고 자주 왕래를 하는 경제인인데, 북한이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하려는 시나리오 하에 움직이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셨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근식

네, 그런 일각의 주장이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해 말에도 북한이 군사분계선 통행 차단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 개성 관광 중단을 하면서 남측의 강경 대응이 같이 맞물리면서 나왔던 하나의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는 좀 이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은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북한이 일부러 북한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려고 단계적인 수순을 밟아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남북 관계의 이런 악화된 책임을 모두 북한에게 돌리려고 하는 의도가 좀 있는 게 있고요. 그러나 이것은 앞뒤가 안 맞는 모순적인 논리인데.

지난해 연말에 북측이 개성공단을 압박했을 때 우리 남측의 이른바 보수 진영에서는 “봐라, 이것이 북측이 스스로 제 발이 저려서 개성공단을 폐쇄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겁낼 게 없다” 이런 입장이었는데. 또 한 편의 논리는 뭐였냐면, “그것 봐라 개성공단이 우리가 뭘 얻은 게 있느냐, 개성공단 통해서 우리는 퍼주기만 했을 뿐이고 북한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가 가져오지 못 했다” 이런 논리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 이랬죠.

◆ 김근식

그렇죠. 그런 퍼주기이고 개성공단이 실익이 없다, 라는 우리의 비판의 논리의 또 하나의 측면에서는 북한 스스로가 문을 닫을 정도로 굉장히 북한 스스로가 굉장히 개성공단이 이른바 남풍의 진원지였다는 거거든요. 북한 스스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게 퍼주었다는 논리와 북한 스스로 두려워서 문을 닫으려는 논리는 앞뒤가 안 맞는 논리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지금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승인한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상 자기들 수령이 직접 승인한 사업을 자기들 스스로가 문을 닫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 김현정 / 진행

아까 전에 최고조의 압박은 아니고 더 할 수도 있다, 라고 하셨는데요. 지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미사일 발사일 것이고. 또 하나가 서해교전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 두 가지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 김근식

미사일 발사는 사실은 지금 남북 간의 상황만 가지고 보기에는 북한이 선택하기에는 다른 요인이 있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북미 간의 갈등 상황이 같이 병행되고 있어서 미국과의 협상이 어떤 자기들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다양한 또 전략적 계산, 그리고 다양한 시기에 대한 저울질이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당장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고요. 그러나 미사일 발사도 여전히 북이 공식적으로는 자주적 권리라고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이고, 예고를 한 상태여서 언제도 가능하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남북 간의 군사적인 긴장을 최고조로 높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서해상에서의 군사적인 시위, 그리고 군사적인 시위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어떤 정도에서 확대되면서 일종의 무력 충돌로까지 벌어지는 이런 상황까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 연말부터 지금 봄에 이르기까지 지금 몇 달 동안 남과 북의 군사적인 대결, 정치적인 대결 상황이 계속 수준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이것들을 지금 우리가 분석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소하고 이 상황의 긴장을 좀 낮추고 완화시키는 방향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게 아닌가.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그게 뭘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요?

◆ 김근식

그게 지금 가장 안타깝습니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에 군 통신선 차단과 개성공단에 대한 영향을 보면서도 일단은 원칙을 가지고 기다리겠다, 이런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고요. 이것에 대해서 적지 않은 국민들이 동의하는 바도 있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잘못한 게 없으니 그리고 북이 잘못했으니 북이 잘못을 깨닫고 고칠 때까지는 우리가 손을 내밀 수 없다, 이런 입장인데요.

지금 남과 북의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서 네 탓, 내 탓 책임 공방을 하기에는 너무 한가로워 보입니다. 누구 잘못이 있다, 없다 말하기 전에 여기까지 와 버린 악화된 남북관계를 해결하려는 당연한 필요성들을 느껴야 되고 이렇게까지 악화된 상황에 대해서 어떤 정도든 현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보다 더 적극적이고 보다 더 전향적인 해결의 모습과 의지를 보이는 것을 저희들은 다시 주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일단은 어느 쪽이든지 손을 내밀어야 된다는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서로가 팽팽하게 있다가는 해결책이 안 나온다...

◆ 김근식

끊어질 수도 있는 거고요. 붙을 수도 있는 거고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