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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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수) 김도연 前 교과부 장관 "입학사정관제 그 방향이 맞다"
20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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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가끔 특강을 촬영해서 공개하는 경우는 있습니다만, 그게 아니라 실제 매일 매일 강의를 전 과정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런다면 일단 교수들의 부담은 상당할 것 같은데요. 이런 일을 시작한 대학이 있어서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울산대학교의 김도연 총장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사실 김도연 총장께서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교과부 장관이셨죠. 울산대로 옮기면서 여러 획기적인 지금 실험들을 하고 계시는데요. 몇 개의 강의가 인터넷에 공개가 되는 건가요?

◆ 김도연
네. 이번 학기는 전부 5개 과목이 공개가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저 같은 일반인들도 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강의를 볼 수가 있는 건가요?

◆ 김도연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무료입니까?

◆ 김도연
그렇습니다. 무료이고요. 학생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모든 국민에게 공개가 되는 그런 셈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이런 일을 추진하게 되셨어요?

◆ 김도연
글쎄 사실 강의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아마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지만 외국에는 이미 많은 예가 있습니다. 하여튼 제가 생각하기에 지난 2-30년 간 세상은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런 변화를 주로 야기 시킨 것 중에 한나가 인터넷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반면에 아마도 가장 안 바뀐 분야가 교육, 특히 대학 교육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지금 대학생들은 앞으로 3-40년 후를 살아갈 학생들인데 우리 대학들은 3-40년 전의 교육 방법을 그대로 지금 답습하고 있는 것 같고 이는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한 대학의 학생이 꼭 그 대학의 교수에서만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과거의 틀이 아닐까. 인터넷을 통해서 지역적인 제한, 공간적 제한이 다 없어졌는데 우리 울산대 학생도 국내외 다른 대학의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으면 좋고요. 또 당연히 그러기 위해서는 울산대학교도 다른 대학 학생들을 위해서 강의를 공개해야 한다고 그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먼저 공개하겠다 결정을 하신 거군요. 그런데 사실 교수님들은 이런 공개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으시던가요?

◆ 김도연
물론 이제,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수님들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체질적으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것이 대학입니다. 또 그것이 대학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 김현정 / 진행
제가 왜 부담스러워 하실까 생각을 했냐면 카메라가 의식이 되잖아요. 편하게 하다 편하게 농담도 하고 이러는데 갑자기 저쪽에 카메라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 이러면 이게 은근히 신경 쓰이거든요? 총장님 강의도 공개하신다고요?

◆ 김도연
네. 제 강의 공개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신경 안 쓰이세요?

◆ 김도연
신경, 처음엔 조금 쓰였지만 강의를 하다 보면 이렇게 곧 또 몰입이 되니까요. 그러면 잊게 되죠.

◇ 김현정 / 진행
의상도 은근히 신경 쓰일 것 같아요. (웃음) 외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김도연
사실 반응이나 평가는 잘 아직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앞으로 우리 대학이 좀 더 좋은 강의, 알찬 강의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수강하시는 여러분들 많은 지적을 해 주셨으면 하는 그럼 바람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학기부터 시작을 하신 거면 며칠 안 된 건가요?

◆ 김도연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주에 강의, 3월 초에 개강을 했으니까, 3월 9일부터 인터넷에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제 막 홍보를 하는 단계군요, 지금까지는 클릭수라 그러나요. 얼마나 많이들 보고 계세요?

◆ 김도연
어제 제가 얘기 듣기로는 어떤 과목 1,000명 정도씩이 들어와서 보고 갔다 라고 제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홍보가 아직 덜 된 걸 생각하면 1,000명도 꽤 많은 인원이네요?

◆ 김도연
네, 앞으로 계속 늘어나겠죠.

◇ 김현정 / 진행
또 한 가지 획기적인 시도는 모든 강의실을 열어 놓고 원하는 사람은 모두 와서 마음껏 들어라 이렇게 청강을 허용하게 됐다고요?

◆ 김도연
그건 그렇게 일반 시민 모두에게 캠퍼스를 개방한다는 것 보다는 우리 중소기업 경력자들을 대학에 다시 모시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무슨 말씀일까요?

◆ 김도연
잘 알다시피 요즘 금융 위기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직장을 떠나고 계시지 않습니까. 특히 충격 흡수력이 약한 중소기업에서는 이미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이번 위기로 직장을 떠나시게 된 분들을 학교에 모셔서 이 분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적입니다. 듣고 싶으신 강의도 들으시고 도서관, 체육관 등 학교 시설도 이용하시면서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 그런 취지로 마련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한 학기 마치고 나면 졸업장은 아니더라도 수료장 같은 것도 나오거나 이러나요?

◆ 김도연
그렇습니다. 학기를 마치면 저희가 어떤어떤 과목을 들었다 하는 수료증을 발부를 해서 수강자의 경력 관리에 도움을 드리려고 그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대학이란 곳이 굉장히 담을 높게 쌓고 대학생들만의 성처럼 우리사회에서 그렇게 인식이 되는데 이렇게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 문을 열어놓는다는 것 참 그 성과를 떠나서 바람직한 도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교과부 장관을 지내신 분이라 제가 다른 질문도 드려보고 싶은데요. 요즘에 많은 대학들이 입학 사정관제 라는 다소 생소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울산대도 실시하시나요?

◆ 김도연
네. 저희도 지금 입학사정관을 공채로 모시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이게 성적순이 아니라 다른 걸로 학생을 뽑아보겠다 이런 제도인 거죠?

◆ 김도연
네. 바로 보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걸 보게 되나요?

◆ 김도연
저는 입학 사정관제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즉 좀 전에 말씀하셨듯이 점수 위주 입학 전용, 1-2점 차이로 붙고 떨어지고, 그거는 확실히 그렇게 좋은 입시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획일화 된 제도이고요. 사실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그런 객관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려야 되고 바로 그 주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입학사정관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 사람의 경력도 보고 뽑고, 어떤 사람은 독서를 잘 해서 뽑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바둑을 잘 둬서 뽑기도 하고 다 기준은 자유로운 거군요? 어떻게 보면 이게 미국식 같기도 하고 취지는 좋은데 그런데 걱정되는 게 우리나라 같은 대학 입시에 그야말로 모숨 걸고 달려드는 형태 이 상황에서 혹시 이게 좀 합법적인 기여 입학의 창구가 되는 건 아니냐, 전문가의 주관이 들어가다 보면 부정 입학의 소지가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거든요?

◆ 김도연
그런 우려를 많이 하고 계시죠. 그러나 모든 제도에는 사실 빛과 그림자가 있지 않습니까. 빛을 더 밝게 하고 그림자는 옅게 만드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입학사정관제가 전체를 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어떤 의미에서 입학사정관제로 인해서 조금은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일어나도 저는 우리 국민 여러분들이 대학을 신뢰하고 이 제도를 신뢰해 줘야 더욱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게 1-2명 뽑는 게 아니고요. 예전 포항공대 같은 경우에는 전원 다 뽑겠다? 전원을 다 입학사정관이 뽑는 형식으로 뽑겠다 이럴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 단 몇 십 명이라도 기여 입학이라든지 다른 이유로 슬쩍 들어온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증명하기도 참 어렵고?

◆ 김도연
그러면 우리나라 모든 대학이 그렇게 슬쩍 들어오고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대학 사회의 입학 문제야 말로 굉장히 맑아져 있고 아마 그런 우려 거의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럴까요? 그래도 규제를 확실하게 해 놓고 가야 학부모들 마음은 그런 게 아니거든요?

◆ 김도연
그렇죠. 그것도 뭐... 아마 여러 가지 문제를 다 고려하면서 차분차분히 발전해 나갈 것으로 그렇게 저는 믿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방향은 이쪽이 맞다고 보십니까?

◆ 김도연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