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청와대로 갑니다. 이 분 역시 정권 출범 초부터 함께 해 오셨던 분이죠.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함께 지난 1년 평가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 1년을 돌아보는 각종 평가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보셔서 알겠지만 점수가 그렇게 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완
국민들께서 내주신 평가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고유가와 세계경제위기 등 바깥에서 예상치 못한 외풍이 불어서 국민들께서 열망하시던 경제 살리기, 이걸 아직 제대로 못 해서 송구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휴일도 없이 열심히는 일했다는 점은 국민들께서도 어느 정도 인정해 주시지 않을까 싶고요.
특히 상반기에는 여러 가지 인사라든지 체제 정비 이런 것 때문에 좀 지지부진했습니다만, 지난 광복절부터 하반기부터는 심기일전해서 매진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 주신다면 머지않아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를 해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얘기가 나온 김에 이 질문부터 드릴게요. 국민들이 언제까지 견디면 경제가 나아질 거라고 청와대에서는 보십니까?
◆ 박재완
지금 전대미문의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파급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대외경제의존도가 우리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데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게 해결이 되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 국제적으로 권위가 있는 IMF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전망치를 한 달 걸러서 계속 하향 조정하거나 변경을 급격하게 시키는 이런 상황이거든요.
그렇지만 최근 국제기구들의 전망을 보면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얘기들을 하고 있고. 특히 한국은 올해 3/4분기까지 가장 어려웠다가 4/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여서 내년에는 다른 나라보다 가장 빨리 성장할 것으로, 먼저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조금 더 열심히 한다면 그런 기대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장 큰 시행착오라고 보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 박재완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요. 크게 보면 저희들이 여야를 포함해서 국회 쪽 하고 행정부 쪽의 서로 협력, 협조가 좀 미진하지 않았느냐... 그런 점에서 저희들이 반성을 많이 하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은 속도를 내고 국정운영 해야 되는데 국회의 협조를 잘 못 받았다, 이런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박재완
저희들이 지난해에 다른 어떤 역대 정부보다도 법안을 많이 제출했습니다. 570건 가까이 국회에 제출했는데, 사실 통과된 게 많지 않거든요. 국회가 협조를 해 주셔서 예산은 저희들이 4번을 짰습니다. 이것도 역대 신기록인데요. 4번은 통과가 됐습니다만. 그리고 역대 어떤 정부가 하던 규제개혁 5년 치 하던 걸 저희가 1년 치에 거의 다 했어요. 법안들을 많이 내놓고 했는데 통과가 많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도 잘못이 있다고 봅니다만.
◇ 김현정 / 진행
그것도 역시 소통의 문제?
◆ 박재완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여당, 야당, 다 저희들이 열심히 설명을 드리고 협조를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 1년 동안 아마 이명박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봐오신 분 중 한분일 텐데요. 어떤 변화가 좀 느껴지십니까?
◆ 박재완
전 세계가 동시에 위기에 빠진 전대미문의 국면이지 않습니까. 사실 예상하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 위기의 성공적인 극복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고요.[BestNocut_R]
특히 경제 위기 때문에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진 서민하고 빈곤층의 일자리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십니다. 단순히 위기 가정을 지원하고 사회 안전망을 확대한다, 이런 차원을 넘어서서 이분들께서 자활을 할 수 있고,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일자리를 좀 더 늘리고 좋은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게 좋겠다, 이런 쪽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죠.
◇ 김현정 / 진행
주름살이 더 느시진 않으셨어요? 1년 동안? (웃음)
◆ 박재완
글쎄요. (웃음) 열심히 일을 하시지만 연세에 비해서 주름살은 없으신 편인데요. 우리 국민들은 특히 위기를 맞았을 때 힘을 모아서 극복하는 저력이 있고, 난국을 돌파하는 특별한 DNA가 있다,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일찍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 갖고 계시고.
그저께 노사민정 대타협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그런 희망을 보여준 세계적인 모범 사례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국민들께.
◇ 김현정 / 진행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큰 방향도 수정이 됐는지요?
◆ 박재완
선진일류국가로 나아가자는 대통령님의 비전과 공약, 그게 입각해서 마련된 100대 국정과제는 방향 자체는 잘못된 것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보실 수 있겠고요. 최근 일본에서도 대통령 공약의 번역본이 출간이 이례적으로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제시했던 녹색성장비전, 이건 국제사회에서도 굉장히 칭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녹색뉴딜이 좀 추상적인 것 아니냐, 일자리라고 해도 임시직이 대부분이고 토목 건설 위주 아니냐, 이런 비판이 계속 있거든요?
◆ 박재완
저희가 50조를 투자해서 약 96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건데요. 녹색뉴딜이 9개 핵심사업과 36개의 세부사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추상적이다, 이렇게 말씀하기는 곤란할 것 같고. 4대강 살리기와 같은 구체적인 사업들이 들어가 있고요.
대부분 임시직 일자리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컨대 토목건설에 대해서 지적하신 것 같은데. 토목 건설에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약 30% 정도 됩니다. 70% 정도는 임시직 건설을 하는 노무직 일자리이긴 한데요. 사실은 지금 우리 고용통계를 보면 정규직 일자리는 약간씩 늘고 있는데 비정규직, 임시직 일자리가 크게 줄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갖는 문제의식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임시직, 비정규직의 일자리가 오히려 더 타격을 받고 있어서 임시직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결코 과소 평가 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이고.
이런 녹색뉴딜사업이 끝나고 나면 새로운 좋은 일자리들이 계속 많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고요. 지금까지는 저희가 블루칼라 잡이다, 화이트칼라 잡이다, 그런 말씀들 하셨잖아요? 앞으로는 그린칼라 잡이 중요하고 그쪽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가장 크다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따라서 녹색뉴딜은 그린 칼라 일자리를 만드는 아주 핵심적인 사업이고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매우 앞서간다, 이 점에서는, 이런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교육문제 관련해서도 대통령께서 최근에 한 말씀 하셨어요. 지금 중학생부터는 사교육을 안 받아도 대학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을 뒷받침할만한 어떤 핵심 정책이 있는 걸까요?
◆ 박재완
우선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은 한 마디로 학교를 살리자, 학교를 학교답게 본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자, 지금처럼 공교육이 무너지고 학원만 번창된다면 결국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학생들 학력이 좌우되고, 학력과 소득이 되물림 되는 비극이 초래되는 것 아니냐, 따라서 학교를 다양화해야 되겠다, 마에스터 고등학교라든지 자립형 기숙형 학교, 이런 것들을 많이 만들고. 그리고 교사들께 자유를 크게 늘릴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입시도 획일적인 방식이나 기준이 아니라 학생들 특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살펴서 다양한 방법과 기준으로 선발하는 선진국처럼 변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 김현정 / 진행
지난번 대선 공약 때 제시했던 것들을 말씀하시는 것이죠?
◆ 박재완
그렇죠. 이런 걸 하려면 결국은 이번에 했던 것처럼 학업성취도평가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올바른 해법이 나오기 때문에.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많았는데도 이 부분은 조정해서라도 죽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십니까?
◆ 박재완
그렇습니다. 학업성취도평가가 처음 시행이 되면서 성적 조작, 왜곡, 이런 사태들이 있어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그 점은 심히 유감으로 생각을 하고요.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서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쇄신을 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서 이 시험제도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는 데는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이런 운영, 관리상의 문제로 인해서 학력평가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서 어느 학교가 어떤 학생들이 기초 학력이 부족한가, 어떤 과목에서 어떤 학년의 학생들이, 이런 것을 충분히 파악을 해야만 거기에 집중적으로 정부가 투자를 하고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첫걸음이 되거든요. 그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입시제도를 다양화 하려면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를 선진국처럼 정착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굳이 학원에 갈 필요 없이 학교 안에서 좋은 교육 받을 수 있고, 굳이 대도시를 고집하지 않더라도 시골에서 좋은 시설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부모가 가난해도 진학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5(수) 박재완 청와대 수석 "입학사정관제로 입시제도 다양화필요"
20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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