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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목)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 “앞에서 미소 흘리며 뒤로는 비수를...”
200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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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의견도 들어보죠. 박병석 정책위의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은 전혀 예상하지 못 하신 건가요?
◆ 박병석
날치기 통과를 시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제의로 여야 간 깊숙한 협상이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저께 저녁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를 했고, 어제만 하더라도 오전에는 양당 수석부 대표, 그리고 저녁 6시에는 양당 정책위의장의 회담이 잡혀 있었고, 사실상 타결에 이를 만큼 의견이 접근돼 있었습니다. 또한 오전에는 국무총리가 이례적으로 우리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를 찾아와서 서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얘기가 진행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타결에 이를 만큼 의견이 접근돼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의견이 어떻게 접근이 돼 있었다는 말씀이시죠?
◆ 박병석
미디어법, 경제 관련법, 사회적 악법, 이 모든 것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척이 돼 있었습니다. 미디어법만 하더라도 처음 공개를 하겠습니다만, 사회적 논의 기구를 만들자, 그러면 그 사회적 논의기구를 문방위 즉 상임위 소속으로 하느냐 국회의장 소속으로 하느냐 하는 것까지 서로가 논란이 됐었고요.
그 다음에 저쪽에서는 야당이 무작정 끌면 곤란하니까 그러면 시한을 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 우리 정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1년을 할 건지 몇 개월을 할 건지는 더 해가지고 어제 회의에서 논의하자, 이런 구체적인 협상이 상당히 진행된 가운데서 일방적으로 뒤집은 거고요.
◇ 김현정 / 진행
그 얘기는 직권상정 같은 건 생각도 안 하고, 사회적 합의기구 만들어서 충분히 논의한다는 것에 원내대표단, 지도부까지는 오케이를 해줬다는 거군요?
◆ 박병석
양당 정책 의장과 수석부대표 사이에서는 그렇게 의견 접근이 됐었죠. 그리고 저쪽에서는 미디어법의 논란이 없는 일부를 분리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요청이 있었고요. 그럼으로써 사실상 어제 오후 6시에 예정된 양당 정책 의장 회담을 그대로 했었다면 타결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전에는 이례적으로 국무총리가 찾아와서 협조를 부탁하는 모습을 취하고, 국회의장은 오늘 양당 회담을 하겠다, 이렇게 또 하시고, 그 다음에 다방면으로 한나라당은 협조를 하면서 완전히 민주당을 속인 것이죠. 사술에 의한 덫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직권상정이 된 게 오후 3시죠?
◆ 박병석
3시 49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오전 분위기하고 오후 3시 49분이 그 사이가 상당히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건데?
◆ 박병석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제가 양당 정책 회담을 갖기로 한 게 3시 조금 넘어서 약속을 했고, 시간을 6시로 결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일종의 연막작전을 편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아니면 지도부 의견과 고흥길 위원장 의견이 달랐다고 보십니까?
◆ 박병석
일부는 고도의 전술을 편 사기극이라고 보는 것이고요. 일부는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치밀한 각본을 짜는 사기극이었죠. 그러니까 최소한에 이런 분들하고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하겠습니까? 한편으로는 협상 도중에 뒤통수를 치고 미소를 흘리면서 뒤로는 비수를 꽂는 사람들과 어떻게 협상을 하겠습니까? 최소한 정치판에서의 정치적 신의와 인간적 도리를 져버린 파렴치한 행위죠.
◇ 김현정 / 진행
직권상정 유무효 논란으로 들어가 보죠. 민주당에서는 직권상정이 원천 무효다, 이렇게 선언하고 계시죠?
◆ 박병석
그렇습니다. 정치적 합의를 깬 것도 물론 있죠. 엄청난 사회적 비용, 그 파동을 겪고 1월 6일 날 3 원내교섭단체가 합의한 문서에 정면 위배했다는 정치적 위반 행위가 있고요. 법률적으로는 원천 무효라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왜 그렇게 보십니까?
◆ 박병석
고흥길 위원장이 날치기 통과를 하면서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미디어법 등 22개 법안을 상정” 여기까지 밖에 얘기를 못 했어요. 그런데 미디어법이라는 게 법안 내용이 없습니다. 가령 꽃들을 얘기한다면 국화꽃 등 몇 종류의 꽃, 이렇게 얘기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강아지 등 몇 개 꽃, 이렇게 한 거나 똑같습니다. 법안 22개 안에 미디어법이라는 법안이 없어요. 그러니까 원천 무효인 거죠.
그리고 22개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의안 배포를 해야 되는데, 의안 배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들이 무슨 법을 통과시키는 건지, 무슨 법이 22개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통과시킨 거죠. 국회법을 정면 위반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병국 의원께 이 부분을 질의를 드렸더니 말씀하시기를, 먼저 고흥길 위원장이 “상정했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 이걸 주변 기자들이 다 들었다고 증언을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요. 민주당 의원들만 못 들은 거라고 말씀을 하시고요. 그리고 미디어법이라는 명칭도 며칠 전에 이 22개 법안이 너무 기니까 다음부터는 미디어법안이라고 하겠습니다, 라고 이미 고지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 또 의안 배포하지 않은 거라든지 의사일정이 변경된 건 관례일 뿐이지 법하고는 상관이 없다, 이렇게 설명을 하시더라고요?
◆ 박병석
한나라당한테는 그런 관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민주당 의원들한테는 그런 관례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요. 또 하나 팩트, 사실 갖고 다툴 생각은 없지만. 심지어는 속기사까지 국회의 속기사가 가장 객관적 증거가 되지 않습니까? 속기를 못 했어요, 못 적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국회에서는 국회방송에 그렇게 녹화 돼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 건데요. 국회 녹화 방송 중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집어넣은 사례가 있고요.
또 하나 며칠 전에 미디어법이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얘기했다고 하는데, 19일 날 일주일 전에 한 겁니다. 국회라는 것은 하루하루마다 일정이 바뀌기 때문에 일주일 전에 얘기한 것이 유효하다고 그것도 강조하지 않고 한 마디 한 걸 가지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죠.
또 하나 법안을 통과시킬 때 뭉뚱그려서 그렇게 통과시키는 법은 없습니다. 국회에서는 법이라는 것은 국민 생활에 아주 직결되기 때문에 무슨 무슨 법, 무슨 무슨 법, 하나하나 낭독하게 돼 있죠. 최근에 1월 달에도 국회에서 양벌 규정이라는 걸 없애는데, 80개 법이 다 단순한 거예요. 그런데 그 80개 법을 다 일일이 낭독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상정 후에 논의하자라는 게 한나라당 의견 아닙니까? 상정해 놓고 논의하면 되는데 왜 상정조차 못 하게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답 하시겠습니까?
◆ 박병석
우선 1월 6일 날 엄청난 파동을 겪고 합의한 내용에, 다른 것은 상정 시기 다 못 박혀 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법 만은 상정 시기를 못 박지 않았습니다. 당초 한나라당 안에는 시기가 2월이라 돼 있었지만, 우리의 주장에 의해서 그걸 뺐습니다. 그 자체는 적어도 2월 달에는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여야가 합의한 것이죠.
그러면 왜 2월 달 상정을 하면 안 되느냐? 방송이라는 것은 국민 생활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여론을 형성하고 한 나라의 방향을 끌고 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공공재 아닙니까? 이것을 이렇게 가볍게 취급할 수 없다, 미국 같은 데에서는 1년 6개월 동안 토론하다가 오바마 현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에 부결시켰고요.
그리고 프랑스 같은 데도 5개월 동안 대통령 주재 하에 토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토론도 하지 않고 그런 사회적 논의를 하지 않고도 직접 논의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 김현정 / 진행
상정을 해 놓고 사회적 논의도 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나라당은?
◆ 박병석
그 분들이 약속을 지키는 분들이라면 믿을 수 있는데, 지금 뻔 한 겁니다, 상정해서 논의만 하자, 지금 그렇게 주장할 겁니다. 그런데 논의 몇 번 하다가 이제 충분히 논의했다, 또는 의견 접점이 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다른 이유를 붙여서 또 직권 통과, 날치기 통과를 하는 것이죠. 그건 한나라당이 보여 온 일련의 행태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민들이 듣기에는 시청자들이 듣기에는 상정도 안 시키느냐는 말씀을 하시겠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선진국에서는 5개월 내지 1년 반 2년 동안 논의 했다, 과거 우리 DJ 정부 시절에도 1년 이상 논의를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12월 달에 법안 제출해 놓고 논의하자는 거다, 그리고 논의하면 될 것 아니냐, 몇 번 논의하다가 의견 접근 없다고 그러고 또 통과시킬 것 뻔하다, 그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민주당 어떻게 대응하실 건지? 혹시 추경과 연결시킬 생각도 있으십니까?
◆ 박병석
그것은 여러 가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저희들은 일관되게 주장했던 것은 국민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법은 뒤로 미루고, 국민의 민생 경제와 관련되는 것은 밤새워 논의하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이 한나라당이 우리의 큰 원칙을 뒤집은 것이기 때문에 추경의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추경에 있어서 그 분들이 우리들의 주장,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날치기 통과시킨 것 등등에 대해서 공개적 사과가 선행돼야 되고, 그런 내용에 있어서는 충분히 서로 논의해야 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