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8(수) 로마 김종수 신부 “추기경은 1명만 유지될 전망”
2009.02.18
조회 295
- 우리나라 상황상 추기경 1명 유지가 ‘교회 상식’
- 故 김 추기경은 최장기간 추기경직 수행한 ‘세계 1번’ 추기경
- 정치권에 직언 “그 분은 두려움이 없었다”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 오늘도 수많은 조문객들이 아침 일찍부터 발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사의 고비 고비 마다 방향등 역할을 해 온 분이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애도를 하는 거겠죠.
지금 연결할 분은 바티칸에 계신 분이세요. 로마 한인성당 본당신부이면서 로마 교황청립 한국신학원장의 김종수 신부님인데요. 김수환 추기경과 그동안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던 분입니다. 바티칸 현지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로마 교황청에서도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소식을 안타깝게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전 세계에 추기경이 188명이 계시다고 하는데, 교황을 비롯해서 교황청의 신부님들도 김수환 추기경을 잘 알고 계시나요?
◆ 김종수
물론 추기경님을 교황청의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죠. 왜냐하면 추기경님께서는 추기경으로서 교회 봉사 하신 분들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추기경으로서 사신 분이거든요. 전 세계 188분 가운데 추기경 직을 가장 오래 수행하신 분이고 어떻게 보면 1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기억하고 계시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분위기가 그쪽도 많이들 추억하고 계실 것 같네요?
◆ 김종수
그렇게 특별한, 커다란 반응은 여기서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분들, 주교님들이라든지 추기경님들이 돌아가시면 이쪽에서도 그런 반응을 보이고는 있습니다만, 지금 특별하게 무슨 다른 반응이 있다고는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만. 하여튼 추기경으로서 가장 오래되신 분이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교황님께서도 특별한 메시지도 보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김종수 신부님께서는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인연이 상당히 깊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인연을 맺은 사이세요?
◆ 김종수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께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래 전공이 예전, 전례를 전공을 했고 또 학생 때부터 김수환 추기경님 옆에서 커다란 예식이 있을 때마다 제가 보좌를 했던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추기경님을 가까이에서 보좌를 한 적이 있죠. 뒤에 주교회에 사무총장을 할 때 가까이서 뵐 수 있는 기회는 있었죠.
◇ 김현정 / 진행
김수환 추기경님 어떤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김종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한국 역사의 현장에 늘 함께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옆에서 뵈도 늘, 고뇌하고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민감하게 느끼시면서 고뇌하고 기도하시는 분, 그런 기도하는 모습들 그런 것들이 저는 기억에 선합니다.
어떤 커다란 행사들이 있다든지 할 때 저희는 늘 미사를 합니다만. 그럴 때 미사에 앞서서도 바로 직전에도 늘 기도하시는 그런 모습들이거든요. 상당히 어떤 행사를 앞두면 주변 분위기가 좀 소란스럽다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흥분된 분위기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도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잠시 멈춰서 주위 분들을 물리치시고 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기도했던 시기라면 어떤 시기일까요?
◆ 김종수
저도 이제는 나이를 먹은 사람이 됐습니다만, 벌써 우리나라 역사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대 이런 시대들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면 상당히 오래된 기억들이죠. 그런데 그때 지내시면서 한국, 우리나라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인지, 그래서 직접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시고 그 다음에 또 이어지는 세대, 전두환 대통령 세대, 이런 때들의 기억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80년대 우리 사회에 어떤 점을 가장 우려하시던가요?
◆ 김종수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그런 것들이죠. 사실 어느 한 개인이 독재를 한다든지 자기 정권을 연장하는 것, 그 속에서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반대급부에서 사람이 사람대접을 못 받고 인간의 권리가 짓밟히거나 인간 존엄성이라든지 인간의 가치가 상실될 때, 그 때 추기경님께서는 상당히 고뇌하시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인간 존엄성을 찾으려고 노력하셨던 것들이 있죠.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성직자이길 떠나서 시대의 양심으로 역사의 굴곡마다, 어떻게 보면 바른 말, 어떻게 보면 압박받는 상황 속에서도 솔직한 말씀을 해 주셔서 우리가 더욱 김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것일 텐데요. 정치적으로 여러 문제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난감해 지셨던 적은 없나요? 혹시 그런 고민을 토로하셨던 적은 없나요?[BestNocut_R]
◆ 김종수
전체적인 공개적인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도 촉구하는 그런 현장들이 있었죠. 그러나 추기경님께서는 개인적으로 만나셔서 우리 한국사회를 하여튼 우리나라를 움직여 온 대통령들과도 개인적으로 만나시고 우리 민족이 겪는 아픔, 갈등 이런 것들도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럴 때 전혀 말씀을 듣지 않았다는 거죠. 그럴 때 참으로 마음 아파하시고 침이 마르도록 말씀을 하셨는데 전혀 듣는 것 같지 않았다... 그분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시고 아주 마음 아파하시곤 하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직언에 대한 두려움이라든지 이런 것은?
◆ 김종수
두려움이라는 것은 저희 사제들에게는 조금 다르죠. 사람에 대한 또 진리에 대한, 오로지 진리에 대한 순정과 사람 사랑에 대한 열정인데요, 연민이고. 그렇다면 어떤 정치권력, 힘 센 권력 앞의 두려움 그런 것은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다른 얘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 추기경이 두 분 계시다가 한 분이 돌아가신 건데. 그렇게 되면 나머지 한 분의 자리를 다시 선출해서 뽑게 되는 건가요?
◆ 김종수
그렇지 않습니다. 추기경은 선출하는 건 아니고 교황님이 임명하시는 겁니다만. 추기경 자리, 추기경에 대한 후임이다, 이런 것은 없고요. 어떤 교구장 자리가 비게 되면 교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거기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내서 교구장 자리를 보충하게 되죠. 거기에 대한 임명이 이뤄지게 되는데. 지금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님이 서울 교구장으로서 추기경이 되셨고.
지금 또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서울 교구장을 추기경에 임명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교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그 자리를 교구장을 임명하고 그 분이 추기경이 되실 수도 있고. 또는 다른 경우에는 추기경이 안 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추기경의 후임이다, 이런 용어는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 나라에 한 명이 있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이 있을 수도 있고. 그건 교황께서 결정하시는 문제가 되는 거군요?
◆ 김종수
우리나라에는 글쎄요. 두 분, 세 분 나오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는 한 분이 아마 한 분을 계속 유지하게 될 거다, 라는 생각을 갖고.
◇ 김현정 / 진행
로마에서 분위기는 그런가요?
◆ 김종수
아뇨, 로마의 특별한 분위기가 아니라 이건 좀 상식적인 이야기인데요. 무슨 후임이라든가 이런 것은 없는 것이고. 혹시 뭐 서울 교구장이 추기경이 되고 또는 다른 교구에서도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한국에는 한 분 추기경이 상당히 오랫동안 그대로 한 분으로서 유지될 거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김수환 추기경께서 연세가 많이 드시면서 정진석 추기경 한 분이 더 추대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사실 종교 성직자라고 해서 다 존경받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의 죽음에 더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는 걸 텐데요. 시대의 방향등이 돼주는 성직자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김종수 신부님과도 인사를 나눠야겠네요.
◆ 김종수
꼭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들에서도 우리 민족을 이끌어주는 좋은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