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중학교의 김인봉 교장 선생님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건가요?
◆ 김인봉
실수니까 있을 수 있죠. (웃음)
◇ 김현정 / 진행
처음 임실 얘기 듣고 어떠셨어요?
◆ 김인봉
그 발표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놀랍고 또 부럽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하고. 임실과 장수가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런데 왜 우리는 저렇게 하지 못 했을까 부끄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로 저게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을 처음부터 가졌어요.
◇ 김현정 / 진행
왜 그러셨어요?
◆ 김인봉
제가 농촌 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어요.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 김인봉
5개 학교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기초학력 미달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실수나 누락이나 착오나 아니면, 조작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저런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하게 됩니다. 내년 10월에 치르는 시험은 그 다음해에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하게 되는데.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하나는 시험을 더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면 되지 않겠느냐, 내신에도 반영하고 그러면 아이들이 대충치고 그러지 않을 거 아니냐는 얘기. 또 하나는 이럴 줄 알았다, 신뢰도 개선 안 될 거다, 폐지하라, 이런 두 가지 반응이 있더라고요. 교장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인봉
저는 처음부터 일제고사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폐지되면 좋지만 만약에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한다면 더 많은 실수가 학교별로 나올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더 많은 실수라면 더 많은 조작?
◆ 김인봉
조작이라고 하기는 제가 아직 공언할 수는 없지만. 실수나 누락이나 착오. 아주 치밀하게 전개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치밀하게 전개되는 실수?
◆ 김인봉
계획적인 실수, 치밀한 조작, 정교한 착오들이 벌어질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예를 들어서 성적 미달 아이들은 시험을 못 치게 한다든지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을까요?
◆ 김인봉
그렇죠. 더구나 이런 것들이 교원평가라든가 인사라든가 혹은 예산 관련 되는 그런 것들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일단 교육 당국의 구상은 더 철저히 시험 보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내신에도 반영하고 선생님들 인사 고가에도 반영해서 교장되고 교감되는 데에 다 영향을 주겠다는 건데. 심지어는 교원평가제 얘기도 나옵니다. 미달 아이들 성적을 올린다는 애초 취지에 맞추려면 교원평가제도 같이 실시해야 효과가 배가된다는 건데요?
◆ 김인봉
아직 교육부의 방침이 확정된 건 아니겠죠.
◇ 김현정 / 진행
거의 확정적이라고 합니다. 교원평가제는 모르겠습니다만, 인사 고가는 확정적입니다.
◆ 김인봉
우리 학교에서도 가르치는 교과목을 중학교는 11과목 내지는 12과목 가르치거든요. 그런데 일제고사는 다섯 과목만 보잖아요. 나머지 과목은 폐지시켜야 돼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만 가르쳐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폐지시키든지 11과목 다 보든지?
◆ 김인봉
네, 그래야죠.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게 1년에 한두 번 치르는 건데 거기에 올인 해서 선생님들이 시험 준비 시키고 그러진 않을 것 아니에요?[BestNocut_R]
◆ 김인봉
아, 그렇게 해야 되죠. 인사와 연결시키면 그렇게 해야 돼요. 교원평가와 연결시키면 그렇게 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안 하는 교사들이 바보죠. 승진이나 급여에 또 예산상 지원과 연결시키면 학교 차원에서 이건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다른 과목 6개, 7개 전부 제쳐놓고. 형식적으로 시간표 짜 놓고 실제로는 국영수사과만 할 수밖에 없어요. 문제풀이밖에 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우리 교육을 망치자는 거예요, 이것은.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지금 교원평가제를 시범 실시하는 학교의 경우에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적었다고 그래요. 그래서 아마 교원평가제 얘기도 같이 가자는 얘기인 것 같은데요?
◆ 김인봉
제가 알기로는 서울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서울 남부 교육청에 있는 초등학교 3군데 사례를 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2개 학교는 성적이 좋았고 1개 학교는 낮게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2개 학교 경우는 그곳의 사회적 경제적, 부모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고. 낮은 학교는 좀 낮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일제고사 결과는 부모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연결된 것이지 평가와 연결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만, 이번 평가 결과가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도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 김인봉
있죠. 저희들 학교에서는 승진과 관계되면, 인사와 관계되면 학교장이 책임을 지고 성적을 올려야 하잖아요. 아마 이것이 교육감 선거와 연결되면 교육감이 또 책임지고 성적을 올려야 하잖아요.
◇ 김현정 / 진행
내가 올리겠다는 이런 공약들이 나오고, 선생님과 학생들을 닦달하는 식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시군요?
◆ 김인봉
아까 말씀드린 대로 모든 과목을 골고루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것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시킬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9(목) 장수중학교 김인봉 교장 "일제고사,계획적 실수와 치밀한 조작 벌어질것"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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