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개.심야 계기 운행시 조종사들 엄청난 공포
- 활주로 3° 틀어도 항로 이탈시 10초면 건물 충돌
555m 초고층의 제2롯데월드 신축 문제, 이게 결론은 안 난 채 논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15년 동안 군이 성남기지 안전문제 때문에 강하게 반대를 하다가 현 정부 들어서면서 입장을 바꾸었고요. 정부는 군이 괜찮다니까 허가를 하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지난 화요일에 국회에서 공청회가 열렸는데, 허가해 주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던 군 측 패널들이 대거 불참했습니다. 전직 장성 이런 분들인데. 이게 누군가 못 나가게 외압을 넣은 게 아니냐, 이런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안전성 문제에다가 외압 의혹까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 오늘은 그 공청회에 참석하셨던 전 공군 참모부장이세요. 이진학 전 참모부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실제 조종사 출신이시라고요. 그러면 실제 성남 기지에서도 자주 훈련을 하셨어요?
◆ 이진학
네, 성남 기지에서 저는 작전부장이라는 비행 지휘관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투기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전투 조정사로서 동료들과 많은 훈련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성남 기지의 전략적인 역할은 뭔가요?
◆ 이진학
성남 기지는 우리 공군의 주요 작전 기지 중 하나입니다. 전시에는 전술기가 물론 전기에서 운영이 될 거고요. 수도권 방어를 하는데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그런 기지입니다. 또 출격했던 항공기들이 비상 귀환을 할 수도 있는 그런 기지입니다.
수도권에 인접한 군사 공항으로서 전시에는 국가의 항구 역할을 합니다. 지상 교통수단이 마비된 상황에서 물자와 인원, 신속한 이동은 성남 기지를 통해서 이뤄지게 되겠죠. 수도권에 대한 긴급 보급, 전선에 대한 지원 등을 성남 기지에서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공항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참모부장께서는 조종사들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주기 때문에 555m 건축은 안 된다는 반대 입장이신 거죠. 숙련된 조정사라도 불안감을 느낍니까?
◆ 이진학
비행기가 지나가는 항로 옆에, 비행기 항공기 고도보다 훨씬 높은 건물이 솟아 있으면, 숙련과 비숙련을 떠나서 조종사들에게 당연히 심적 부담을 주게 됩니다. 특히 조종사들이 구름이나 안개 또 야간에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계기만 보면서 활주로를 찾아 내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당연히 옆에 서있는 건물이 부담이 되고 또 공포심도 갖게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국제 규범이 요구하는 최소 안전이격거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이게 1852m인데. 동편 활주로만 약 3도 정도 서쪽으로 틀면 그 이격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 정도면 넉넉하다고 롯데나 현 정부 군 측에서는 보고 있는 건데요. 아니라고 보시는 건가요?
◆ 이진학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건물과 항로가 좀 가깝다 하는 것입니다. 3도를 틀면 건물과 항로의 이격 거리가 조금 더 늘어나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재보다는 좀 위험도가 낮아진다고 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조금 더 멀어지다고 해가지고 사고 잠재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왜 그럴까요? 멀어지면 좀 나아지는 것 아닌가요?
◆ 이진학
물론 나아집니다. 나아지는데, 제가 제기하는 것은 항공기가 비정상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조종사가 버티고에 들어갈 수도 있고 항공기에 문제가 여러 가지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고려를 하면 안전 공간이 조금 더 확보돼야 사고 잠재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설명하면 될까요? 항공기가 제 항로대로만 항상 날아주면 좋지만, 만약의 경우, 그러니까 항로에서 이탈하는 경우를 상정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공항이라는 걸 설계하게 돼 있는데. 그 말씀이죠?
◆ 이진학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3도 틀어서 제2롯데월드를 지어놨는데 항공기가 고장이든 조종사 실수든 어떤 문제로 항로를 이탈했을 경우에 그때 비행기가 롯데월드까지 닿는 그 시간이 너무 짧다는 말씀이신 거죠?
◆ 이진학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시간은 얼마나 된다고 보시는 거죠?
◆ 이진학
보통 우리가 지상에서 생각하는 거리와 조종사들이 공중에서 생각하는 거리는 아주 차이가 많습니다. 비행기가 접근하는 항공기가 시속 360km 정도 되면 1분에 6km를 움직입니다. 그러면 한 700m, 1km 떨어졌다고 해도 10초밖에 안 걸립니다. 짧은 순간에 항공기가 건물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차, 내가 지금 항로 이탈했구나, 하는 순간 10초면 벌써 충돌이 돼 있다는 말씀이세요?
◆ 이진학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한 10도, 20도 정도 만약 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틀어 준다면 그때는 어떻습니까?
◆ 이진학
10도, 20도를 틀면 훨씬 안전해지죠. 그런데 항로와 건물 간 거리가 충분히 멀어지게 되겠죠.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활주로를 새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예산도 많이 들고. 또 항공기 활주로 방향을 틀면 트는 방향 쪽으로 새로운 규제가 생기기 때문에, 실제로 그 방안을 채택하지는 못했죠.
◇ 김현정 / 진행
아 10도, 20도 틀게 되면 또 거기와 연결되는 모든 지역들이 규제가 새로 생기니까?
◆ 이진학
새로 규제가 되고 새로운 민원이 발생되게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만약 3도 틀어서 롯데월드를 지었을 경우에, 그 건물에 입주한 사람들도 상당히 불안한 거네요?[BestNocut_R]
◆ 이진학
그렇죠. 입주해 있는 분들이 자기 높이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기가 지나다니고 소리도 들리고 어느 때는 상당히 가까이 올 때도 있고 그러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겠죠. 혹시 저 비행기가 와 가지고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게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만약 높이를 낮춘다면, 확 낮춘다면 얼마나 낮춰야 된다고 보세요?
◆ 이진학
그 지점에서 허용할 수 있는 고도가 한 203m 정도를 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반을 뚝 잘라야 되는 군요?
◆ 이진학
네. 공군에서나 우리 군에서, 그 지역에서는 한 203m 정도만 지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의사 표시를 여러 번 했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그런 주장들이 엇갈리면서 이 논의가 결론이 안 나고 있는 건데. 그런데 공청회가 그제 열렸죠. 나오기로 했다가 갑자기 참석하지 않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 최명상 전 공군대총장, 김군 전 방공포 사령관, 이 분들도 역시 허가에 반대하던 분들인데. 아무 통보도 없이 불참하신 건가요?
◆ 이진학
제가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불참 통보는 했겠죠. 통보를 한 이유는 제가 정확히 알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분들이 외압 받은 것 아니냐,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 혹시 행사 후에 통화는 안 해 보셨어요?
◆ 이진학
저는 외압 같은 것, 나가지 말리는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진학 부장님은 안 계시고요. 그분들과는 통화를 안 해 보셨습니까?
◆ 이진학
그분들하고는 그 이후에는 통화를 안 했는데. 그중에 한 분하고는 어떤 내용으로 반대를 할 것인가 하는 토의를 한 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토의를 해 보니까 그분이나 저나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는 건 확인한 바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전에 예비 토의까지 하셨는데 불참했다는 건 좀 이상한 것 아닌가요?
◆ 이진학
이상하다 안 하다 하는 건 제가 말씀드릴 처지는 아닌 것 같고요. 각자의 무슨 판단과 생각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 정황들 때문에 유승민 의원은 외압도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진학 부장님, 아예 제2롯데월드를 제3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진학
그것이 제일 저희가 희망하는 방안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은 성남 공군기지를 제3의 장소로 이전하는 것?
◆ 이진학
성남 기지를 이전하려면 새로 기지를 건설해서 옮긴다는 뜻인데요. 지금 그러한 성남 기지와 같은 입지 조건을 가진 곳에 새로 비행장을 건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전략적으로 불가능한 건가요?
◆ 이진학
아니죠. 국민 정서나 국토 이용 여건 같은 걸 볼 때 가능하다고 판단은 안 됩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전하라는 것은 기지를 없애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죠.
◇ 김현정 / 진행
이게 94년부터 꾸준히 롯데에서는 원했고 공군에서는 안 된다고 했던 건데, 왜 갑자기 현 정부 들어서 바뀌었을까요?
◆ 이진학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활주로를 3도 오므려서, 지금 활주로가 V자 형으로 돼 있는데, 이걸 조금 오므려 가지고 롯데월드 쪽으로 진행되는 방향을 좀 오른 쪽으로 틀어서 안전하게 해 주겠다, 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나 규제, 절차상에 문제가 없으니까 허용을 하겠다는 내용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그건 롯데월드가 전에도 주장했던 거고. 그때도 공군이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 왜 바꾼 것이냐?
◆ 이진학
상황이 변화됐다고 얘기를 합니다. 거기에 드는 비용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해서 롯데에서 예산을 지원을 하고. 또 기타 안전장치를 여러 가지 더 해 주겠다, 이런 조건을 내 세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외압이 있었다고 보십니까?
◆ 이진학
저는 외압이 있었다고 보진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직접적이진 않더라고 뭔가 있어서 이렇게 바꾼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 이진학
그건 제가 확인할 수 없으니까 어떻게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후배들이 외압으로 인해서 왔다 갔다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5(목) 前 공군참모부장 “롯데월드 공청회 불참자, 반대론자로 토의도 했는데..”
200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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