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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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화)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용산 철거민 5명은 자살했단 얘기냐"
2009.02.10
조회 305
- 용산수사 진실규명 부족 “김석기 지휘권 행사 엄중 규명해야”
- '떡값 검사' 공개 집행유예는 괘씸죄 작용한 본말전도
- 노동 시민운동 위기, 대충 수습으론 해결 못해...초심으로 돌아가야



2007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죠. 이학수 삼성그룹 전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간의 대화를 도청한 녹취록, 이른바 삼성 X파일이 공개되면서 온 나라가 들썩거렸습니다.

당시에 노회찬 의원이 이 X파일을 토대로 해서 검찰이 삼성으로부터 지속적인 금품 로비를 받아왔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했죠. 이때 떡값 검사로 추정되는 검사 7명 실명을 공개했는데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어제 법원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징역 6월에 자격 정지 1년, 집행유예 2년. 노회찬 전 의원의 입장은 어떨까요.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어제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 노회찬

대단히 유감스러운 결과고요. 본말이 전도된 판결이었다,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왜 그렇게 보시죠?

◆ 노회찬

X파일에 나오는 내용들, 대기업에서 언론사나 또는 검찰이나 또는 정치권에 그런 로비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수사를 해야 된다고, 저는 수사 촉구를 하면서 내용 공개를 했는데. 수사를 제대로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그 내용이 허위 사실이다, 입증되지 않은 사실인데 그걸 왜 공개를 했느냐, 라고 오히려 저에게 죄를 묻는 형국이 됐습니다.

남의 집 담을 넘어 나오는 사람을 보고 도둑이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잡아서 도둑질 했는지 안 했는지를 규명하지도 않고, 오히려 소리 지른 사람에게 왜 그렇게 도둑질 한 것 보지도 않았으면서 소리를 질렀나 이렇게 따지는 형국이 된 거죠. 그래서 2심, 3심이 남아 있습니다만 1심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그런 내용이다, 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법원에서는 아무리 공익을 위한 거라도 녹취록에 등장하지도 않는 검사의 실명을 언급한 건 이건 명백하게 위법이다, 이렇게 판결을 냈더라고요?

◆ 노회찬

이름은 등장하지 않지만, 직책 등으로 해 가지고 그 분이 등장하는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추정할 수 있게끔?

◆ 노회찬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분까지도 수사를 당연히 해야 된다고 얘기를 했고. 줄 계획으로만 돼 있지 줬는지 안 줬는지는 확인이 안 되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데. 그 내용을 쭉 읽어보면 연례적으로 작년에도 줬다, 라는 대목도 나오고 하기 때문에 줬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따라서 수사를 해야 된다는 이런 취지였는데. 주는 걸 봤느냐, 라고 사실 검찰이 수사해야 될 부분을 저에게 구체적으로 줬는지 안 줬는지를 확인해 보지 않았다고 오히려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죠.

◇ 김현정 / 진행

이게 일부에서는 검찰 내부의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에 괘씸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전부터 했었거든요. 혹시 이런 게 실제로 작용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저는 확실히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X파일은 불법으로 도청한 내용이라서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X파일에 등장하는 현직 검찰 간부에 대해서는 그 수사관들이 오히려 X파일에 당신 이름이 올라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거든요. 전현직 고위 검사들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 어렵다고 정치권에서도 판단을 해서 당시 국회의원들 거의 대부분이 동의한 특별검사를 통해서 수사를 해야 된다는 법안도 지금 당시에 제출이 됐었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자기 식구를 감싸 안기 차원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기소함으로써 이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본말이 전도된 사건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일 최종심에까지 금고형 이상 받으면 노회찬 대표의 피선거권이 제한되잖아요. 그런데 노 대표께서는 내년 지방 선거 출마할 계획 가지고 계신 거죠? 서울 시장 말입니다?

◆ 노회찬

네, 그런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약 피선거권까지 제한된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십니까?

◆ 노회찬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예정이고요. 2심과 3심에서 1심의 잘못된 판결이 바뀌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어떤 부패 사건을 투명하고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사람을 오히려 처벌하는, 이런 잘못된 관행은 우리 국민들도 저는 용납하지 않으리라 보고요. 일단은 재판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선거 문제와는 별도로 재판에 충실히 임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서울 시장 출마는 결심을 굳히신 건가요?

◆ 노회찬

당에서 결정을 한다면 저는 지금 우리 사회를 좀 진보적인 방향으로 바로 세우는 데 일조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화제를 돌려보죠. 어제 검찰에서 용산 참사 수사 발표가 있었는데요. 일단 경찰은 법적 책임이 없다, 이렇게 됐고. 오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경찰에게 법적 책임은 없지만 나에게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 이런 기자회견을 몇 시간 후에 엽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노회찬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요. 오히려 더 일찍 도의적 책임을 졌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더 중요한 것은 법적인 책임 문제입니다. 저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해서 6명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진실 규명 차원에서 사실을 밝혀야 되는데, 지금 옥상에 있던 철거민 3명에게는 특수 공무 방해 치사상 혐의로 즉, 경찰을 사망하게 만든 책임을 져야 된다, 그래서 3명을 기소를 했는데.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을 통해서 경찰이 죽게 만들었는지는 밝히지 못 하고 있어요. 그냥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그냥 3명에게 경찰 사망 원인을 뒤집어씌운 건데. 그러면 나머지 5명 민간인이 사망한 부분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5명이 누구 책임으로 사망했는지가 안 나와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시너를 뿌려서 불을 냈다, 이렇게 되는 것 아닌가요?[BestNocut_R]

◆ 노회찬

그러면 5명이 지금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대로 한다면 5명은 자살했다는 거거든요. 5명의 사망 원인이 무엇이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밝혀지지 않았어요. 그러면 이 5명이 나머지 사람들, 경찰을 죽게 만든 사람들 때문에 시너를 붓고. 그 3명이 경찰 죽게 만들었다고 기소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그 3명이 경찰을 죽게 만들고 5명의 죽음은 또 누가 책임지느냐는 거죠. 그래서 5명의 사인은 그냥 자살한 것으로만 해석될 수 있게 돼 있다는 점에 대해서 진실 규명이 부족하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김석기 내정자에게 도의적 책임 정도가 아니라 법적 책임도 끝까지 추궁해야 된다, 이렇게 보십니까?

◆ 노회찬

그렇습니다. 저는 경찰의 사기를 고려해서 특별하게 배려했다, 라는 식으로 계속 평가가 되고 있는데. 경찰의 사기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서 보장되는 것이고 오히려 지휘관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무리한 공권력 투입을 했다면 이런 일을 재발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그런 경찰의 어떤 지휘권 행사에서 잘못된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와 진실 규명이 필요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이번에 검찰이 좀 눈치를 본 걸까요?

◆ 노회찬

네, 경찰이 한 일에 대해서 검찰이 수사한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기대를 했지만 결국에는 가재는 게 편이다, 결국에 검찰이 너무 청와대 눈치를 본 것 아닌가, 엄정하고 독립된 수사를 했다라고 결과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드리죠. 민주노총이 지금 심난합니다. 고위 간부의 성폭력 파문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 이번 사태 본질이 뭐라고 보십니까?

◆ 노회찬

이번 사태는 물론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기강 해이 때문에 나온 성폭력 사건입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건보다도 그 사건을 다루는 민주노총의 태도가 많은 국민들을 훨씬 더 크게 실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 민주노총의 잘못된 조직 보위 논리, 조직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할 때는 그런 조직 보위 논리 자체가 오히려 불신의 씨앗이 된다, 그런 점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매는 바람에 사태가 더 악화된 것 아닌가.

◇ 김현정 / 진행

환경운동연합의 횡령 사건도 있었고, 이번 민주노총의 성폭력 무마 시도 사태, 이런 것 때문에 전체적인 노동 시민운동이 약화되는 분위기를 확연히 느낍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 노회찬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황인데요. 저는 이것을 약화시키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식으로 해서 대충 수습하는 식으로 덮어두는 식으로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잘못된 것은 드러내고 과감하게 도려내고 시민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원래 출발했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그래서 당장에 뭔가를 잃더라도 오히려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원래 운동이 이루고자 했던 바들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아닌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치만 가지고 되지 않고. 운동 노선 자체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진보 진영, 그러니까 민주노동당하고 진보신당도 다시 힘을 모아야 되는 상황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 노회찬

저는 같은 문제의식인데. 그런데 단순히 기계적으로 힘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진보냐?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 진보 정치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과거 지난 10년간의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행해졌던 일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그런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다시 결집해야지, 그냥 기계적으로 결집하면 오히려 퇴행하는,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