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바위 목격자 "2-3분만에 불이 몰려왔다"
- 녹색연합 "가뭄 산불은 700M 떨어진 곳까지도 불길이...예견된 인재"
경남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발생한 참사, 지금까지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가 되고 있는데요. 안전문제가 갈수록 대두되고 있죠. 이번 화재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한 분, 그리고 시민단체 한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현장에 있었던 곽종수 씨 연결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행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 목격자 곽종수 씨
화왕산은 1년에 몇 번씩 산행하던 장소입니다. 1년에 서너 번 씩 산행하는 장소. 억새가 태우는 행사가 있다고 해서 한 번 참여하고 싶어서 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람이 2만 명 정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어요?
◆ 목격자 곽종수 씨
좀 허술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면에서 허술했다는?
◆ 목격자 곽종수 씨
방화선 자체가 억새들 베어내고 좀 부실했고. 나중에 첫 번째 시신하고 같이 내려갔는데 구급차도 없었고요. 그런 부분이라든지, 좀 그러네요.
◇ 김현정 / 진행
불을 붙이고 나서 몇 분 정도 지나고 나서 사람들 쪽으로 몰려들던가요?
◆ 목격자 곽종수 씨
내가 생각할 때 한 2-3분밖에 안 돼요.
◇ 김현정 / 진행
선생님은 가장 위험했던 배바위 쪽에 있으신 건 아니었던 모양?
◆ 목격자 곽종수 씨
제가 배바위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날 배바위 쪽에 가장 피해자가 많았던 곳인데, 한 2-3분 만에 불길이 배바위 쪽으로 확 몰려들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하셨어요? 뛰어 내리면 절벽 아니었습니까?
◆ 목격자 곽종수 씨
그런데 그 배바위에 딱 붙어 있던 사람들은 살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바위에 붙어 있는 사람들?
◆ 목격자 곽종수 씨
네. 배바위에 붙어 있는 사람은 아무 이상이 없었고 뛰어 내리거나 우왕좌왕 한 사람은 다 다친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돌아가신 분들은 절벽으로 우왕좌왕 하다가?
◆ 목격자 곽종수 씨
뛰어내리거나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불에 당했는데. 배바위에 딱 붙어 있는 사람은 괜찮았고. 특히 옷이 문제가 많았던 것 같아요. 날이 춥다 보니까 오리털 자켓 같은 것 입으신 분들이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배바위 쪽은 방화선이 50미터? 2, 30미터 잡혀있었습니까?
◆ 목격자 곽종수 씨
몇 미터라고 얘기는 못하겠는데. 방화선을 일단 만들었으면 완전 방화선이 돼야 하는데. 내가 볼 때 방화선이 아니고 시늉만 해놓은 그런 식으로.
◇ 김현정 / 진행
건강은 괜찮습니까?
◆ 목격자 곽종수 씨
저도 어제까지만 해도 얼굴이 굉장히 따가웠거든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지에서 살아오신 셈이 됐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목격자 얘기 잠깐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 행사가 처음 기획될 때부터 반대를 하던 단체가 있습니다. 녹색연합인데요. 최승국 사무처장 연결해 보죠. 기획 단계부터 반대 하셨다던데 왜 그러셨어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억새 태우기가 세시풍속이긴 하지만 이렇게 산중에서 하는 행사들은 대단히 많은 위험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한 번 산불이 나게 되면 그것은 피해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이 되고. 복구되는 데도 수십 년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는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왔던 거죠.
◇ 김현정 / 진행
지역에서는 방화선을 충분히 설정해 놨기 때문에 지금까지 5번 행사 치를 때 문제가 없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부분에서 안전 불감증이었다고 보시나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이미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방화선을 50미터 설치했다고 하지만 일부는 20미터가 채 안 됐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또 아무리 방화선을 많이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불기둥이 70미터, 100터씩 올라갈 경우에는 이런 50미터 방화선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또 야간행사에 만 오천 명 이상 모였는데 실제로 안전 요원은 소방관 20명 포함해서 100명 정도밖에 안 됐다고 하는데. 이분들로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기 어려웠죠. 소화기도 없었고 더구나 소방차 같은 게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행사를 하는 자체가 이미 예견된 사고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창녕 말고도 비슷한 축제, 이렇게 대규모는 아닐지라도, 있을까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제주에서도 오름에서 하는 비슷한 행사가 곧 있고요. 대구 경북 지역이나 심지어 서울에서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겨울철에 축제가 많지 않다고 보니까 정월대보름을 앞뒤로 해서 이런 달집태우기, 망월놀이, 쥐불 놀이기 같은 행사가 대부분 곳에 일어나고 있고. 또 지방선거와도 연계돼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이런 지역 축제를 개최하게 되면, 지역이 얻는 소득이 큰 건 사실이죠?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아무래도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고 지역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전혀 도움이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만. 실제로 관광객들이 밤에 와서, 만오천 명이 온다고 하지만, 왔다가서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있기는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나라 산의 화재 우려, 특히 지금처럼 가뭄이 심할 때는 이게 얼마나 위험성을 갖는 행사일까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비근한 예로 96년 양양 산불이나 2000년 삼척 산불을 보면 사고가 한 번 났을 때 동해안 지역을 완전히 다 태우고 지나갔고. 앞에 방화선 얘기 했습니다만, 실제로 100미터 넘는 하천도 불길이 그냥 넘어가거든요. 심지어는 700미터 떨어진 곳도 불길이 이어졌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방화선 자체는 실제로 아무런 역할을 못 하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억새 태우기 같은 지역 축제는 저희는 근본적으로 제고돼야 한다고 보고. 물론 대보름의 세시풍속이니까 이것이 갖는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지금 처럼 가뭄이 심하고 습도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이런 문화행사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생태계를 생각해서도 이런 행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셨던 건가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우리가 봄이 되기 전에 쥐불놀이와 같은 걸 하는 이유는 그 속에 있는 해충들을 없애고 건강하게 농사를 짓거나 산림을 관리하기 위한 측면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래 좋은 의미 아닌가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네, 좋은 의미 있는 거죠. 그런데 규모나 지역에 따라서 좀 다르다고 보고요. 우리가 밭두렁을 태우는 정도의 쥐불놀이를 하는 것 자체를 그건 안전문제만 없다면 문제 삼을 게 없다고 보는데. 물론 그러다가 산불이 나는 경우도 많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 억새 태우기처럼 대규모로 하는 경우는 오히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온실가스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기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실수이기는 하지만 이런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그 피해를 예측할 수 없고, 대규모이기 때문에. 저희는 오히려 생태계에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반대를 하셨던 건데, 창녕군에서는 이 부분 이야기가 잘 먹히지 않던가요?
◆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이고 매년 해오던 것을 3년에 한 번 한 것 자체로 양보한 거라고 얘기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사고가 나니까 바로 어제 중단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럴 것이면 진작에 이런 부분을 고려했더라면 오늘 같은 이런 나쁜 참사를 겪지 않았을 거라고 보고요. 여러 가지 최근에 일이 많지 않습니까. 지난 해 남대문 방화사건도 그렇고 이번 건도 그렇고 해서 진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1(수) 화왕산 火災 목격자 “안전 관리, 시늉만 하는 느낌이었다”
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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