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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3(금) 인터넷 카페개설로 범인찾아낸 시골형사 최진원
2009.02.13
조회 253
오늘 만날 화제의 인물은 인터넷 쇼핑몰의 사기 사건을 파헤친 경찰관 한 분인데요. 경찰관이 범인 잡은 게 무슨 화제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과정이 아주 드라마틱해서 화제입니다. 작년 말에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돈을 받고 잠적해 버리는 아주 흔한 사기 사건인데 5일 동안 자그만치 870명의 피해자가 생겼습니다. 이 피해자들이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고 그 지역의 한 경찰관에게 이 사건을 좀 해결해 주십시오, 요구를 한 거죠. 그래서 이 경찰관이 피해자들과 함께 끈질긴 추적 끝에 범인을 잡아냈는데요. 스스로를 누구보다 행복한 시골 경찰관이다, 고백하는 충북 영동경찰서 사이버수사 범죄팀의 최진원 형사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우선 이 범인이 어떻게 사기를 친 거예요?
◆ 최진원
인터넷에 쇼핑몰 사이트 2개를 개설하고서요. 그 곳에서 물건 사고 싶은 사람들한테 돈만 받고서 물건을 보내주지 않고 이런 식으로 사기 범행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870명이 받은 피해가 다 합치면 어느 정도?
◆ 최진원
1억 30만 원 정도.
◇ 김현정 / 진행
이게 전국적으로 일어난 사기일텐데, 어떻게 영동에 계시는 형사님이 이 사건을 맡게 되셨어요?
◆ 최진원
말씀하신대로 전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까 영동에서도 이런 피해 발생이 돼서 그래서 사건을 시작하게 됐던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누가 찾아왔어요?
◆ 최진원
그 날 하루만 저희 영동이 시골 마을이거든요. 시골에서 하루에 연속으로 4명 이상의 피해자들이 찾아오더라고요. 생각해 보니까 아마 이런 시골에서도 4명의 피해자가 있으면 전국적으로는 엄청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해서 인터넷 진흥원인가 이런 쪽에 알아보니까 사기 사이트라고 이렇게 추정이 돼서 바로 사이트 폐쇄를 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적었고요.
◇ 김현정 / 진행
이 사건을 보니까 대포 통장을 이용하고 또 상담 전화는 중국에서 받고 여러 가지 정황이 복잡하던데 왜 서울로 넘기지 않으셨어요?
◆ 최진원
글쎄요. 우연치 않게 어떻게 해서 됐는데 4명의 피해자 중에 1명의 여학생이 오더니 피해자 모임 카페가 하나 개설이 됐다 하더라고요. 혹시나 많은 피해자들이 있으면 어떤 단서도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 카페에서 이게 피해자들이 대부분의 어린 학생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신고라든가 어떤 대처를 못 하고 있길래, 그래서 카페에서 범인들 욕만 하고 대처를 잘 못 하고 있길래 대처하는 방법을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서 형님 같이 오빠 같이, 같이 수사를 하시게 되신 거예요.
◆ 최진원
어떻게 하다 보니까.
◇ 김현정 / 진행
잡는 과정이 복잡하던데 하도 범인이 꼭꼭 숨어서 잡을 방법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 인터넷 카페에 이제 못 잡겠다 여러분 중국으로 간 것 같아요 글을 남기니까 범인이 다시 꼬리를 드러냈다고요? 어떻게 된 건가요? 진짜 도망갔다고 생각하시고 글을 남긴 거예요?
◆ 최진원
아니오. 범인들이 이 카페를 접속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이 사기 쳤던 사이트이고 그 사이트의 피해자 보임이고 또 담당 수사관이 거기에서 피해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자기들을 추적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접속할 거라고 추측이었었죠. 그래서 혹시나 해서 그냥 제가 추적하는데 범인이 안 나타나서 그냥 피해자 분들한테는 그때는 정말 죄송했지만 범인들은 중국에 있고 또 범행은 중국에서 한 것 같다 얘기를 하니까 범인이 우연치 않게 다시 모습을 나타낸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래 가지고 공범 중에 2명은 잡아냈는데, 정작 주범은 못 잡았어요. 그래서 주범은 포기하려다가 마지막으로 주범한테 자수를 권하는 글을 카페에 남기셨다고요? 어떻게 그럴 생각을 하셨어요?
◆ 최진원
그 현장에서 주범이 도주를 했었거든요. 저희가 추적하던 휴대폰 이런 걸 전부 다 꺼놓고 이런 상태에서 저희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다가 범인에게 혹시 자수를 권하는 글을 남기면 범인과 연락 매체가 없어야 되는데 아무런 것도 없어서 범인이 그 카페에 접속한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카페에 자수를 권하는 글을 좀 잘 써서 올려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찡하게 쓰셨길래 자수를 한 거예요?
◆ 최진원
찡하게 쓴 건 아니고 저는 그렇습니다. 카페에 그냥 자수를 권하는 글을 남겼는데 피해자 분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어요. 다 용서해 주겠다. 자수하세요 이런 식으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이제 뉘우치면 됩니다. 이런 식의 글을 남겨놨습니다. 그래서 아마 자수를 하지 않았나 싶네요.
◇ 김현정 / 진행
나중에 잡고 나서 왜 자수했다고 그러던가요?
◆ 최진원
범인은 저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지 몰라도 최 형사님이 쓰신 글 보고서 인간적인 분 같아서 자수를 했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오히려 피해자들이 글을 잘 써 주시고 나중에 자수를 하게 되면 합의를 봐 주겠다 이런 식의 글들을 써 주셔서.
◇ 김현정 / 진행
죄값만 치르고 다시 새 사람으로 태어나라. 이런 설득이 통한 거예요. 피해자들이 아주 고마워하겠어요. 사실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자칭 시골 형사인데 혼자서 1억 원 대의 사기 사건을 해결하셨어요. 피해자들이 뭐라고 고맙다고 말을 해요?
◆ 최진원
범인 잡아줘서 고맙다고 솔직히 못 잡을 줄 알고 이랬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솔직히 방송 나가는 건데 이런 말씀 한 번 피해자들한테 해도 되나? 글쎄요. 저는 수사 하면서 피해자 분들께서 범인 잡고 피해 보상도 받고 저한테 고마워하시는데 오히려 고마운 건 제 쪽인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시작하면서부터 솔직히 시골에서 이렇게 큰 사건을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되게 많았어요.
◇ 김현정 / 진행
아까부터 시골 시골 하시는데 얼마나 시골입니까?
◆ 최진원
이거는 사이버 1개 팀에서 4-5명이서 여러 명이 해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인데. 그런데 이렇게 사건 맡길 때마다 피해자 분들이 카페나 이메일 편지도 많이 보내주셨거든요. 그렇게 해서 수사도 했었고 범인 잡는 데도 결정적인 것은 카페에서 많이 도움을 주셔서 싸우는 동안 시민하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고맙습니다. 영화 ‘집으로’의 배경이 됐던 그 곳이라고 하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