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사는 철거민이 아니라 외지인인 전국철거민연합이 이번 농성에 개입함으로써 농성이 격화됐다, 이런 비난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줄여서 전철연이라고 하는 이 단체는 재개발 또는 뉴타운 현장에서 철거민들을 돕고요. 입장을 대변하던 역할을 했던 단체입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서 전철연 측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당사자들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도록 하죠. 전국철거민연합의 성낙경 사무국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저희가 원래 남경남 의장님하고 인터뷰가 준비가 돼 있었는데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지셨다고요?
◆ 성낙경
지금 며칠째 바쁜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자리를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디들 계십니까?
◆ 성낙경
순천향병원에 계십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유족들이라든지 다른 철거민들 많이 만나고 계실 텐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성낙경
어제 검찰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철거민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발표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요. 이것은 철저한 편파적인 수사의 결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특히 화재 원인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성낙경
화재 원인도 그렇고. 이미 철거민들의 잘못을 정해 놓고서 거기에 끼워맞추기식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검찰의 이번 수사에 대해서 저희는 전혀 신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특히 어떤 부분이 편파 수사라고 보십니까?
◆ 성낙경
지금 전철연에서 배후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또 거기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거기에 들어가서 용산동 4가 주민들과 같이 부추겨서 투쟁을 일으켰다, 화염병으로 인한 사고로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을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 보죠. 우선 전철연이 어떤 단체인지 직접 소개를 해주시죠?
◆ 성낙경
전철연은 말 그대로 전국철거민연합니다. 개발로 인해서 철거민이 되는 개개인들이 건설사와 정부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그들 또는 자신들의 권리들과 스스로의 판단을 기준으로 해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전철연은 개발로 인해서 그 지역에 있는 주민, 또는 그 주변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 간접으로 받는 피해가 없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몇 명이나 지금 회원이세요?
◆ 성낙경
정확한 회원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지금 전국에 한 100여 개 정도의 철거민들이 지역의 철거민들이 같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전국철거민협의회와라는 곳도 있는데, 여기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 성낙경
전국철거민연합은 전철협과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철거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투쟁 방식이 좀 다른 건가요?
◆ 성낙경
그들도 저희 못지않게 자신들의 생존권을,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시중에서 나오는 얘기로는 철거민협의회와 투쟁 노선이 좀 달라서, 방식이 달라서, 전철연이 따로 독립을 해서 나왔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습니까?
◆ 성낙경
철거민들의 입장은 똑같다고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철거를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전철협이나 저희나 똑같기 때문에 그 뿌리는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철거민들이 요구하면 가서 지원하고 도와주는 방식으로 움직이시는 건가요?
◆ 성낙경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철연은 어떤 지역을 가서 지원해 주고 이런 차원이 아닙니다. 스스로들이 전철연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만약 어떤 동병상련 입장에서 지역에 공권력이나 건설사의 용역들이 생존권 공간을 철거하려고 하면, 같이 연대를 해서, 남의 일이 아니라 자기 일처럼 같이 대처해 나가는 이런 것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연대 개념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성낙경
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제가 시중에 나오는 의혹들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질문을 드려보죠. 우선 오늘 중앙일보 1면을 보니까 헤드라인이 ‘전철연 의장, 망루 농성 개입했다’ 이거더라고요. 그러니까 왜 그 지역 사람도 아니면서 개입을 했냐, 배후 아니냐, 이런 질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성낙경
지금 그런 말들이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저희는 그 배후 세력이 어떤 것인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용산동 4가 철거민들이 전철연에 같이 동참하고 있고, 그들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습니다. 정부로부터 또는 건설사가 고용한 용역깡패들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려고 노력을 해 왔거든요.
그리고 전철연에서 망루를 짓는 것을 개입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사실은 용산동 4가 철거민들도 전철연의 같은 회원이고, 또 다른 지역의 철거민들도 전철연의 회원입니다. 전철연은 각 지역을 따로 보지 않아요. 철거 지역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 철거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저희는 대처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배후라는 얘기가 자꾸 부각되는 게 맞지 않는다는 말씀이세요? 똑같은 처지로 돕고 있는 거라는 말씀이신데.
◆ 성낙경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검찰에서는 이게 생존권 사수 차원이라기보다는 전철연에서 지난해부터 자금을 끌어 모으고 치밀하게 점거 농성을 준비해왔다,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해서 얘기하던데요?
◆ 성낙경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용산동 4가 주민들은 철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신들의 생존권과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어떤 것이 지금 검찰이 말하는 순수한 생존권 투쟁인지, 저희는 이제 구분을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 현재 용산동 4가 개발을 계획하면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먼저 고려한 개발이 진행됐다, 라면 철거민 자체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써 개발이 진행되는 순간, 옆집이 헐려 나가는 순간부터 지역 주민들은, 그들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 준비를 해 온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그게 자금을 모으고 이런 과정이었다는 말씀이시죠?
◆ 성낙경
네.
◇ 김현정 / 진행
그걸 두고 지금 검찰이 치밀한 농성 계획이다,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하다는 입장이신 건가요?
◆ 성낙경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렇다고 하더라도 화염병이나 새총까지 꼭 등장할 필요가 있었는가,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성낙경
저희는 이런 생각입니다. 철거민들이 지금 등장시키고 있는 이런 물품들은 철거민들이 먼저 그것을 고안했다기보다는 그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한 부분으로 점점 발전해 왔다 생각을 해요.
용역들이 가지고 다니는 몽둥이에 비해서 그것을 막기 위한 방패가 필요했던 것이고, 그들이 갖고 다니던 물대포에 안전해지도록 그것을 막아 내는 방패 역할을 하는 것들이 필요했다, 그것이 지금 말씀하시는 그런 물품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용역들이라고 하면 재개발을 하는 기업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되는 건가요?
◆ 성낙경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물건을 가지고 다닙니까?
◆ 성낙경
일반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그곳을 떠나게 하는 정도의 물품들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뭘까요, 예를 몇 가지 들어주시면?
◆ 성낙경
쇠파이프도 있고. 언어폭력도 있고. 직접적인 폭력도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화염병, 새총도 필요했다는 말씀이세요?[BestNocut_R]
◆ 성낙경
아닙니다. 그것을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요. 그것은 이미 자신들의 안전한 공간이 확보된 다음에, 그곳을 지키려고 하면, 정부가 이번에 용산동 4가처럼 물대포와 각종 중장비들을 동원해서 살고 있는 공간을 없애려고 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응하는 것이지.
◇ 김현정 / 진행
화재가 난 전 날, 망루에서 화염병을 시민들을 향해서 던졌다, 이 얘기를 경찰이 상당히 강조합니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서 다음 날 서둘러서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은 맞는 건가요. 화염병은 도로를 향해서 많이 던지셨습니까?
◆ 성낙경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 맞지 않는 것이, 이미 그 곳에 경찰 병력들이 침투하려고, 강제 진압 하려고 시작한 순간부터는 그 주변에 있었던 시민들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시민은 없었습니까?
◆ 성낙경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저항의 수단으로?
◆ 성낙경
방어의 수단으로.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어제 검찰이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불이 농성장의 화염병 때문에 일어났고 경찰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동의하십니까?
◆ 성낙경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이 있는데요. 그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또 그것을 저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가를 저의 가슴속에 있습니다.
◆ 성낙경
무슨 말씀?
◇ 김현정 / 진행
경찰이 강경 진압이라고 하는 칼을 뽑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결단코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은 지나가는 3살 먹은 어린아이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괜히 화재의 원인을 찾는다고 법석을 떠는 것은 제 생각에, 명백하게 드러난 경찰의 강제 진압 때문에 발생된 화재를, 철거민들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만든 하나의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논점을 흐리려 하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성낙경
그렇죠. 논점의 중심은 뭐냐 하면, 경찰이 왜 그 시간대에 시민들이 그 주변을 지나가지 못하게 통제해 놓고, 강제 진압을 하였는가에 책임 소지가 있는 것이지. 그것 때문에 발생된 그 안에서의 소동들, 그 안에서의 무질서.
또 검찰 쪽에서 말하는 대로의, 만약에 예를 들어서 그런 것들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강경 진압에서 비롯된 것이지, 다른 문제로 초점을 옮겨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 성낙경
알겠습니다. 오늘 의견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금) 성낙경 전철연 사무국장 "용산 배후설? 논점을 흐리지 말라!"
20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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