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위기 극복 요구가 설 민심
- 용산특검 요구는 검찰 수사에 대한 모욕, 국정 조사 반대

명절에 전국에서 모인 친지들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 나누셨죠. 그게 바로 여론이 돼서 전국으로 퍼져 나갔을 겁니다. 정치권은 명절에 만들어진 여론의 향방에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떤 얘기들 듣고 오셨는지,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 차례로 모셔보겠습니다. 먼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설 어떻게 보내셨어요?

◆ 박희태

고향 좀 다녀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분들이 어떤 말씀하시던가요?

◆ 박희태

여러 사람 만났습니다만, 말은 거의 다 한 가지였습니다. 경제 살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경제 빼 놓고 다른 걸 이야기 할 필요도 없고, 그런 데에 신경 쓸 이유도 없다, 경제를 살려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산다, 이런 화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질책을 하시진 않던가요?

◆ 박희태

경제 못 살린다고 질책을 많이 받았죠. 싸움만 하고 경제 살리지 못 하고.

◇ 김현정 / 진행

용산 철거 진압 사건이 설 직전에 터져서 그것과 관련된 민심도 주의 깊게 들으셨을 것 같은데?

◆ 박희태

그런데 그건 크게, 그냥 잠깐 잠깐씩 하는 이야기지, 주제는 아니었고요. 역시 경제 살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나라 국회냐? 국회에 대한 질책이 제일 많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용산 참사 관련해서 더 관심이 가는 이유는 설 끝나자마자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할 거다, 특히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진퇴 문제 말입니다?

◆ 박희태

그런 이야기는 큰 화제가 안 됐습니다. 정말 본체하고는 별 관계없는 화제들이었고요. 다만 경제 살리는데 국회가 전력을 다하고, 머리 맞대고, 당장 밤을 새워서라도 대책을 세우고 법안도 만들고 제도도 만들어라, 이게 주였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심은 그렇게 정리해 오신 것 같고요. 이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진퇴 문제는 어떻게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박희태

그거야 이제 알만치 알았고. 우리가 처음부터 선 진상규명, 후 책임 소재를 가려라 했으니까. 지금 진상조사를 열심히 검찰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 소재를 가릴 것입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지금 청와대에서는 유임 쪽으로 가닥을 이미 잡고 있다, 이런 기사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 박희태

저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못 들었고, 우리는 일관되게, 사건 터지자마자 지금까지 하는 이야기 똑같습니다. 철저하게 규명하고, 특히 중립적인 검찰에서 잘 조사를 해서 밝히고, 거기에 따른 책임 소재를 논하는 것이 순서다, 그런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에서는 지금 검찰 수사 자체가 편파적이다, 그래서 특검제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던데요?

◆ 박희태

그건 검찰이 중립적이 아니다, 하는 이야기는 검찰에 대한 모욕입니다. 그런 이야기는 함부로 써서는 안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국정조사도 불가하다는 입장이시고요?

◆ 박희태

국정조사라는 건 원래 권한을 가진 기관의 조사가 끝난 뒤에 그것이 미흡할 때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지, 수사 기관과 사정 기관보다 먼저 앞서서 하는 게 아닙니다, 제도 자체가.

◇ 김현정 / 진행

수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미진할 경우에만 할 수 있다...

◆ 박희태

그것이 틀렸다, 미진하다, 이럴 때 수사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국정조사에 대해서 큰 기대를 걸고 하는데요. 국정조사라는 것은 어떤 정책이라든지 무슨 법안 이런 데 대한 것이지, 어떤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는 적합한 조사 방법이 아닙니다.

국정조사 자체는 몇 사람이 합니까? 여야 국회의원 근 20명 가까이 붙어서 하는데 각각 생각을 다르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조사를 해서 결론이 하나로 나겠습니까? 그건 어떤 정치적인 사건에 대해서 서로가 견해를 한 번 모아서 해 보는 거죠. 일반 범죄 사건이나 이런 데는 국정조사가 조사 방법으로써 적합지 못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승인, 그러니까 사인을 한 것까지는 나온 상태인데요. 그러면 이것까지 확실히 밝혀지고 나면?

◆ 박희태

저는 사인이 나왔는지 뭐가 나왔는지 아직 공식 발표가 없기 때문에 내가 확실하게 답변을 드릴 수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약 지금 제시되고 있는 사인이 공식적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 박희태

만일이라고 물으면 제가 뭐라고 대답 하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지난번 국회에 김 청장 나왔을 때 이 부분을 좀 인정한 것 같아서요. 어느 정도는 사실인 것 같아서 질문을 드린 건데요. 마냥 가정은 아니고요?

◆ 박희태

검찰이 발표를 하면 제가 거기에 따른 우리 당의 의견을 국민 앞에 밝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보이콧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 박희태

인사청문회라면 국회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의무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여당에서 안 하려고 해도 야당에서 하자고 해서 인사청문회를 빨리 진행시키고 국민들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과연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가 알도록 만드는 게 국회의원의 의무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행안부 장관이 경질돼야 할 사람인데 청문회 자리까지 올릴 수 없다, 이런 입장인 것 같은데요?

◆ 박희태

그렇거든, 청문회를 열어 가지고 그 주장을 하십시오, 국민 앞에. 당당한 제도를 놔두고 왜 자꾸 피해서 그렇게 얘기를 합니까.

◇ 김현정 / 진행

행안부 장관과 국세청장에 한나라당 의원들 입각하는 게 아니냐, 이런 가능성들이 나오고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는지요? 혹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박희태

국세청장은 아시다시피 우리 정치인이 갈 자리가 아니고요. 행안부 장관은 정치인이 갈 수도 있고 그런 선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전에 청와대에 제가 갔을 때 문제 제기를 한 겁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을 좀 많이 기용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제팀 교체와 새로 짜는 게 주기 때문에 우리 국회의원들이 들어가기 어렵다, 다음 기회에 배려해 주겠다, 이런 얘기는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에 행안부 장관 자리가 아직 비어 있는데. 그 당시 제가 이야기 드릴 때는 이미 그 자리도 내정이 돼 있었어요, 어떤 사람이. 그런데 그랬는데 자리가 비고 자꾸 시간이 가니까. 또 이제 우리 국회의원들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번에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만 듣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추가로 더 들은 게 없습니다. 내정이 확실히 되는 단계 같으면 저한테 알려줄 겁니다. 그러나 제가 연휴 기간 동안 들은 얘기도 없고요. 아직도 들은 일이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월 임시국회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2차 입법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 박희태

2월 임시국회는 이때까지는 연휴 때문에 서로 각자 머릿속으로만 그렸지만 오늘부터 다시 시동을 해야죠. 2월 달에는 특히 경제 살리기 입법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보는 법률안, 어떤 게 있을까요?

◆ 박희태

경제 살리기 법률이죠. 금산분리법이라든지 또 미디어관계법, 이런 것은 저희들이 경제 살리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디어관계법은 우리가 방송을 장악하려는 법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 미디어 시대에 맞는 그런 법을 만들어서 빨리 그쪽에 엄청난 부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랍니다.

마치 우리의 반도체, 휴대폰 같이 거기에도 방송과 통신이 같이 융합돼서 나오는 부의 원천이 대단한 보고다, 그런 생각으로 하고. 우리가 여기에서 기술 개발해서 세계 시장에 빨리 나가야 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미디어 방송 통합 영역에 우리가 뒤떨어지면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고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빨리 이것을 할 필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여론이 좀 바뀌었다 보십니까?

◆ 박희태

확 바뀌었다기보다도 국민들이 많이 인식하게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미 FTA 비준 동의안도 그럼 2월에?

◆ 박희태

그건 여야 간 약속도 돼 있고 그런데요. 어떻든 우리로서는 이것을 미국의 눈치를 보고 이걸 하자는 이야기는 정말 참 저는 탐탁하지 않습니다. 언제는 야당도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된다, 이렇게 맨날 전 정권에서 자주를 내세우던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들이 체결한 FTA 문제는 또 미국의 눈치를 보자, 미국 정치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새로 대통령이 됐으니까, 왜 이럽니까? 그렇게 좋아하던 자주는 어디 갔습니까? 이건 미국과 관계없이 우리의 국익을 생각하고, 우리 국익에 맞는 거니까 빨리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계신데요. 이렇게 되다 보면 또 국회에서 몸싸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 박희태

이제 몸싸움 하겠습니까? 국민들이 엄청나게 그것을 비난하고 질타하고. 이제 몸싸움이나 폭력 일삼는 국회의원은 미래가 없다는 게 국민적 인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박 대표님 출마 여부가 관심의 대상입니다.

◆ 박희태

아이고, 지금 뭡니까. 재보선 지역이 몇 개 되지도 않고. 제가 말을 앞세우는 게 너무 시기상조라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은 아니시라고 보는 거군요?

◆ 박희태

아니, 본다, 안 본다, 보다도 시간 있으니까 두고 봅시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조금 여지는 남겨 두시다 보니까 자꾸 기자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 박희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