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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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목)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용산사고, 靑 눈치보지 말고 당의견 피력해야"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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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는 최고위원들하고 중진의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제 이 회의장에서 중진이죠, 남경필 의원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를 두고 지도부하고는 좀 다른 의견이 있다면서 발언을 하려고 하자, 그 발언을 당 대표가 막아섰습니다. 끝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고 비공개로 회의가 전환됐는데요. 남경필 의원,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최고 중진 연석회의에서 용삼 참사 관련된 말씀을 하시려다가 저지를 당하셨어요. 조금 민망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요?

◆ 남경필

아니오. 원래 박희태 대표님이 평상시에 굉장히 부드러운 분이신데, 어제는 회의의 주재자로서 권한을 발휘하신 것이기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무슨 말씀하시고 싶었던 거였어요?

◆ 남경필

어제 불법 시위 장면을 회의 초반부에 보여줬고요.

◇ 김현정 / 진행

동영상을 보신 거죠?

◆ 남경필

네. 그리고 불법 시위가 계속 방치돼서는 안 된다, 이런 주장들이 있었기 때문에 물론 거기에 동의합니다만, 그것보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중요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 조금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얘기를 하려고 했죠.

◇ 김현정 / 진행

용산 참사에 대한 당의 대처,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사실은 좀 다른 목소리라고 하면 이미 홍준표 원내대표가 먼저 책임부터 판가름하고 진상규명, 그러니까 선 진상규명 후 책임론이 아니라, 선 책임론 후 진상규명이다, 이런 주장을 하셨던 바가 있는데. 비슷한 맥락인가요?

◆ 남경필

내용적으로는 비슷하고요. 저는 조금 더 우리가 깊게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건 이후에 혼자 분양소에 갔다가 유가족 분들의 울부짖음을 듣고 외침을 듣고 사실 많은 충격을 받았고 가슴이 아팠는데요. 이번 사태와 관련돼서 불법 시위를 근절해야 된다는 하나의 가치, 또 하나는 불법 시위를 진압하되 너무 무리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서 인명 피해가 나는, 이런 것을 방지해야 하는 가치, 이 두 가지가 이번에 사실 부딪혀서 일어난 참사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번 사태와 관련돼서는 무리한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아야 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 고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이런 류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참사는 유례가 없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공권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고요.

제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우리 한나라당은 사법기관이 아니죠, 정당입니다. 그래서 우리 당은 국민들에게 뿌리를 박고 있는 정당입니다. 집권 여당인데. 이럴 때 우리가 청와대 눈치를 보거나 좌고우면할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 당이 국민과 청와대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서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당의 의견을 피력하고 이것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요. 그런 정무적인 판단, 타이밍 맞춰서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그럼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남경필

눈치라기보다는 하여튼, 우리 의견을 제대로 잘, 당내 의견들을 잘 수렴해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데 좀 부족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럼 당내에서 남경필 의원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 당내 여론이 어떻다고 보십니까?

◆ 남경필

저도 의원들 모두와 얘기해 본 게 아니기 때문에요. 지금 언론에 나오는 것 같이 극소수, 희귀한 의견이 아니고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꽤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설 귀향 활동을 통해서 지역 민심을 충분히 청취했을 겁니다. 지역 마다 다르겠지만, 지식층이냐 아니냐, 연령별로 어떠냐 이런 것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사태를 안이 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당이 나서서 그런 여론들을 청와대에 전달할 때다, 맞는 타이밍이다, 이렇게 보시고 어제 “발언 있습니다.” 손을 드셨다는?

◆ 남경필

그렇죠. 지도부가 그런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수렴하려는, 어떤 방향을 딱 정해 놓고 그걸로 끌고 가려는, 나머지는 제지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어떤 의견들이 있는지 펼쳐 놓고 의견을 들어봐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남경필 의원하고 거의 같은 생각인 것 같은데, 그럼 다른 지도부들, 다른 최고위원들이 동의를 안 하다 보니까 목소리가 더 커지지 않는 걸까요?

◆ 남경필

그러니까 이게 지도부의 판단만 가지고 이런 건 가서는 안 되고요. 사실 빨리 의원 총회 같은 걸 열어서 의견 수렴을 해야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의원총회가 이 문제로는 한 번도 안 열렸던가요?

◆ 남경필

저는 그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아마 금요일에 열리는 것 같은데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청와대에서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혹시 그 부분 관련 들으신 것 있으시나요?

◆ 남경필

저는 청와대로부터 들은 건 없고요. 그냥 언론 보도 통해서 보고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아직 고민 중인 것 같은데.

◆ 남경필

저는 가장 좋기로는 청장 내정자께서 내가 다 책임지겠다, 더 이상 불법 시위가 용인돼서도 안 되고, 시위에 나섰던 분들이 나의 책임으로 인해서 정치적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 라는 태도를 가지고 대통령께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 속에서 자진사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어제 김석기 청장이 “자진 사퇴는 없다” 이런 의견을 밝혔거든요?

◆ 남경필

네, 그래서 저는 참 아쉽다고 생각하고요. 이제는 결국은 대통령께서 판단하셔야 하는 상황으로 됐는데. 지금 이것과 관련돼서는 청장을 경질하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내줘야 된다, 밀려서는 안 된다, 또 4월 이후에 각종 시위, 춘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찰 조직에 힘을 실어줘야 되고 그러면 유임시켜야 된다, 또 이번 것을 법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 이런 의견들이 있거든요.

그게 다 틀리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저는 이러한 것들이, 자리를 지켜준다고 해서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경찰 권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음으로 인해서 탄탄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 저는 대통령께서 읍참마속 하시는 마음가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셔야 하는 게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약 이대로 유임으로 갈 경우 두고 두고 정권에 부담이 될 거란 생각도 하시는 거군요?

◆ 남경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어제 이런 말씀하시더라고요.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 그러니까 행안부 장관 보호를 위해서 일단은 김석기 청장은 내버려두는 게 아니냐, 남경필 의원과 좀 비슷한 해석이기도 할까요?

◆ 남경필

아, 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십니까?

◆ 남경필

그런데 그건요, 사실 행안부 장관은 지금 이미 경찰청장과는 사실은 별도입니다. 인사권도 다 독립돼 있고. 그래서 저는 거기까지 책임 묻는 건 과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다면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 사과도 좀 과하다고 보십니까. 원희룡 의원은 초반에 대통령 사과도 필요하다는 주장 하셨는데?

◆ 남경필

저는 대통령께서 이미 중대함을 인식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라는 말씀을 주셨기 때문에 사과 여부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보고요. 이번 사태를 통해서 근본 해결책을 차단하려는 그런 노력을 하시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남 의원께서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시죠. 오늘 저희 CBS가 보도한 내용입니다만,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현인택 내정자가 예전 인수위 시절에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 알고 계셨나요?

◆ 남경필

그 말씀드리기 전에요. 제가 이번에 경찰 관련해서 한 가지 문제 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말씀하시죠.

◆ 남경필

이번에 보니까 경찰 내부 정보가 그대로 야당 쪽에 유출이 되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BestNocut_R]

◆ 남경필

내부 보고서 이런 것들이 팩스로 보고가 되고 그 내용들이 야당에서 주장이 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일들이 집권 2년차에 일어난다는 일은 좀 희귀한 일입니다. 법질서 확립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에서 막 자리다툼을 하는 데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스러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런 것도 앞으로는 방지돼야 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 들으면서 언뜻 이해가 안 가는데요. 그러니까 김석기 청장 불러놓고 이런 저런 질의할 때,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자료를 제시하셨잖아요. 이런 것들이 사실은 외부로 유출 되서는 안 되는 건데 유출됐다는 말씀이신가요?

◆ 남경필

어떤 보도를 보니까 내부 보고 자료들이 그대로 그냥 바깥으로 유출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로들에 대해서 과연 이런 일이 왜 벌어지느냐에 대해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 자리다툼이란 말씀하셨는데. 그럼 경찰 내부에서 서로 자리다툼하다 보니까 이런 문서들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내주고, 이런 일들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남경필

그런 것 아닌가 하는 걱정들이 있기 때문에 차제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법질서 확립도 상당히 중요합니다만, 내부의 기강이 확립돼야만 법질서 확립도 가능하다는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조금 새로운 문제제기인데요. 시간이 그 사이에 좀 흘러갔는데요.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의견 들어보죠.

◆ 남경필

저는 현인택 내정자가 외교안보 전문가이고요. 인품이나 학식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조금 아까 말씀드린 그런 부분도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테고요. 그리고 지금 알려진 바로는 ‘비핵. 개방. 3000’ 입안 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철학과 비전을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검증을 한 다음에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2월 임시국회 이야기도 잠깐 드리겠습니다. 최고 쟁점은 미디어법이 될 것 같은데, 한나라당에서는 당연히 미디어법 2월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만약 미디어법을 2월에 밀어붙이면 이건 지난 1월에 했던 합의 파기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남경필

저는 시기가 언제냐 보다 얼마나 논의가 숙성돼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건 야당도 무조건 안 된다, 라는 태도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저는 이 쟁점과 관련돼서는 결국은 중앙 지상파를 민영화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문제. 또 그 과정 속에서 대기업이나 신문에 대한 지분 참여를 허용할 것이냐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것 같아요.

나머지 부분은 사실은 산업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 부분 여야가 대화를 통해서 내용적으로 합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쟁점과 관련돼서 지금 첨예하게 상징적인 대립이 되고 있는데, 우리 당의 정병국 의원이 책임을 맡고 있는데, “MBC와 KBS2 민영화 안 한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명을 했어요. 그렇다고 한다면, 민영화를 하지 않는다면, 중앙 지상파에 대한 대기업이나 신문 참여 지분 가지고 지금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뢰가 바탕이 돼서 MBC, KBS2 민영화 안 한다는 얘기만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미디어법 관련해서는 사실은 토론의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만, 오늘은 남경필 의원의 의견, 2월에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당론과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남경필

꼭 2월에 처리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아닌가요? (웃음)

◆ 남경필

2월에 안 된다고 하는 야당의 주장도 무리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