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5(목) "미술품,소장자.구입자 밝히지않는게 관례"-홍경한 퍼블릭아트 편집장
2009.01.15
조회 433
‘학동 마을’ 얘기를 좀 해 보죠. 어느 도시의 마을 이름 아니고요. 지금 이 ‘학동 마을’이란 그림 때문에 정계가 미술계가 동시에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인데 2007년 정근표 당시 국세청장 부인에게 당시에 국장이었던 지금 청장의 부인이 인사 청탁과 함께 그 그림을 건넸다. 이게 바로 지금 불고 있는 ‘학동 마을’ 로비 의혹입니다. 미술품을 둘러싼 비리들 그동안에도 계속 문제가 돼 왔는데요. 정말로 실태가 어떤 걸까요? 미술잡지 퍼블릭 아트의 편집장입니다. 미술평론가 홍경한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난해 신정아씨 사건 있었고요. 또 삼성 비리 의혹 터졌을 때는 ‘행복한 눈물’이라는 그림이 화제가 됐었고. 이번에는 ‘학동 마을’까지 많이 뒤숭숭하시죠?
◆ 홍경한
네. 뭐 아... 이번에 또냐, 이런 반응이 많고요. 일부 폭력성 그 권력 다툼에 또 한 번 휘말려서 곤혹스럽다는 표정 짓고 있는 경우가 많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그런데 우선 故 최욱경 화백의 ‘학동 마을’이란 작품 이거 어떤 그림인가요?
◆ 홍경한
‘학동 마을’은 작가가 작고하기 1년 전에 그린 건데요. 작은 크기지만은 가장 절정기에 창작된 후기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작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보도에 나오는 걸로는 5천 만 원 정도 시가가 될 거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대략적인 가격을 따진다면 어떨까요?
◆ 홍경한
가격은 제 생각에는 5천 만 원은 무리인 것 같고요. 지금까지 기록으로 봤을 때 2-3천 만 원 선에서 적당한 게 아닌가 싶고요. 물론 7-8천 만 원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만 크기가 그런 것은 크기가 좀 컸고요.
◇ 김현정 / 진행
미술계에서는 최욱경 화백의 ‘학동 마을’이 어떤 갤러리에 있다가 누구 손에 들어갔다더라 이런 소문이 전부터 있긴 있었나요?
◆ 홍경한
사실 여러 소문이 많았던 ‘행복한 눈물’이나 신정아 사건과는 달리 ‘학동 마을’과 관련해서는 별 다른 건 없었어요. 작고한 작가들 가운데에서 특별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특별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 홍경한
작고 작품전들을 보통 많이 하거든요. 많이 하고 그런 작품들이 흔히 나오기 때문에 최욱경이라는 작가의 특별한 작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리가 없었다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글쎄 지금 홍경한 편집장 말씀 듣다 보니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게 3천에서 5천 만 원 그런데 사실 5천 만 원은 힘든 그림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그림만 로비에 건너갔겠느냐? 이것 외에 봉투가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의혹까지도 붉어지고 있던데요. 어쨌든 미술품과 관련된 로비, 비자금, 최상류층이 어떤 식으로든 재산을 편법으로 증식할 때 많이 쓰이는 것으로 미술품이 유명해졌는데 이런 흉흉한 소문들이 어떻습니까? 계속 있어 왔던가요?
◆ 홍경한
네. 사실 많았습니다. 많았고 그 중에서도 편법 상속이나 증여를 위해서 국내외 작가들 작품들을 구입하고 있다더라 라는 소문이 가장 많았죠. 그 중에서는. 워낙 그림의 쓰임새가 그런 쪽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일 많은 건 재산을 편법으로 상속한다더라 이런 소문이요?
◆ 홍경한
그러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례를 찾기는 힘들어요. 다만 미술계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 그런 속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난 경우가 드문 이유는 그만큼 밝히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아닌가요?
◆ 홍경한
일단 유통상에 은밀하게 거래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인 간 거래가 신고되는 것도 아니고요. 금액 자체는 워낙 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게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소장자나 구입자 밝히지 않는 게 관례고요. 여러 가지 복합한 사안 때문에 잘 안 알려지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이번 사건 보면서도 세금은 안 냈더라도 누가 사갔다는 이런 서류가 있지 않겠느냐? 왜 이렇게 어렵게 밝혀내지 못하느냐 라고 하던데 이게 본인이 직접 사는 게 아니라면서요? 주로 그림을?
◆ 홍경한
본인이 사는 경우는 사실 드물고요. 이제 중저가는 본인이 직접 사기도 합니다만 보통 고가의 경우는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죠.
◇ 김현정 / 진행
누가 사주나요? 그러면 대신?
◆ 홍경한
보통 이게 문제가 될 때마다 꼭 상류층이나 권력자의 경우인데 그런 분들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갤러리에서 대신 사 주고 누구에게 갔는지는 잘 모르는 이런 경우가 대부부 문제가 되는 거군요.
◆ 홍경한
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미술품에 대해서 양도세 붙여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것 막기 위해서라도? 이런 주장 계속 나오는데 미술계에서는 반응이 어떤가요?
◆ 홍경한
상당히 반대를 많이 했고요. 흔히 말하는 수익 있는 곳에 세금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옳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 미술 시장 세력이 그것을 시행하기까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었고요. 그림으로 투기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우리나라에서 미술 시장이 4천억 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세금 걷어야 수십억 원인데 실명제에 가까운 양도세를 매기면서까지 하면은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되니까 차후에 하자 라는 얘기였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심리적인 위축 때문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런 비리들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이름 남겨야 될 것이고 이름 남기기 위해서는 세금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다른 방지책이 있을까요?
◆ 홍경한
맞습니다. 사실 기록으로 남겨야 역으로 추적도 할 수 있고 문제가 붉어지면 다시 정화할 수 있는 제자리를 찾을 수가 있는데 그것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더라도 아주 그거는 극소수의 일이니까. 예를 들어서 이번 ‘학동 마을’ 사건 같은 경우에도 두 못난 사람들의 문제이지 그림은 사실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림을 갖고서는 당신네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활용한 거기 때문에 저희도 그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다만 지금은 그 일부로 인해서 전체가 사실 99%의 미술인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데 이런 사건 때문에 그런 인식이 왜곡되고 미술계가 마치 검은 동네인것처럼 보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직까지는 일부로 치부를 하고요. 전체를 봐 주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방지책이 따로 있을까요?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 홍경한
사실 특별한 방지책이라기보다는 미술품을 재화 축적의 수단으로 보거나 하는 천박한 마인드가 사실 가장 큰 문제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미술계 입장이 어떤지 이번 사건을 미술계 입장에서 돌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