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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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금) 빈민가 어린이들의 꿈,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 (지휘자 김재창)
2009.01.16
조회 348

(음악 나오고-)
지금 듣고 계신 이 음악. 개구지기도 하고요. 아이들 목소리가 참 천진난만하기도 하죠. 케냐에 가면 지라니라는 어린이 합창단이 있습니다. 케냐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를 받기도 하고 내한 공연도 여러 번 가질만큼 유명한 합창단인데요. 사실 이 합창단의 단원들은 케냐의 빈민가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을 모아서 합창단을 처음 만들고 이끌고 있는 분이 바로 우리나라 성악가 출신이어서 화제입니다.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의 김재창 예술감독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노래 너무 좋아요. ‘잠보’ 무슨 뜻인가요? 제목이?

◆ 김재창
케냐어로 ‘안녕’이란 뜻입니다. 노래 안에 ‘다 괜찮아요’ 라는 뜻의 ‘하쿠나 마타타’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노래죠.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배할 때 ‘하쿠나 마타타’ 많이 외친다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요. 제가 앞에서 지라니 합창단 소개를 해 드리긴 했습니다만 감독님이 구체적으로 소개를 해 주세요.

◆ 김재창
지라니라는 말은 케냐어로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선한 이웃이 되기를 원하는 지라니 사업단의 정신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고요. 우리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은 2006년 8월부터 케냐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인 고르고초 아이들 80여 명을 모아서 구성을 했습니다. 노래를 통해서 희망을 찾고 희망을 전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80여 명의 선한 이웃들, 아이들이 모인 합창단. 그런데 감독님은 원래 세계 유명한 콩크르에서 우승도 하고 우리나라 오페라단에서도 활동하고 이런 성악가셨다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케냐 아이들을 모아서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 생각을 하신 거예요?

◆ 김재창
2006년 5월 달에 지금 이제 우리 지라니 문화 사업단의 회장님이신 임태종 회장님이 저한테 제안을 했어요. 이거 자기가 아프리카에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고 싶대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게 아니니까 재미있겠다고 이렇게 하면 좋고 저렇게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는데 다음에 저보고 한 번 맡아달라고 그래서 제가 좀 황당했죠. 저는 어린이 합창단을 해 본 바도 없고 관심사가 아니었죠. 저는 오직 오페라 한국에서 멋있는 무대를 올리는 아미치 예술단 단장 하면서 그런 일에 관심이 많았었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슨 유럽의 무슨 대통령 합창단도 아니고 케냐의 아프리카의 그것도 슬럼가 아이들 데리고 하라고 해서 상당히 고민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서 결심을 하게 되신 거예요?

◆ 김재창
저도 이제 50을 넘기면서 내 인생의 후반을 멋있게 보낼 일이 뭐가 있을까 이런 생각도 했던 차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흑인이면서 일반적으로 흑인이면서 그것도 부자가 아니고 슬럼가에서 사는 불쌍한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에 선다. 굉장한 반전이잖아요. 이런 반전 없다. 그 반전의 중심에 내가 서 있다. 그건 정말 나한테 좋은 일이다 해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웃음)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케냐로 무작정 날아가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가난한 아이들 중에 음악 잘 하는 아이들 어떻게 뽑았고 또 어떻게 교육을 시키셨어요? 하나도 모르는 아이들일텐데?

◆ 김재창
음악을 잘 하는 애는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정말 도레미도 모르고 오디션 하는데 목소리도 다 기어들어 가고 그래서 제가 간단하게 일기를 쓰는데 제 일기에 쓸 놈이 한 명도 없군 이렇게 써 놓은 적도 있었고. 흐느적거리는 태도 이런 것들 때문에 아주 뽑기가 힘들었는데 조금만 울림만 있으면 데려다 놓고 교육을 시켰죠.

◇ 김현정 / 진행
가능성이 조금만 보이면?

◆ 김재창
네. 그래서 이제 제가 이제 기본적으로 제가 음악 교육을 하든 어떤 인성 교육을 하든 어떤 액션을 가리키든 즐겁게 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점차 점차 믿고 따라주고 그러더군요.

◇ 김현정 / 진행
가난한 아이들 빈민가 아이들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힘들다는 게 어느 정도 힘들다는 건가요?

◆ 김재창
환경이 그 사람들 탓도 있고 또 주변이 온통 그래서 아주 쓰레기장이고 그래서 불결한 환경이고요. 또 끼니를 걱정해야 되고 방과후에는 무슨 일인가를 해서 자기가 살림에 보탬이 돼야 하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에서 학비를 못 내면 쫓아내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그랬었죠. 또 많은 아이들이 편모 슬하나. 부모가 있이 친척 집에서 자란 아이들이 많고 부모가 있어도 대개는 일용직으로 일하는 부모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빈민가에 살 수밖에 없고 그들이 하루 일해서 받는 돈이 우리나라 돈 5,000원 정도. 그런데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대요. 깜짝 놀랬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이들한테 간식 나눠주고 그러면 안 먹고 집에 싸 가고 그러겠어요?

◆ 김재창
살짝 동생 준다고 가지고 가는 아이도 있고 그래서 더 원하면 저희가 더 주기도 합니다. 대개 주스 한 잔에 만다지라고 삼각형 도너츠 같은 것 하나 주면 상당히 커요. 저도 먹으면 든든할 정도인데 원하면 더 주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해서 연습을 통해서 여기 저기 세계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요. 아이들 많이 변했겠어요? 여기 저기 공연 서면서?

◆ 김재창
네. 흐느적거리는 그런 태도들이 없어졌고요. 이제...

◇ 김현정 / 진행
밝아졌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재창
표정 없이 눈도 흐리멍텅 하던 아이들이 반짝반짝 해 지고 아주 구질구질하게 다니던 아이들이 자기 몸을 가꿀 줄 알게 됐고 그래서 이제 대개는 이제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 라고 아이들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각종 병이 많아서. 그런데 이제 아이들이 자기는 꿈이 뭐다 이렇게 꿈을 얘기하는 아이들이 그래서 감사하고요.

◇ 김현정 / 진행
감독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아주 기운이 나는 시간이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