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어떻게 보셨습니까, 잘 된 건가요? 어제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서 장관급 4명, 차관급 15명에 대한 인사가 발표됐습니다. 사실은 여당 출신 인사가 입각할 거다, 이런 관측도 많았고 실제로 여당 지도부가 요청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빠져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데요. 경제 전문가면서 여당 정치인이니까 이 분의 평가 듣고 싶습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모셔보죠.
◇ 김현정 / 진행
우선 어제 개각에 대한 전체적인 총평을 해주신다면?
◆ 이한구
제가 여당 의원이니까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 짜놓은 실무 내각이랄까,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실무적인 면에서는 만족할만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한구
지금 단계가 금융 시장 안정이 우선 제일 급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과거 IMF 때 경험이 있는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 개각한 것 같고. 다만 방향을 새로 잡고 그런 거는 대통령이 직접 하실 테니까 실무적으로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뒷받침이 되는 사람들 중심으로 짠 것 아닌가 보여 집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제 부분 개각부터 짚어보죠. 강만수 장관 등 경제 관료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윤증현 내정자는 그 자리를 대신할만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보십니까?
◆ 이한구
글쎄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꾸 평가하면 또 여러 가지 쓸데없는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중에 청문회 할 때 별 얘기가 다 나오지 않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우려의 목소리가 좀 있어서요. IMF 위기가 발발했던 그때 이 윤증현 내정자가 재정경제원의 금융정책실장이었죠. 아무래도 위기가 몰아닥친 데에 자유로울 수 없는, 실질적인 책임자였다, 이런 비판이 있는데요?
◆ 이한구
그게 한 10년 전이잖아요. 10년 전 일 갖고 계속 얘기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그 경험이, 그 이후로 또 여러 가지 경험을 했잖아요. 그 경험을 좋게 보고 살릴 수 있는 것도 이해를 할 만 하잖아요.
◇ 김현정 / 진행
강만수 장관과 스타일을 보면 어떻습니까, 좀 비슷한가요?
◆ 이한구
그건 평가하기가 조금... 하도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최소한도 지금 기대를 하기는, 과거 팀 보다는 좀 말수가 적었으면 좋겠다,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말수가 적었으면 좋겠다, 그 말씀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이한구
그대로 해석하시면 되죠. (웃음)
◇ 김현정 / 진행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이 이런저런 말들로 인해서 경제 방향이 흔들렸다는 비판 많이 받았는데, 그런 면에서 주의를 해달라는 말씀이신가요?
◆ 이한구
네, 그런 면이 있고. 그러니까 서로간의 화합, 정리된 의견이 나와야 되고. 또 판단은 치밀하게, 더 치밀하게 했으면 좋겠고. 일단 방안이 나오면 꾸준히 밀고 가야지 오락가락 해서 하면 신뢰를 잃어버리니까 그런 면에 특별히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또 한 가지는 너무 금융만 생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업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문제, 이런 것에 소홀하면 2-3년 뒤에 일자리 문제가 아주 심각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지금은 임시 일자리라도 만들고 있습니다만, 계속 몇 년씩 임시 일자리만 가지고 지낼 수 없잖아요. 그런 면에 이 사람들이 신경을 더 써 줘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경제팀 금감위원장이라든지 장관이라든지 이런 분들 사이의 소위 말하는 호흡, 궁합, 이런 것은 잘 맞습니까?
◆ 이한구
이번에 새로 된 사람들요? 글쎄요. 저는 잘 맞을 것 같은 생각은 드는데요. 그 면에서는. 그러나 사람 일이라는 게 잘 모르죠. 그런데 또 이런 면도 있어요. 아까 제가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장관마다 다 부처에서 담당해야 될 일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다른 것을 무조건 눌러서 될 일은 아니거든요.
다른 면을 서로 인정하고 서로 양보하고 조정해서 통합된 방향을 정리해내는 것, 그게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노력을 열심히 할 필요는 있고. 그게 또 청와대에서 하지 않겠어요? 대통령께서 진두지휘하실 생각인 것 같은데, 보니까.
◇ 김현정 / 진행
진용을 보니까 그런 의도가 강하게 드러난다는 느낌을 받으시는군요?
◆ 이한구
그런 느낌을 주고 있어요. 어떤지는 제가 모르니까. 요새 여당 의원이라고 특별히 아는 게 없잖아요.
◇ 김현정 / 진행
(웃음) 제가 지금 그 질문 드리려고 하는데요. 어제 홍준표 원내대표도 그렇고 박희태 대표도 그렇고 상당히 서운함을 감추지 않으시더라고요. 첫 번째는 당하고 조율을 거치지 않은 부분, 끝까지 대표나 원내대표나 누가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는 부분이 서운하고. 또 하나는 당 출신 입각이 소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그렇게 오랫동안 얘기했는데도 결국은 빠진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BestNocut_R]
◆ 이한구
지난 1년간을 회상해 보면 청와대가 당을 상당히 소홀하게 취급했다는 느낌은 다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당 쪽에서도 잘못이 많은 거예요. 예를 들어서 당이 국민한테 한 약속, 공약 같은 것이 철저하게 정부에서 집행이 되고 있는지, 안 될 때는 자꾸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 요구를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되거든요. 그런 게 그동안에 별로 없었단 말이에요. 그냥 따라가기만 했지.
그러다가 인사 문제만 갖고 절차가 문제다, 이런 거로 얘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비칠 수도 있어요. 행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책임지는 사람이 정말로 사회 각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를 모셔다가 그 분들한테 일을 맡기고 그 사람들이 책임지고 하게 할 건지, 아니면 조금 더 편리하게 친근감 있게 쓸 수 있는 사람들을 배치를 해서 진두지휘를 해서 극복을 하는 게 좋은 건지, 그것은 선택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그 선택에 대해서 자꾸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요.
◇ 김현정 / 진행
기본적으로 당 책임이 있단 말씀이시고요?
◆ 이한구
그건 청와대의 권리거든요. 그러나 당에서 뭐를 얘기해야 하냐면, 국민한테 대한 당의 약속, 대통령을 만들고 총선에서 당이 집권 다수당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약속했던 것들이 그게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는 당이 계속 챙겼어야 되는 문제거든요. 그런 거는 별로 열심히 안 하고 인사에 대해서는 또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게 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겠어요? 그런 면을 얘기를 해야지.
조금... 그런데 절차 면에서 물론 무시당한 게 이번만 그런 게 아니니까. 몇 차례 있었잖아요. 이번엔 아주 심했던 거고, 그런 차이 정도지만. 근본적으로 신경을 썼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그런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절차상 문제 같은 경우는 이번에 상당히 심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실수인가요, 당에 알리지 않은 부분?
◆ 이한구
실수라고 하면 실수가 계속되니까... 그걸 이해하기가 좀 어렵잖아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 이한구
그건 모르죠. 일부러 애 먹이려고 하진 않았을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까지는 해석할 수 없는 것이고. 그러나 어쨌든 이게 입각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는, 저는 거기에는 동의를 안 해요. 그러나 당이 국민한테 약속을 한 것, 국민의 뜻을 당이 빨리 취합을 해서 그것을 행정부 보고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과정들이 이제까지 제대로 못 돼 와서 지금 이 정도까지밖에 취급 못 받는다, 그렇게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에요.
◇ 김현정 / 진행
후속 개각이 또 있을까요?
◆ 이한구
그건 모르죠. 저희들이 모르니까요.
◇ 김현정 / 진행
정치인 출신의 입각 필요성은 계속 유효하다고 보십니까?
◆ 이한구
저는... 그게 이제 어떤 때 도움이 되느냐 하면, 국민 통합을 시키거나 하는 그런 정치력이 필요할 때 또는 여권 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는 도움이 좀 됩니다. 그러나 지금 상당한 위기 상황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인재를 불러 모으려고 하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리고 정치인 중에 그런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스타일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당연히 선호가 되겠죠. 그러나 대놓고 몇 명 집어넣어라, 이런 것은 이해하기 힘들어요.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그럼 국정 안정, 이쪽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한구
네, 저는 그런 생각이고. 정치인들이라도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그건 또 다른 문제죠. 그걸 기준으로 해야지. 여당에서 몇 명을 무조건 넣어야 된다, 이런 것은 설득력이 좀 떨어지지 않나 생각해요.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얼마 없지만 경제 현안도 질문을 드려야겠습니다. 지금 은행들에게 맡긴 건설사 조선사 구조조정 문제가 속도가 안 붙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이한구
이것도 지금 다들 상당히 우리가 심각한 위기에 들어가고 있는데, 위기의식을 금융기관들이 잘 지금 못 느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고. 책임 의식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여기에서 빨리 빨리 끊을 것을 끊어 줘야 자금이 돌아갈 텐데, 자기들은 다 이것 괜찮다고 해 놓고 나중에 진짜로 자기들이 그렇게 평가한데다가 자금을 대 줄 건지 안 대 줄 건지 국민이 볼 텐데 어떻게 하려고 이런 식으로 결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 진행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 이한구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그런데 사실은 이게 권한은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거잖아요. 정부가 들어가는 것도 어떤 뭐랄까, 사정이 성숙이 돼야 들어가지, 지금 단계에서는 너무 깊이 들어가기가 어려울 거예요.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게 금융기관들이 자체 내부도 혁신을 빨리 시키고. 또 산업 금융 공급도 원활하게 하겠다고 하면, 그래서 금융시장 전반을 안전 시키겠다고 하는 그런 책임 의식을 보여줄 때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미네르바가 요즘 참 세간에 화제입니다. 이한구 의원께서는 전에 이런 말씀 하셨더라고요. “미네르바가 독학파라면 대단한 실력자다” 이런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어제 신동아가 2월호를 내면서 지금 박 씨가 아니라 자신들과 인터뷰했던 K씨가 진짜고, 7명의 그룹이다,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한구
7인이라고 하는, 7인의 그룹이 쓴 거를 그것이 미네르바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 7인 그룹은 분명히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러나 이번에 잡혔다고 하는 박씨는 어디에 뭐를 썼는지 잘 모르니까, 저도 그건 내용을 잘 모르겠고.
◇ 김현정 / 진행
7인 그룹을 알고 계셨나요?
◆ 이한구
그런 뜻이 아니고, 신동아에 나왔던 걸 보니까.
◇ 김현정 / 진행
아 보니까, 그쪽이 더 맞을 것 같다는 느낌?
◆ 이한구
그때 거기에서 나왔던 얘기들은 제법 시장의 속속 사정을 아는 사람이 쓴 것 같더라는 그 말씀이죠. 박 씨가 그것을 썼다고 하면 그건 굉장한 실력파다, 그런 말이고요. 박 씨에 대해서는 지금 혼선이 일어나 버렸잖아요. 미네르바가 또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미네르바를 얘기 하시는지를 모르겠네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저희도 참 혼란스럽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화)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청와대의 심한 무시, 당 잘못도 커"
20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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