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가자’로 가봅니다. 지금 세계인의 눈이 가자 지구에 쏠려 있죠. 어제부터 지상군이 투입됐다는 뉴스가 CNN 헤드라인으로 계속해서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떤지 이스라엘 베들레헴에서 20년간 선교 활동을 해 온 강태윤 선교사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거기 몇 시쯤 됐나요?
◆ 강태윤
새벽 1시 45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늦은 시간에 잠도 안 주무시고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기는 편히 그쪽 계시는 분들이 잠을 못 청하실 것 같아요. 상황이 어떤가요?
◆ 강태윤
오늘이 사실은 베들레헴의 정교회, 성탄절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성탄절이요?
◆ 강태윤
개신교와 카톨릭 성탄절이고요. 예년과 달리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고 차분해요.
◇ 김현정 / 진행
선교사님 계신 곳이 가자 지구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있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그러면 가자 지구의 현장음이 들립니까?
◆ 강태윤
전투기들이 출격하는 소리가 계속 들리죠.
◇ 김현정 / 진행
들리는군요... 속보들도 바로 바로 전해지고요? 뉴스에 나가기 전에도?
◆ 강태윤
그럼요. 거의 모든 언론 매체들이 1면 톱기사로 상황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중계하고 있어요. 거의 모든 매체들이 가자 상황을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 진행
저희가 듣기로도 민간에까지도 피해가 크고 시가전이 치열하다, 이렇게 들리는데. 어떤 상황이라고 합니까?
◆ 강태윤
현재 가자 북부 지구와 동부 국경 지대 쪽에서 이스라엘 군과 하마스간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고요. 중요한 건 가자가 지구상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거든요. 150만이 사는 좁은 곳이기 때문에, 제가 가자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가자의 집들은 허술한 집들이에요. 그러니까 몇 년 전에 베들레헴에 이스라엘 탱크가 들어와서 봉쇄 했을 때도 보니까 집들은 총알을 맞으면 그대로 뚫리거든요.
저희도 그런 경험을 봤을 때 시가전을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민간인들 희생 많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이스라엘 군에서는 “우리는 민간인 피해서 교전 중이다, 하마스하고만 상대하는 거다.” 라고 말을 하지만 민간 피해가 없을 수가 없다는 말씀이세요?
◆ 강태윤
현실적으로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와 민간인들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 강태윤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세력이라는 것이 절대적이니까. 하마스만을 골라서 사살한다든가 공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민간인하고 하마스하고 별로 구분이 없으니까요.
◇ 김/현정 / 진행
그런가요? 이게 아프가니스탄하고 비슷하군요? 거기도 탈레반과 민간인 구분 어렵다 이렇다고 하던데. 이것도 비슷하군요?
◆ 강태윤
그럼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왜 이렇게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보세요?
◆ 강태윤
양쪽에 문제가 있는데요. 첫 번째 이스라엘 쪽에서는 2월 11일에 조기 총선이 있습니다. 현 카디마 당에서 여론조사에 의하면 야당인 리쿠드 당과의 표차이가 나거든요. 그런 면에서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했는데, 가자 쪽에서 하마스도 정권을 잡은 이후로 이스라엘 봉쇄 정책으로 경제면이나 모든 면에서 어려웠거든요.
그러면서 돌파구를 이스라엘과 대립 관계에서 찾으려고 했고, 그리고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을 계속 날렸다고요. 그러니까 이스라엘 쪽에서는 어려운 국면에 처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속에서 로켓을 날리는 것을 명분 삼아서 하마스를 공격하는 요인으로 잡았는데. 그 배경에는 2월 11일 조기 총선에서의 하마스와의 대결 구도를 통해서 강경파들의 표를 누르고 선거에서 유리하게 가기 위한 전술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우리도 선거 때면 북풍 분다, 이런 얘기들 하는데. 거기도 이제 선거 앞두고서 정치적인 것도 많이 작용했다고 보시는 군요?
◆ 강태윤
그럼요. 결국은 양측이 정치적인 명분 때문에 자기들의 실리 때문에 일으킨 전쟁인데, 제가 가슴 아파 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무구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특별이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비극이라는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지금 전 세계에서 휴전을 좀 해라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에서는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떻게 진행될 것 같으세요?
◆ 강태윤
현재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여기 와 있거든요. 양쪽을 중재하기 위해서요. 하마스는 상황에 따라서 휴전에 동의할 마음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런 하마스도 버틸 때까지 버틸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쪽에서는 자기들이 계획했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는 휴전에 임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이고, 참 답답한 상황인데요. 선교사님은 20년이나 그곳에서 사셨잖아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이 없고, 지금 이런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던 거죠?
◆ 강태윤
그럼요. 저는 전쟁을 두 번 겪었고. 거의 제가 사는 날들이 보니까 분쟁 속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끔은 도망치고 싶은 생각 없으세요. 왜 그렇게 거기 계속 계셔야 됩니까?
◆ 강태윤
저도 두 번이나 보따리 쌀 마음이 있었는데요. 사실은 우리가 이곳이 많은 분들이 성지라고 생각하지만 땅 끝이고, 제가 생각할 때는 한국 교회가 이곳 마지막 선교를 감당해야 한다고 믿고 있고요. 제가 1세대 한국 선교사로서 교두보를 서야 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한국 교회가 감당해야 될 일들에 하나님께서 부족한 저를 보내셨고, 이제 교두보를 만들도록 하셨기 때문에 이곳에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생각을 하고요. 선교는 이들과 같이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이 울고 웃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 진행
이런 전쟁을 어떻게 봐야 되느냐, 기독교인들 중에 헛갈려 하는 분들 많으세요. 이스라엘의 이런 전쟁, 어떻게 봐야 됩니까?
◆ 강태윤
이번 전쟁을 통해서, 우리 크리스천들은 신앙적인 면에서 이 땅을 다시 봐야 된다고 봐요. 단지 성지로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 복음의 마지막 땅 끝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삼아야 되고요.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만 관심 갖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오시는 날까지 선교지로서 이곳을 계속 관심 갖고 기도해야 되고요.
특별히 지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우리가 평화의 소중함을 알고 있잖아요. 그러면 특별히 한국 교회가 사랑으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양쪽을 품고 기도할 수 있는 선교적 차원에서 이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요. 한국 교회가 진정한 이 땅의 예수그리스도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그런 마음들 가져주시길 간곡하게 호소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예수님의 사랑이란 말씀하셨는데요.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고,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기 앞에서 이런 걸 놓고서 어떻게 우리가 사랑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일부터 일단 중단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스라엘의 휴전 요청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 빨리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건강하시고 몸조심하십시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6(화) 강태윤 선교사(베들레헴 거주) "정치적 명분으로 일으킨 전쟁... 비극"
20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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