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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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수)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오랜 버릇 때문에 직권상정 또 요구할 것"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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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이틀을 남겨둔 채 어제 여야가 극적인 타결을 이뤘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죠.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고생하셨습니다.

◆ 원혜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참 험난했죠. 일단 타결이 됐는데, 어제 회동 결과 어떻게 평가 하십니까?

◆ 원혜영

저는 한 70점짜리 합의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80점이라고 그러네요. 아무래도 여당이니까 더 힘이 세니까 성과를 많이 거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희는 70점 짜리라고 하더라도 애초에 불가능했던 합의, 즉 이명박 대통령이 속도전을 주문하고 한나라당이 전쟁을 선포한 이러한 MB 악법 강행 처리에 있어서 적은 힘이지만 단결해서 또 국민의 지지를 뒷받침 받아서 투쟁했기 때문에 얻은 성과라서 더 소중하다,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특히 만족할만한 성과라면 어떤 부분일까요?

◆ 원혜영

우선 많은 국민들이 걱정했던 언론장악법의 핵심적인 쟁점법안들을 합의 처리 하도록 못을 박은 것이 제일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반면에 아쉬운 부분은?

◆ 원혜영

방송장악법 관련해서도 직접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하나로 묶여져서 다뤄야 될 법안들이 일부는, 2개 법안이긴 하지만 2월 중에 협의 처리하기로 한 것 같은 건 좀 아쉽고요.

교육계는 물론이고 관심이 많은 교육세 폐지 법안 같은 것도 아주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건데 좀 빠른 시일 내에 협의 처리하기로 한 것도 상당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몇 가지 사실 관계부터 확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한미 FTA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에 협의 처리한다, 금산분리 완화법도 2월에 협의 처리한다... 이건 언제 통과 시키겠다는 것도 확실히 나온 것 같고요.

애매한 문구가 금산분리 완화법인데요. 오늘 내일 중에 상정을 하되 합의 처리하도록 한다, 이건 논의는 하지만 결론은 알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상정, 논의는 바로 시작하자, 다만 처리하는 시기는 합의 처리가 될 때 한다, 시한을 못 박은 게 아니고요. 아까 한미 FTA도요. 오바마 새 정부 출범 이후에 빠른 시일 내에 협의 처리한다고 돼 있는데요. 오바마 정부는 1월 21일에 출범 합니다. 그렇지만 그 뒤 언제까지란 기한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충분한 논의가 가능한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하지만 협의 처리라고 했을 때는 안 될 경우에 다수결로 밀어 붙일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지 않습니까?

◆ 원혜영

그렇죠. 그러나 그 전에 충분한 협의, 여론 수렴, 대책 마련, 이런 것들이 있고 나서 어쨌든 최종적으로 다수결 표결 처리를 하든 그런 것이지, 그러한 협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 처리하면 이번 같은 또 국회 파탄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 진행

한미 FTA도 협의 처리라는 말을 쓰긴 했지만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된다는 걸 전제하셨단 말씀이시고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금산분리 완화법은 아예 합의 처리라는 말을 쓰셨기 때문에?

◆ 원혜영

그렇습니다. 이건 또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의견 수렴이 돼서 이 정도면 정말 법으로 만들어도 문제가 없겠다, 야당으로서도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을 대표해서 보더라도 이 법은 제정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그런 합의 정신이 기반이 됐을 때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미디어 관련 법 6가지 부분도 ‘빠른 시일 내에 합의하도록 노력 한다’ 이렇게 문구가 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합의하도록 노력을 하다가 안 되면 다수결 처리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던데요?

◆ 원혜영

그렇지만 합의라는 용어가 그 정신이 중요한 거죠. 그러면 뭐 하러 협의와 합의를 그렇게 구분 하겠습니까? 저희도 협의에 동의해 준 것은 그런 것은 충분한 논의를 전제로 하고 그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여야 간에 견해 차가 일치하지 않을 때 그때는 국회 운영의 일반 원칙으로서, 우리가 반대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다수결 원칙을 수용하겠다, 이런 거고요.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합의를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 해야 되고, 합의가 안 될 경우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시간과 과정과 절차를 충실히 밟아야 한다, 이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노력이라는 말이 들어갔느냐 안 들어갔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 원혜영

그것보다는 합의냐 협의냐가 그 규정이 훨씬 큰 것이죠.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낸 자료를 보더라도요. 어떤 정책이 법제화 되는데 있어서 평균 35개월이 걸립니다. 그런데 지금 이번 법들은 상정도 안 하고 국회에서 의원들이 정부의 하청을 받아서 자기는 내용도 모르고 막 입법 발의한 것들이 12월 23일, 24일에 몰려있거든요.[BestNocut_R]

지금 강행 추진하겠다고 했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자기네들이 추진할 85개 법안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중간 논의와 검토를 존중하지 않고 시간만 앞당기겠다는 옛날 7-80년 대 식의, 건설 공사 식의 속도전 개념이 국회에 들어오다 보니까 이렇게 국회가 통법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고 모든 법안이 부실하게 처리될 위기에 봉착 했습니다만, 이번에 우리 민주당이 잘 싸워서 국회가 통법부로 전락하는 오명을 씻게 돼서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과 해석이 다르다 보니까, 의장이 직권상정을 또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봅니다. 만약 이번에도 합의를 하다가 안 될 경우에 또 직권상정 하라고 압력을 가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또 거부하기 쉽지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그런 상황이 또 가게 된다면, 불행한 사태입니다만, 그때는 본회의장 또 사수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 원혜영

그런 압력은 그게 아주 오래된 버릇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이 파동을 겪고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한나라당에게 아주 불행한 일입니다. 국회는 전쟁터가 아닙니다. 여야가 대화하고 타협해서 합의를 도출해서 국회를 운영하는 게 국회 운영의 기본 원리이고 오랜 관행입니다. 이걸 무시하고 우리가 다수니까 대통령이 막 빨리 하라고 시키니까 우리는 ‘돌격 앞으로’ 하겠다? 전쟁을 선포했던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부득이하게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본회의장을 점거해서 장기간 농성을 했던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불행한 사태가 또 가게 된다면?

◆ 원혜영

글쎄요, 그렇다면 그건 한나라당의 불행이 다시 반복되는 것이고,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왜 이런가 하는 질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건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국회를 위해서도 이런 불행한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에둘러 표현하십니다만, 다시는 오지 않아야 될 사태이고, 그럴 경우에는 또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다, 이렇게 들리는군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은 지금 당내 분위기가 좋다고 나오네요?

◆ 원혜영

저희는 사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면서 우리가 결국은 여기에서 한나라당의 어떤 다수의 폭력 앞에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끌려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우리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본회의장에서 명예롭게 물러 나와서 이 국회를 정상화 하는 것을 여당이 아니라 우리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거든요.

어제, 오늘 국회가 정상화된 게 전적으로 의장이 직권상정을 안 하겠다는 결단, 그리고 그 결단에 입각해서 우리 민주당이 먼저 농성을 풀고 국회 정상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정말 저희로서는 다행스럽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분명하게 잡혀있기 때문에 이렇게 무리한 강행 시도에 의한 국회의 파탄, 이런 것이 다시 초래되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그런 것을 지켜낼 능력이 있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 가지만 더 여쭙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지금 의원직 제명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원혜영

이 모든 것들이 국회를 폭압적으로, 강압적으로 운영하려고 했던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 그것을 잘 좀 이끌어줄 리더십이 아니라. 강요하고 몰아붙이는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였거든요. 그런 점에서 소수 세력은 극한적으로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물론 과도한 폭력 사태나 이런 것들은 우리 여야 모두가 자제해야 한다고 보고 반성해야 될 부분이 많습니다만, 근본적으로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하는 집권세력의 무리함, 오만함, 일방주의, 이런 부분에 대한 평가가 좀 선행돼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